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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하버드대생 공부법은 당신과 다르다>

01.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요소

by BOOKCAST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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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의 감정

아마 이를 보고 감정이 공부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감정은 확실히 공부와 관계가 있다. 그것도 아주 밀접하게 말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수업 중에 당신의 절친이 당신에게 쪽지를 보내왔다. 그 쪽지에는 ‘우리 절교하자!’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이때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어리둥절함? 의아함? 괴로움? 당황스러움? 분노? 잘은 몰라도 ‘내가 뭘 잘못했다고 얘가 이런 말을 하지? 농담이야, 진심이야? 뭐라고 답을 해야 하지?’ 하며 생각이 복잡해질 것이다. 심지어 숨이 막히고, 머리가 멍해져 어쩌면 좋을지 막연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자, 그럼 이때 선생님의 수업 내용이 머리에 들어올까? 선생님이 당신의 이름을 불러 방금 낸 문제에 답을 해보라고 한다면 그 문제가 뭐였는지 과연 기억해 낼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감정의 영향이다.
감정은 주로 대뇌변연계에서 생성되는데, 대뇌변연계는 우리의 뇌에서 우선순위가 매우 높은 부위다. 뇌로 전달되는 모든 정보가 반드시 변연계를 거쳐 선별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뇌변연계는 필터 역할을 하며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좌지우지한다.
왜? 생존하기 위해서다!


한 원시인이 동굴에 들어갔다가 호랑이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자. 그의 머릿속 반응 시스템이 고장 나 두려움도(호랑이가 자신을 해칠까 봐), 흥분도(사냥감이 생겼다는 생각에)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원시인은 어떤 운명을 맞이할까? 십중팔구 황천길로 갈 것이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반응은 무엇일까? 호랑이를 발견한 순간 위험을 감지해 뇌가 곧바로 경보 모드에 돌입하면서 온몸의 에너지를 동원해 현재 처한 상황에 대처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며, 기관지가 확장되어 더 많은 산소를 들이마신다. 긴장 상태에서는 대량의 포도당을 방출해 근육에 공급하고, 부신에서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을 대량으로 분비한다. 맞서 싸워 호랑이를 물리치거나 빨리 달아나기 위해서 말이다.

위험 요소가 사라져야만 뇌도 평상시 상태로 돌아간다. 그제야 산골짜기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서 다음에는 가족들을 데리고 함께 놀러 와도 좋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그 기능이 매우 복잡해졌지만, 감정의 우선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보통 사람에게 태산이 무너져도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매우 힘든 일이다.

이런 사실을 이해하고 나면 감정을 다루는 일이 왜 그렇게 공부에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어떤 형식으로든 ‘위협’을 받으면 생리적으로 모든 에너지와 집중력을 동원해 이 문제를 우선 처리하는데, 이때 공부는 부차적인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협에는 누군가에게 혼이 났다거나 우정에 금이 갔다거나 시합에서 패배했다거나 약속을 어겼다거나 등의 상황들 때문에 생겨나는 상심, 슬픔, 불쾌감, 괴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이 포함된다. 이뿐만 아니라 지나친 흥분처럼 과열된 감정 역시 뇌에는 위협으로 간주된다. 공부 자체에 자신이 없어 막연한 두려움이 든다면, 그래서 교과서를 펼치자마자 당혹스러움이 몰려오고 시험지를 받자마자 손발이 저릴 정도로 긴장감이 든다면 이러한 감정들이 근본적으로 학습 능력을 약화하고 학습 능률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평정심이 중요하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뇌가 평화로움, 안정감, 기쁨, 만족감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우리 에너지와 주의력을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뇌의 이러한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민하게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해 제때 감정을 조절할 수 없고, 결국 들인 노력에 비해 성과가 적은 비효율적 학습의 굴레에 빠지기 쉽다.


2. 자기관리 능력

여기에는 체력을 관리하는 능력, 집중력을 관리하는 능력, 학습 과제를 관리하는 능력 등이 포함된다.

