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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재에서 탄생한 위대한 CEO들>

03. 에어비앤비의 수장, 브라이언 체스키(에어비앤비 CEO)는 어떤 책을 읽을까?

by BOOKCAST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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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은 기억을 창출하지 못한다.
새로운 경험이 기억을 창출한다.
_브라이언 체스키

 


오늘날 세계 최대의 여행숙소 공유사이트인 에어비앤비를 창업한 브라이언 체스키는 인터뷰에서 종종 말한다. “여행의 가치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경험에서 비롯한 생소함에 있다.” 정말 여행은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몇 안 되는 레저 문화다. 주변 지인들에게 일생일대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뭔지 물어보라. 열에 아홉은 세계일주나 유럽 여행을 꼽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만 좀 진정되면 유럽이든 동남아든 친구나 연인의 손을 잡고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알래스카 설원을 달리는 개썰매 타기, 빙설이 쌓인 스웨덴 키루나에서 스노모빌을 타며 오로라를 감상하기,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혹등고래 보기, 캐나다 휘슬러에서 눈발을 맞으며 헬리스키 타기 등 계획도 다부지고 꿈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꿈을 그저 꿈으로만 갖고 산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갈 수 없다고 하나, 사실 여행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못 간다.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돈은 세 번째에 위치한다. 가장 먼저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은 내가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두 번째는 함께 갈 친구다. 혹여 친구가 아니라면 연인이나 가족도 있겠다. 함께 여행을 갈 동반자를 구하는 일은 의외로 만만치 않다. 돈은 그다음 문제다. 여행 경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이 바로 에어와 베드, 그리고 조식(브렉퍼스트)이다. 이 모든 걸 에어비앤비로 해결한다면 경비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에어비앤비를 창업한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1981년 8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공무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폴란드계 이민자였고 어머니는 이탈리아계였다. 체스키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는 데 매료되었다. 뭐든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스케치북에 옮겨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체스키는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을 다녔는데, 전공으로 산업디자인을 택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 그저 디자이너가 되기를 원했을 뿐 창업을 하거나 비즈니스를 시작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던 그에게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2007년, 체스키는 뉴욕을 떠나 대학친구 조 게비아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하기로 했다. 당장 일자리가 없던 그들은 집세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약간의 여유 자금을 벌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들은 같은 해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미산업디자이너협회가 콘퍼런스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갑자기 많은 관람객들이 시내에 몰리면서 행사 장소 주변의 호텔 객실은 모두 예약이 마감되었다. 그들은 꾀를 냈다. ‘우리가 월세를 전부 부담하기 힘드니까 n분의 1로 나눠 낼 사람들을 모집해야겠어.’ 그들은 당장 세 개의 매트리스를 구입하고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에게 공유하기 위해 게시판에 ‘에어베드 앤 브렉퍼스트(Airbed & Breakfast)’이라는 홍보글을 올렸다. 어차피 해당 기간 동안 꽉 찼기 때문에 호텔은 그들의 비즈니스(?)에 경쟁자가 아니었다. 체스키는 방을 방문객들에게 공유하며 하룻밤에 80달러를 청구하기로 했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렇게 에어비앤비의 첫 손님들이 그들의 고객이 되었다. 30세의 인도 남성과 35세의 보스턴 여성, 45세의 유타 주 출신의 남성 한 명이 그들의 층에서 함께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에어비앤비 아이디어는 수익 모델로써 문제가 많았다. 남아도는 방과 여행객을 매칭시켜 주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었다. 그들은 방이 아닌 룸메이트로 초점을 바꾸었다. 그런데 사업 방향을 전환한 지 4주도 채 되지 않아 그들은 이미 룸메이트를 연결해 주는 건실한 사이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쩔 수 없이 본래 에어비앤비 아이디어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기술디자이너 네이선 블레차지크(Nathan Blecharczyk)가 세 번째 공동 설립자로 이들 팀에 합류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그들을 찾아왔다. 2008년, 덴버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고, 컨벤션센터에는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당연히 지역 호텔은 모두 예약이 꽉 찼다. 이들은 판을 좀 더 크게 벌이기로 했다. 처음에 이들은 에어비앤비에서 침대보다는 조식에 방점을 찍었다. 체스키와 친구들은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기 위해 디자이너로서의 상상력을 발휘해 선거를 테마로 한 시리얼을 팔기로 작당했다. 이렇게 ‘오바마 오(Obama O’s)’와 ‘캡틴 맥케인(Cap'n McCain’s)’이 탄생했다. 이들은 각각의 한정판 시리얼 박스를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번호를 매겨 개당 40달러에 판매했다. 이렇게 이들은 시리얼들을 팔아서 즉석에서 3만 달러가량을 벌었다. 이 수익으로 그들은 부채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한 회사는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에 큰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대통령을 테마로 한 시리얼 박스를 제작한 창업자들의 정신과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아 그들의 사업 플랜에 2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금으로 체스키는 보다 사업다운 사업을 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렇게 에어비앤비는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매스컴을 타면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의 스토리는 여러분들이 아는 바와 같다. 2020년 12월, 코로나의 악재를 뚫고 에어비앤비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첫날 시총 100조 원을 돌파하면서 체스키가 가진 15퍼센트의 지분과 게비아와 블레차지크가 각기 가진 13퍼센트의 지분으로 이들은 단숨에 100억 달러대 신흥 억만장자로 올라섰다. 에어비앤비의 시총은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와 글로벌 호텔체인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도 큰 액수다. 세계 여행산업이 어떤 식으로 재편되고 있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마냥 디즈니를 동경했던 미술 청년 체스키는 서재에 과연 어떤 책들을 꽂아 놓고 있을까? 이제 그의 서재를 몰래 들여다보기로 하자.


체스키의 서재에 꽂혀 있는 책들

닐 개블러, 『월트 디즈니(여름언덕)』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만이 하는 것(쌤앤파커스)』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청미래)』

리드 호프먼(외), 『블리츠스케일링(쌤앤파커스)』
레이 갤러거, 『에어비앤비 스토리(다산북스)』
켄 올레타, 『구글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타임비즈)』
앤드류 S. 글로브,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어떻게 성과를 높일 것인가(청림출판)』
데비, 미셸 캠벨, 『Your Keys, Our Home: The Senior Nomads Incredible Airbnb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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