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계발/<하버드대생 공부법은 당신과 다르다>

02. 두뇌력 테스트

by BOOKCAST 2022. 10. 13.
반응형

 


 


자, 그럼 1분 동안 다음 단어들을 되는대로 기억해두었다가 이를 종이에 적어보자.
준비됐다면 타이머 시작!


단어를 적어 15개 다 맞췄다면 기억력이 아주 좋거나 나름의 암기 기술이 있는 경우라고 할 만하다. 정답이 10개 이상 15개 미만이어도 기억력이 좋은 편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10개 이내면 보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정답이 7개 미만이면 소란한 환경에 있었거나 제대로 집중하지 않은 경우일 것이다. 나도 처음 이 연습을 했을 때는 10개를 정확하게 기억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방법을 바꾸자 모든 단어를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1. 단어로 이야기를 엮어 
장면을 만드는 이미지 기억법

사자 한 마리가 달려와 원숭이에게 명함을 건네자 원숭이는 들고 있던 열쇠를 사자에게 건넸다. 그러자 사자는 이 열쇠로 금고를 열어 그 안에 있던 귀한 참고서 한 권을 꺼냈다. 책을 펼치자 그 위에 찍힌 붉은 인장이 눈에 띄었다. 사자는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동료 기린을 찾아갔고, 기린은 현미경으로 인장을 들여다보았다. 확인을 마친 기린이 사자에게 돌아오려는데 그의 목에 국기가 감기고 말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국기에는 풀이 잔뜩 묻어 있어 기린의 털에 찰싹 달라붙었고 이에 기린은 숨을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기린은 다급히 친구 흰머리독수리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다. 흰머리독수리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기린을 구해주었다. 이후 다른 동물에게 촬영된 당시의 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되었고, 컴퓨터를 통해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흰머리독수리를 영웅이라 칭송하며 그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이번에는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단어를 몇 개나 기억했는지 확인해보자.

우리의 두뇌는 이미지 메모리를 선호한다. 특히 장면을 가진 강렬한 이야기를 좋아하며 서사에 대한 기억력이 강하다. 이는 아직 문자 기록이 없던 선조들의 시대에 모든 경험을 구전으로 이어 내려오던 것과 연관이 깊다. 따라서 무언가를 기억할 때 장면을 구성해 강렬하고 농염한 색채를 더하면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원래 아무 상관 없는 두 사물에 관계를 설정해 원인과 결과가 있는 이야기로 만들면 기억하기가 더 쉬워진다. 열쇠를 들고 있는 원숭이, 명함을 가진 사자, 금고 안에 놓인 참고서 등과 같이 말이다.

그러니 좀처럼 기억하기 어려운 지식이 있다면 그것을 이미지화해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보라. 엉뚱하고 이상해도, 또 몽환적이어도 괜찮다. 기존의 암기법을 활용할 때보다 조금만 더 시간을 들이면 이야기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기억력을 대폭 끌어올려 시험과 같이 필요한 순간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2. 단위 기억법

공부하다 보면 영단어나 역사 연도, 인명, 지명, 심지어 사소한 숫자까지 기억해야 할 것이 참 많다. 그런 까닭에 학생대부분은 입으로 쉴 새 없이 단어를 중얼거리며 외우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도 그때뿐이고 또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

우리의 두뇌를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단기기억은 속도가 빠르지만, 용량에 제한이 있는 메모리(RAM)와 같다. 예컨대 6, 7, 0, 5, 2, 8, 4, 7, 3, 9, 3, 8이라는 이 긴 숫자를 소리 내어 빠르게 반복해 읽으면서 외운다면 과연 몇 개나 기억할 수 있을까?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7±2개의 숫자를 기억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숫자를 6705, 2847, 3938로 나누면 어떨까? 더 쉽게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아마 똑똑한 당신이라면 이미 이 방법을 사용해봤을지 모르겠다. 평소 우리가 전화번호를 외울 때도 사용하는 방법이니까. 사실, 우리의 두뇌는 이렇게 단위화한 정보 또는 그룹화한 정보를 선호한다. 우리가 12개의 숫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면 뇌의 용량이 7±2임에는 변함이 없어도 한결 수월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과 같은 18개의 알파벳을 외워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A, I, C, Z, Y, X, I, B, F, C, B, A, G, O, D, T, A, C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픈데 이걸 어떻게 외우나 걱정이 앞서겠지만 방법을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CAT, DOG, ABC, FBI, XYZ, CIA

똑같은 알파벳이라도 재조합을 하고 나니 기억하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은가?

이를 더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CAT, DOG(고양이와 개), ABC, XYZ(알파벳의 시작과 끝부분), FBI, CIA(미국의 정보기관)로도 그룹화할 수 있다.

이렇게 서로 전혀 연관이 없던 18개의 알파벳(18개의 기억 단위)을 6개의 단위로 축약하고, 이를 다시 3개의 단위로 축약했듯 배열 조합을 통해 기존의 데이터를 비교적 간단한 기억 단위로 정리하는 일을 청킹(Chunking, ‘덩이짓기’라고도 한다)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법은 평소 영단어를 외울 때도 매우 유용하다. 필리핀(Philippines)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 단어에 L이나 P가 몇 개나 들어가는지는 나도 자주 헷갈리는 부분인데, 바로 이럴 때 단위화 방식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즉, Philippines을 Phi-lip-pines로 나누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세 부분이 의미상으로는 별 연관이 없더라도 각각의 부분을 기억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lip은 입술, pines는 나무의 일종이므로). 단순히 단어의 구획을 나누는 작업만으로도 단어외우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앞서 이미지 기억법을 설명하며 언급했던 단어들을 다시 생각해 보자. 이를 단위화 방식으로 기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래처럼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을 한데 묶어볼 수 있다.