우리는 뇌에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착각할 때가 많다. 그런 까닭에 오늘 못한 일은 밤새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방학숙제를 잔뜩 밀려놓고 개학하기 며칠 전에 몰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시험공부는 일주일 전 벼락치기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물론 그렇지 않다. 이는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고사하고 뇌의 과부하를 초래한다. 생각해 보라. 방학 동안 매일 3,000미터씩 달리기를 하기로 계획했는데, 이를 미뤄두었다가 개학을 며칠 앞두고 한 번에 몰아서 뛸 수 있겠는가?

분명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같은 신체기관인 데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 등을 주관하는 뇌의 능력을 왜 이렇게 사용하는 걸까?

100여 년 전 프로이트는 우리의 정신적 활동에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근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F. Baumeister) 교수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신력도 한정된 자원임을 입증했다.

그는 정신을 하나의 유한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보았다.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결정하는 등의 행위를 할 때 ‘정신’이라는 에너지 시스템이 가동되는데, 자동차를 움직이려면 연료를 소비해야 하듯 이 에너지 시스템의 힘 역시 두뇌 활동에 따라 끊임없이 소모된다는 것이었다.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생리적으로 우리의 두뇌 활동에 산소가 소모되고 포도당과 아미노산 및 다양한 미량 원소가 사용되는데, 이들은 무한대로 제공되는 자원이 아니라며 충분한 식사와 수면 등을 통해 보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컨대 사람 대다수가 오후보다 아침에 정신이 더 맑은 것처럼 우리의 뇌는 무제한 사용 가능한 것도, 언제나 높은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두뇌의 이러한 특징을 기초로 우리가 도출할 결론은 두 가지다.

첫째, 최상의 두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쉴 때 쉬고, 먹을 때 먹음으로써 에너지원을 공급해야 한다. 밤새워 공부한다거나 정신 차리겠다고 커피를 마시는 것은 무리하게 두뇌력을 사용하는 행동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두뇌력이 최상일 때 공부해야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녁 시간보다 오전 시간에 공부하는 게 훨씬 더 효율이 높다면 공부 일정을 늦게까지 미루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실천에 옮기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자기관리 능력이다. 공부의 신인 내 옛 룸메이트 조도 자기관리 능력이 뛰어났다. 그는 시간관리와 목표관리를 통해 자신의 학습 일정을 짰다. 우리가 학습 능력을 이야기할 때 자기관리 능력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기관리 능력에는 잘 자고 잘 먹는 바른 생활 습관을 기르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심신 활동에 대한 인식도 포함된다. 인간의 집중력이라는 자원은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일에 동시 집중하기란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빨리 걸으면서 45×27의 답이 얼마인지를 계산하기가 어렵듯이 말이다. 따라서 공부할 때는 공부와 무관한 물건이 눈에 띄지 않게 한다든지 유행가 등 공부에 방해되는 소리를 차단하여 뇌가 동시에 무언가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또한 하루 동안에도 인간의 에너지에는 기복이 있어서 모든 시간 내내 높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자신의 하루 에너지 곡선을 측정해(8장에서 방법을 다룰 것이다) 에너지가 왕성한 때는 공부에 집중하고, 에너지가 저조한 때는 공부와 상관없는 일을 하는 식으로 일정을 짜보라. 그러면 학습 능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80/20 규칙(결과 대부분(Majority, 80%)이 일부(Minority, 20%) 원인에 기인한다는 경험적 법칙으로, 파레토 원칙이라고도 한다)을 공부에 적용해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하루 중 80%의 시간을 공부와 상관없는 잡다한 일에 할애하느라 집중력과 에너지를 허비하며 바쁘게만 지내고 있다면 일상적인 일에 대한 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라 생활하는 것도 학습 능력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업의 과도기에는 수업이 늘고, 공부 시간이 달라지며,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등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뛰어난 자기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올바른 공부 습관과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가’가 ‘새로운 환경에 녹아들어 좋은 학습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3. 학습 방법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 안정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을 때, 자신의 에너지와 집중력과 시간 등을 관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학습 방법을 논할 수 있다.

