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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맛있는 맥주 인문학>

10. 맥주에 어울리는 잔 고르는 방법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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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잔은 주로 유리잔이다. 유리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다양한 재질로 잔을 만들어 사용했다. 유리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맥주잔도 유리로 만들어졌다. 유리잔은 특유의 투명함 덕에 맥주를 더 시원하게 보이게 해주었고, 맥주의 양을 속여 팔 수 없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맥주를 마시면 흥에 겨워 잔을 부딪치게 되는데, 자주 부딪치기도 하고 술에 취해 힘을 조절하지 못하다 보니 잔이 쉽게 깨졌다. 그래서 우리나라 맥줏집의 500밀리리터 잔이나 독일 비어가르텐에서 사용하는 마스는 두꺼운 유리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도 유리 이외에 다양한 재질로 맥주잔을 만든다. 종이나 플라스틱도 있지만 주로 나무, 도자기, 주석 등으로 만든다. 유럽에서는 처음에는 구하기 쉬운 오크 나무로 만들었다. 신분제 사회다 보니 서민이 사용하는 잔과 귀족이 사용하는 잔이 달랐다. 신분 높은 이들은 청동, 유리, 도자기 등으로 잔을 만들어 사용했다.

유리잔은 깨질 위험이 있어 두껍게 만든다. 내열유리로 된 제품은 열에 강하다. 석기(Stoneware)는 맥주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장점이 있으나, 무겁고 보관이 어렵다. 자기(Porcelain)는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고, 깨질 수 있으나 강도가 강한 편이다. 주석은 물을 살균하고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석기와 같이 보온 효과가 탁월해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에 알맞다. 나무는 가볍고 잘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용 후에는 수분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리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잔을 선택할 때는 보기 좋고, 크기가 손에 알맞으며, 입술에 닿는 촉감이 좋고, 향을 잘 맡을 수 있도록 향을 모아주는 잔이 좋다. 맥주별 전용 잔으로 마셔도 되지만 원하는 스타일이 있다면 나만의 전용 잔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 전용 잔도 ‘나만의 맥주 즐기기’를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대표적인 맥주잔 모양을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머그(Mug)
잔이 크고 손잡이가 달려 있어서 잡기 편하다. 가장 쉽게 접하는 모양으로, 넉넉한 용량으로 남성들이 선호한다. 풍미나 맛을 느끼기보다는 모인 사람들과 건배하는 즐거움 때문에 사용한다. 두꺼워서 냉기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잔이 길다 보니 탄산이 올라오는 모습을 감상하기에 좋다.

 

 

튤립(Tulip)
우아한 스타일로 볼륨감이 느껴진다. 넓은 볼에 향기를 모아서 맡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맥아와 홉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향을 모아준다. 입구가 중간 부분보다 좁아서 거품이 흐르지 않도록 잡아준다. 거품이 많이 생기는 맥주에 적합하다.

 

 

•파인트(Pint)
손잡이가 없고 입구가 큰 원통 모양 잔으로, 향이 쉽게 퍼지고 맥주의 거품을 풍성하게 유지하기에 좋다. 탄산이 많은 청량한 라거와 어울린다. 잔의 입구가 아래보다 넓어서 맥주의 향이 코로 직접 들어간다.

 

 

•필스너 잔(Pilsner Glass)
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지는 잔으로, 다른 형태보다 용량이 적지만 홉의 향이 잘 나도록 해주므로 과일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기포의 흐름을 알 수 있어 라거에 잘 어울린다.

 

 

•플루트(Flute)
잔이 가늘고 길다. 탄산이 빨리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탄산의 기포와 맥주 거품 유지에 최적의 잔이다.

 

 

•텀블러(Tumbler)
입구가 크고 묵직하다. 두꺼운 유리로 맥주의 온도를 유지한다. 거품이 잘 생기지 않는 맥주에 적합하다.

 

 

•바이젠 잔(Weizen Glass)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잔으로, 탁한 바이젠 맥주를 마실 때 사용한다.

 

 

•고블릿(Goblet)
잔의 입구가 넓다. 잔의 몸체와 받침 사이가 좁아서, 손 전체로 감싸서 마시는 잔으로 손의 온도로 맥주를 데워서 향이 올라오게 한다. 브랜디나 코냑을 마실 때 쓰는 잔을 활용해도 좋다. 홉의 향보다는 맥아의 향이 강한 전통 맥주에 알맞은 잔이다.

 

 

•슈타인(Stein)
뚜껑이 있는 큰 맥주잔으로, 흑사병이 유행하던 시기에 잡균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용했다. 슈타인은 용량이 1리터 정도로 큰 것이 많으며, 손잡이와 뚜껑을 여는 레버가 달려있다. 주로 백랍(白鑞)으로 만들었으나 석기, 유리, 나무 등도 사용한다. 겉에 화려하게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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