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희망찬 자신의 미래와 성공을 기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잘되는 사람이 더욱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동안 국내 및 해외 사진현장에서 많은 사진가들을 만났어요. 그리고 그들의 사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그중에는 경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성장하는 사진가가 있는가 하면, 창의력이 뛰어나고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누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되고, 누구는 그렇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몇 해 전에 프랑스 파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릅니다. 사진 행사의 포트폴리오 리뷰가 끝나고 해외 기획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그중 한 기획자가 자신이 본 사진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A라는 사진가의 사진 작품이 참 좋다고 말이죠. 그런데 그 옆에 있던 또 다른 기획자 한 명이 흥분하면서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A의 사진은 정말 안 좋다고 하면서 사진과 행동, 태도가 너무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었어요. A에 대해 매우 안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기획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단연 사진 작품과 사진가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종종 사진 작품과 함께 그 사진을 찍은 사진가의 인품이나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에는 인품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담겨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진가들 중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음에도 이 사진가와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이나 태도가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언제나 먼저 호의를 베풀죠. 그리고 그렇게 먼저 베푼 호의들은 부메랑처럼 두 배로 커져 되돌아오게 됩니다. 일도 기회도 결국은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가까이에서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들을 늘 소중히 대합니다. 그리고 도움을 받든 안 받든 작은 감사와 성의를 늘 표시하죠. 남들이 사소하게 생각하는 친절한 말 한마디, 안부 메일, 안부 인사 등에 신경 쓰며 상대에게 베푸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들은 이런 것들이 나중에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제가 아는 한 사진가는 언제나 저에게 안부 메일을 보내옵니다. 사진 작품이 바뀌거나 전시를 할 때 늘 소식을 전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열심히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늘 보여줍니다. 상대가 답장을 하건 하지 않건 간에 꾸준히 안부를 전하죠. 기획자들은 이러한 태도를 보고 그 작가를 매우 노력하는 작가로 생각하게 됩니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신뢰를 가지게 되고 감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좋은 기회가 생기는 경우, 우선적으로 그를 생각하게 됩니다. 전시 기획을 할 때 주제가 맞아떨어지면 섭외 대상 1순위가 되는 것이죠.
어느 분야에 있든지 계속해서 나아가려면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을 같이 하고 싶은 사람, 믿고 일할 수 있는 사람 말이죠. 최고와 최고가 아닌 것의 차이는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드러납니다. 생각지 못했던 아주 작은 부분에서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하면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기획자나 큐레이터를 만나 작품을 보여주었다면 24시간 내에 감사의 메일을 보내고, 전시가 있는 경우 전시 안내 메일을 보내는 것 같은 작은 행동들이 그렇습니다. 남들이 귀찮아하고 사소하게 여기는 것일 수 있지만 남들과의 차이는 남들이 다 볼 수 있는 큰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작은 부분에서 시작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즉 차이는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결정적 순간이라는 단어를 기억하게 만든 사진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그는 많은 이들에게 커다란 영향과 영감을 주었던 사진가입니다. 그는 늘 기회에 집중했고 그 기회는 일상에 그대로 나타났죠. 결정적인 한 컷을 찍기 위해 생 라자르 역에서 24시간을 기다린 끝에 찰나의 순간을 잡아낸 그는 그날을 다음과 같이 기억합니다.
“어제 내린 비로 역 광장에 물구덩이가 깊었다. 나는 한참 동안 물구덩이와 난간, 광고판, 뛰어오르며 지나치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사진 한 장이 마음에 떠올랐다. 곧바로 완벽한 구도가 나올만한 곳에 사진기를 놓고 그 뒤편에 숨었다. 꼬박 하루를 기다려 멋진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는 말년에 자신의 인생과 예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평생 결정적 순간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내 인생의 매 순간이 결정적이었다.”
그의 말처럼 인생은 수많은 결정적인 순간들의 묶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으로 인식하느냐 그냥 흘려보내 버리느냐는 바로 태도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태도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요소인 것이죠. 무엇을 하든 그것에 임하는 태도는 정말 중요합니다. 생각과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지 실패할지 짐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태도의 차이는 각자에게 큰 차이를 가져다줍니다. 즉 태도의 차이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작은 태도의 차이가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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