학습 방법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를 방증하듯 우리는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많든 적든 선생님으로부터 예습은 물론 그때그때 복습해야 한다든지, 소리 내 읽으라든지, 오답 노트를 정리하라든지 등의 말을 듣는다. 이따금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공부법을 공유받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 중에서 무엇이 효과적이고 무엇이 효과적이지 않은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이에 대해 정말로 연구를 진행한 심리학자가 있다. 2013년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존 던로스키(John Dunlosky)와 그의 동료들은 다양한 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 분석을 진행해 우리가 흔히 효율적이라고 여기며 자주 사용하는 방법들이 실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에 밑줄 긋기, 반복해 읽기 등이 가장 효율성이 낮은 공부법으로 드러났다. 놀랍지 않은가! 꽤 효율적으로 보였던 방법들이 실제로는 비효율적이라니! 왜일까? 그 이유는 바로 이러한 방법들이 우리를 ‘익숙함의 착각’이라는 오류에 빠뜨리기 때문인데, 이는 우리 두뇌의 기억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관련 정보를 뇌에 저장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와 정반대로 뇌에 저장했던 정보를 다시 꺼내 쓸 수 있어야 진짜 효과적인 학습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교과서를 펼쳐 몇 페이지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 중요하다고 밑줄을 그어놓고 필기를 해둔 곳은 어디인지 훤히 알 정도로 교과서 내용에 빠삭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험문제로만 나오면 답하지 못한다든가 답을 해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는 정보를 꺼내 쓰는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정보 인출 능력’이 왜 학습 방법의 핵심이라고 할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지는 앞으로 차차 설명할 것이다.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요소를 한 번 더 정리하자면 감정 조절 능력, 자기관리 능력, 그리고 학습 방법이다. 공부는 어떤 학습 방법을 누적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습 능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학습 능력을 층으로 나누어 배열한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밑에는 감정 조절 능력이, 그 위에는 자기관리 능력이, 맨 꼭대기에는 학습 방법이 자리한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우리는 평소 학교생활에서 흔히 학습 방법을 접하고 또 쉽게 이를 모방하며, 그 밑바탕이 되는 자기관리 능력과 감정 조절 능력을 소홀히 여긴다. 그러나 물 위에 떠 우리 눈에 보이는 빙산이 그저 일각에 불과하듯 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 우리 대부분은 학업성적이 좋은 친구나 훌륭한 모범생을 보면 ‘저 친구는 머리가 좋겠지’, ‘공부에 재능이 있나 보네’, ‘분명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할 거야’, ‘뭔가 남다른 공부 방법을 가지고 있겠지’ 등등의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공부 방식을 따라 해 그가 공부할 때 나도 공부하고, 그가 쉴 때 나도 쉬고, 그가 문제집을 풀 때 나도 문제집을 풀어봐도 이런 방법들이 딱히 유용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학습 능력이라는 빙산 중 물 위로 솟은 가장 윗부분, 즉 학습 방법만 보고 그 아래에 자리한 좀 더 근본적인 요소들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누군가에게 적합한 공부 방식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적합하리란 보장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컨대 내가 이 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유용한 공부 방법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당신이 수면 아래에 숨겨진 그 거대하고 근본적인 무언가를 찾아내 학습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하나의 체계적인 능력으로, 또 효과적인 학습 모듈로 만들도록 돕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디 이 책을 통해 당신이 더 열린 마음으로 배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성적이 좋은 친구를 보고 ‘저 친구는 머리가 좋겠지’,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그의 올바른 공부법은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그 방법들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걸까?’, ‘그의 생활 습관이나 공부 습관에서 내가 참고할 만한 게 있을까?’ 하며 상대의 ‘학습 체계’에서 합리적인 부분을 찾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다른 사람의 장점을 관찰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학습 체계를 개선해간다면 학업 성과를 높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해 더 큰 발전을 이룰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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