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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직장검법 50수>

03. 대학 졸업 후 2년째 취업 안 되는데 포장마차라도 할까요?

by BOOKCAST 202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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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하고 2년째인데 취업을 못 하고 있습니다서류를 내는 곳마다 떨어져서 이제는 지칩니다부모님 신세를 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너무 죄송해서 포장마차라도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Image by rawpixel.com
 

이 질문은 교보문고에서 저자 특강을 하는데 강의 끝 질의응답 시간에 한 청년이 손을 들고 던졌던 질문이다. 질문이 아주 짧으면서도 여러 가지 암시를 포함하고 있는 내용인데 일단 부모님께 미안해서 무엇이든지 해보겠다는 그 용기는 칭찬했다. 그리고 어떤 포장마차를 할 것인가를 물으니 라면을 주 종목으로 해보겠다고 한다. 왜 라면을 주 종목으로 하려고 하느냐를 다시 물으니 그게 특별한 기술 없이도 가능해서 그렇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나자 그 청년의 생각에 동의해 줄 수가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바로 라면집을 하겠다는 생각을 라도나 검법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 검법의 핵심은 아주 간단하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뒤에 ‘~라도’, ‘~를 붙여서 생각하는 거다. ‘이거라도 해볼까 아니면 저거라도 해볼까, 또 이거 하다가 안 되면 저거나 해볼까 하는 식이다.  다른 일을 할 때 반드시 이 일을 하겠다라는 이유나 의지가 약한 것을 말한다. 이 검법의 이름은 필자가 지었지만, 그 연원은 필자의 고대 사범대 스승이신 교육철학자  김정환 교수님에게서 나온 것이다. 스승님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선생을 할 사람은 절대로 라도나 교사가 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나는 다른 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교사를 직업으로 해야 하겠다.’라는 사람이 교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교사자격증은 있으니 고시 공부를 해보다가 안 되면 교사라도 하면 되지.’라거나 이 직장 저 직장 해보다가 신통치 않으면 교사 나 하지.’ 이런 사람은 교사를 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스승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데 세상을 살아보니 교직만이 아니라 다른 일 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자영업의 경우 어떤 종목을 택할 것인가는 절대 라도나로 하면 안 된다. 우리 사회 은퇴자들이 자영업을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는 그 종목을 라도나 검법으로 택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누가 하는 것 보니까 족발집이 잘되던데 나도 족발집이나 해볼까?’ 이런 생각이라면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필자가 직장 고민 상담이 전문이다 보니 자영업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질문자는 극히 드물지만 그래도 간혹 자영업 종목을 물어오는 분이 있는 데 그때 필자는 바로 마라도나 검법을 쓰라고 권한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축구선수 이름을 딴 게 아니라 라도나 검법을 쓰지 말라는 뜻에서 하지 말라는 뜻 (Don’t)!’를 붙여서 지은 이름인데, 이 검법의 핵심은 간단하다. 본인이 그 업종을 해보고자 하는 이유를 돈 벌 기 위해서라는 말은 빼고 세 가지 이상 적어보는 것이다. 그 세 가지 이상이 누가 봐도 타당하고 맞는 거라면 그때는 그 종목을 하면 된다. ‘돈 벌기 위해서를 빼는 이유는 그 어떤 종목이든 쓰지 않아도 다 아는 기본 이유이기 때문이다.

포장마차에서 라면을 끓여보고자 하는 그 청년에게 마라도나 검법을 적용한다면 첫째, 라면을 정말 좋아해서 라면을 끓이고 있으면 행복하다. 둘째 라면을 워낙 많이 끓이다 보니 특히 짬뽕 라면은 국내에서 제일 잘 끓일 수 있다. 셋째 짬뽕 라면을 끓일 때 첨가하는 재료 중 정말 저렴한 것을 찾았기 때문에 가성비가 갑이다. 넷째 이 맛있는 짬뽕 라면을 혼 자 먹기 아까우니 저렴한 가격으로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다른 일하러 오라고 해도 나는 라면집을 하고 싶다.’ 그러면 필자는 한번 도전해 보라고 강력히 권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즉 라면 끓이는 게 쉬워 보여서 해보고자 하는 거라면, 또 이웃집 누가 라면 포장마차를 하는데 돈을 잘 버는 거 같아 라면, 필자는 말리고 싶다. 아무리 포장마차라 해도 엄연한 사업이다. 즉 월급쟁이와 전혀 다르다. 초기 투자 비용 다 들어가고, 장을 벌여도 손님이 안 오면 망하는 거다. 취직이 안 된다고 해서 함부로 택할 수 있는 쉬운 길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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