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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그림에 끌리다>

02. 샤갈-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by BOOKCAST 202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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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양이 밤에도 빛날 수 있다면
색채에 물들어 잠을 자겠네.”
‐ 샤갈의 시 중에서

 
그의 그림에서 노랑은 희망, 파랑은 평화를 상징한다. 빨강은 초기 작품에 많이 등장한다. 그는 톤이 밝은 노랑, 파랑, 빨강 색조의 그림을 그 렸다. 행복했던 상상 속의 찰나를 그렸던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이것이 바로 상상력의 힘이다.

 

 

마르크 샤갈 〈생일〉 1915년, 80.5×99.5㎝, 캔버스에 유채,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오늘은 당신의 생일입니다.
움직이지 말고 거기 그냥 있어요.
나는 아직 꽃을 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손 밑에서 흔들리는 캔버스로 몸을 돌립니다.
당신의 붓으로 물감을 찍습니다.
빨간색, 파란색, 하얀색, 검은색이 튀어나옵니다.
당신은 나를 색채의 물결 속으로 인도합니다.
갑자기 당신은 나를 땅에서 끌어올리고 당신 자신도 뛰어오릅니다.
마치 이 작은 방이 너무나 좁다는 듯이 당신은 몸을 일으킵니다.
팔다리를 뻗으니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습니다.
당신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내 고개도 돌리려고 합니다.
우리 둘이는 함께 아름답게 장식된 방 위로 떠올라 날아갑니다.
우리는 창문을 가로질러 나가려고 합니다.
창밖에서 구름과 푸른 하늘이 우리를 부릅니다.
‐벨라 샤갈 〈불을 밝히며〉 중에서

 
벨라 로젠펠트는 부유한 상류층 부르주아 출신이었다. 그녀는 유럽의 고전주의 회화와 연극, 시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샤갈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언제나 조력자 역할을 했으며 30년 넘게 그와 일심동체가 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벨라는 항상 이전부터
나의 작품 위를 맴돌면서
내가 갈 길을 인도하였다.”
‐ 샤갈

 
그의 초기 작품에는 소년 시절을 보낸 러시아 마을에 관한 추억이 많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벨라 로젠펠트와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그녀가 그의 그림에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그 당시 그의 그림에는 신부, 연인, 꽃이 모티브로 등장한다. 작품 생일은 샤갈이 1915년 벨라 와 결혼하기 몇 주 전에 그녀를 위해 그린 그림이다. 찬장 안으로 주방 도구와 식기가 보이고, 붉은 테이블 위로 푸른빛 식탁보가 있다.
 
붉은 카펫 위에 있는 그녀는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다. 마냥 사랑스럽기만 한 그녀에게 남자가 입맞춤을 한다. 그의 그림은 온화한 색채로 사치스럽지 않게 일상을 평온함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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