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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직장검법 50수>

05.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요.

by BOOKCAST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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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대학 졸업한 취준생입니다그런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두 군데에서 오라고 하는데 중소기업 연봉이 5백 정도 많습니다중소기업으로 가서 공무원 공부를 할 예정이긴 한데시험이 뜻대로 안 되면 좋은 회사로 이직할 생각도 하는 중이라서 그러면 중견기업이 낫지 않을까혼란스럽습니다.’

 

 


 

두 회사를 놓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하는 고민인데, 이분이 사회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까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 미스를 범하고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인생 목표에 대한 정립이 조금 이상하다고 보는데, 이 부분만 정리를 잘해도 답은 쉽게 나올 수 있다. ‘내 인생 목표가 이직이다.’ 이렇게 되는데, 이상하지 않은가? 결론은, 이직은 인생 목표가 아니다. 이직이라는 건 직장 생활을 하다가 더 좋은 직장으로 갈 수 있으면 당연히 가는 거다. 지금 직장에 불만이 없고 다 만족하는데 내 목표가 이직이라서 억지로 이직을 한다? 이건 이상하다. 물론 특정 회사를 놓고 그곳으로 가서 어떤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이럴 수는 있을 거 같다. 그러나 이분 이야기에 그런 건 없다. 그렇다면 이분이 지금 고민해야 할 건 돈과 공시인데 이 두 가지에 대한 상황 판단을 또 잘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질문에서 공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으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거 같은데, 잘못이다. 즉 이분은 중소기업으로 가면 공부할 시간이 더 많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건데, 일이 바쁘고 말고는 회사 규모와는 상관없다. 질문 내용으로 봐서는 오히려 중소기업이 더 바쁠 거 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왜 중소기업인데 중견기업보다 초봉을 5백이나 더 많이 줄까? 그 이유는 그만큼 일이 힘들다는 거 아닐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리고 연봉을 따지지 않더라도 중소기업에 가면 일인 다역을 해야 하며, 업무 지원 시스템이 아무래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사실상 더 바쁠 수 있다.

또 돈에 관해서도 일부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보는데 물론 이는 확정적인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일단 기간 개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회사 일하면서 공시를 준비한다면 아무래도 금방 합격하기 어려울 거 아닌가? 물론 이분이 실력이 출중할 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다면 바로 시험을 봐서 해치웠을 거다. 단기간에 합격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장기전을 준비하는 거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2년, 3년 또는 4년 정도의 기간으로 본다면 급여 인상률과 승진 등의 요인을 고려할 때 과연 중소기업에서 번 돈의 총량이 중견기업에서 번 돈의 총량보다 반드시 많을까? 필자는,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이분이 고민하는 두 회사의 급여 테이블을 알 수 없으므로 확실치는 않지만, 상식에 근거해서 생각할 때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면 중견기업에서 버는 금액 총량이 중소기업에서 버는 금액 총량보다 반드시 많지는 않더라도, 비슷할 거라고 본다.

자, 그렇다면 이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유오성 검법을 쓰는 것이다. 이 검법의 핵심은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 1편>에 나오는 유오성처럼 처신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 유오성은 ‘무대뽀’라는 별명의 양 아치로 나오는데, 일단 패싸움이 붙으면 ‘나는 끝까지 한 놈만 팬다.’라고 외치면서 정말 끝까지 한 놈만 쫓아가서 각목을 휘두른다. 그러면 처음에는 이놈 저놈이 몰려와서 유오성을 두들겨 패기 때문에 많이 맞는다. 그러나 유오성이 많이 맞으면서도 한 놈을 끝까지 확실하게 박살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는 다들 피해버린다.

이분도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이분이 공무원 시험을 치다가 안 되면 나중에는 이직하겠다, 이런 말을 하는데 이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처신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해하(垓下) 싸움에서 항우를 궁지로 몰아 끝장을 낸 한 나라의 한신(韓信) 장군을 잘 알 것이다. 그의 전술로 가장 유명한 것이 무엇인가? 바로 배수진(背水陣)이다. 즉 병법에 보면 ‘강을 등지고 싸우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한신은 조나라 군대와 싸울 때 일부러 강을 등지고 진을 친다. 병법이 가르치는 것은, 만약에 패할 경우 도망갈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뜻이었지만 한신은 이를 거꾸로 적용해서 패하면 도망갈 길이 없으므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배수진을 친 것이다. 이는 조나라 군대가 한나라 군대보다 병력이 더 많았기 때문에 취한 최후의 전술이며 결국 승리를 거둔다.

이분의 상황은 어떤가? 남들은 노량진에 가서 학원 등록을 하고 오로지 공무원 시험만 공부해도 재수, 삼수, 사수(四修) 하는 판에, 이분은 회사 다니면서 공부한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각오는 더 비장해야 하지 않을까? 즉 배수진을 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데 이분은 멀리도 내다봐서 안 되면 이직하겠다는 퇴로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분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 도망갈 길이 있으므로. 그렇게 보는 이유는 이분이 이직은 물론 지금 돈까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봉 5백을 더 받는 것이, 당장은 달콤할 것이다. 그러나 이분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공무원 시험이 아닌가? 그렇다면 유오성처럼 한 놈만 붙들고 패는 것이, 즉 공무원 시험에만 올인하는 것이 합격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설명이 좀 길었는데 유오성 검법으로 하면 이분이 취할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인가? 당연히 중견기업으로 가는 것이다. 물론 어느 곳을 택하든 그것은 본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필자라면 중견기업을 택하겠다. 돈 5백에 흔들리지 말고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는 데 조금이라도 유리한 곳, 즉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해서 움직이는 게 옳다고 본다.

영화 속 유오성이 알고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한 놈만 팬다’는 전략은 란체스터 전략, 또는 일점 집중주의라고 한다. 원래는 공중전에서 전투기가 싸울 때 승리 확률을 높이는 전략인데, 비록 적은 병력이라고 하더라도 한 곳에 집중 화력을 퍼붓는 것이, 이길 확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분도 돈, 공시, 이직 이렇게 두루두루 관심사를 분산시키지 말고 공무원 시험 하나에 집중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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