원숭이, 사자, 기린, 흰머리독수리: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동물들
인장, 열쇠, 금고: 은행과 연관된 물건들
명함, 풀, 참고서, 현미경, 컴퓨터: 서재 용품들


그리고 분류가 안 되는 낙하산, 트로피, 국기를 한데 묶어 ‘나라를 빛낸 물건’이라고 이름 짓고 ‘낙하산 요원이 트로피와 국기를 거머쥐어 나라를 빛냈다’라는 이야기를 덧붙여보는 것이다.

물론 자신만의 분류법으로 다음과 같은 목록을 만들어도 좋다.


이렇게 분류법으로 목록을 재구성하면 우리 두뇌는 각각의 카테고리를 기억하게 되는데, 여기서 숫자는 일종의 힌트 역할을 한다.

‘아프리카 동물이라는 카테고리에 네 종류의 동물이 있었는데 뭐였지?’

‘기린, 사자, 원숭이 그리고 뭐였더라?’
‘총 네 종류였는데?’
‘아! 흰머리독수리였지!’
이런 식으로 순조롭게 세부 내용을 기억해 낼 수 있다.


3. 줄임말과 언어유희

일련의 데이터를 하나의 단어나 기억하기 쉬운 한 문장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임진왜란처럼 한국 역사에 굵직한 사건이 발생한 연도를 암기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간의 재치를 발휘해 언어유희를 활용해 보는 것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연도는 1592년이니까 ‘전쟁이 났는데 일오구 이쓸 때가 아니지’ 하는 식으로 숫자(1592)와 비슷한 발음의 문장을 만들면 더는 임진왜란이 발생한 연도를 잊어버릴 일이 없다.

또 다른 예로 각 데이터의 첫 글자를 따 줄임말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성격적 특성을 다섯 가지 면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경험에 대한 열린 자세(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o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정서 안정성(Neuroticism)이 그것인데 이를 암기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각 단어의 첫 알파벳을 따면 공교롭게도 OCEAN(바다)이라는 줄임말을 만들 수 있고, 이 단어 하나만 암기해두면 각 알파벳에 상응하는 고유명사를 기억해 낼 수 있다.

줄임말과 언어유희의 개념은 일맥상통한다. 즉, 복잡한 정보를 기억하기 쉽게 간단한 단어나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매번 언어유희를 활용하고 완벽한 줄임말을 만들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


4. 기억의 궁전

우리의 뇌는 연상 방식으로 기억을 저장한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을 잘 활용하면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억력 고수들도 연상법을 활용한 기억법을 사용한다.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과 연결해 생각하는 이 기억법을 ‘기억의 궁전’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스포츠카, 이어폰, 치타, 베트맨 등등 많은 단어를 외워야 한다면 집으로 돌아가 현관 앞에 스포츠카를 세우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신발장 위에 이어폰을 놓고, 거실로 들어가니 소파에 치타가 누워 있고, TV에서는 배트맨이 방영 중이고…….

이렇게 머릿속으로 집 안을 돌며 기억해야 할 것들을 집 안 곳곳에 끼워 넣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이 길을 따라가며 놓아두었던 것들을 회수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


5. ‘점, 선, 면’ 기억법

앞서 언급한 예시는 모두 단순한 기억법으로, 기억해야 할 정보가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편이다. 그러나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결코 독립적이지 않다. 이들은 하나의 커다란 교육 체계 안에 존재하며 대량일뿐더러 서로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 방대한 지식을 분류하여 우리의 지식 체계에 입력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점들로 이루어진 지식을 연결하는 연상에 있다. 하나의 지식점을 다른 지식점에 연결해 계속 그 가지를 뻗어 나아가다 보면 전반적인 지식 체계를 이룰 수 있는데, 나는 이런 기억법을 ‘점, 선, 면’ 기억법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분지(Amazon Basin)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종이 분포하고 있는 열대우림이다’라는 정보는 하나의 지식점이다. 이 지식점에서 출발해 ‘열대우림기후에서 서식하는 가장 대표적인 종은 뭘까?’, ‘면적이 넓다는데 아마존 분지에 걸쳐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가장 많은 종이 분포한다면 그중 가장 유명한 종은 무엇일까?’라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 보는 것, 이게 바로 ‘지식점’에서 ‘지식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런 기후적 특징과 종의 특징이 있다면 관련 국가의 국민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은 무엇일까?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마존 열대우림을 남벌한다면 전 세계 기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을 펼쳐 나아가면 지식면이 된다.

이쯤 되면 전반적인 지식 체계가 잡히는데, 이렇게 하나의 지식점에서 전반적인 지식 체계를 세우면 그 기억은 잘 잊히지 않는다.

이러한 ‘점, 선, 면’ 기억법이 특히 중요한 시기는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때다. 이때부터는 시험도 단순한 사지선다나 OX 문제에서 벗어나 단일한 지식이 아닌 문제의 맥락을 파악하느냐를 알아보는 시험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언가를 죽어라 외우기만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지식의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아가 이를 활용해야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