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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하버드대생 공부법은 당신과 다르다>

03. 공부에 ‘바람직한 어려움’ 더하기

by BOOKCAST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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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 효과를 높여 학습 능률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공부에 ‘바람직한 어려움’을 더해야 한다.


1. 시간적 어려움을 더한다

그동안 시험을 목전에 두고 집중해서 공부하는 스타일이었다거나 책을 한두 번 보고 덮는 스타일이었다면, 혹은 뒷부분을 배웠다고 앞부분을 복습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면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라 배운 지 얼마 안 돼 까먹기 일쑤였을 것이다.

그러니 시간 차 학습법을 활용해 공부 시간을 분산해 보라. 원래 밤을 새워가며 벼락치기로 복습해왔다면 이를 며칠에 나눠서 해보고, 복습할 때마다 이전에 공부한 내용을 빠르게 되짚어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이 귀찮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어쩌면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단언컨대 학습 효과만큼은 정말 확실하게 높일 수 있다.


2. 스스로 난도를 만든다

배운 지식을 자신만의 언어나 생각 등으로 다시 정리하는 방법을 통해 학습의 난도를 높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수업 중에 필기할 내용이 있다면 수업을 들으면서 바로 필기할 것이 아니라 수업이 끝나고, 혹은 두세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수업 내용을 되짚으며 노트를 정리해 보는 것이다. 생각나지 않는 부분은 친구나 선생님께 질문해 보충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해당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남을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배운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으로도 공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이는 당신이 그 내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자신만의 언어로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 그래서 남도 이해시킬 수 있을 때 그 지식은 당신의 지식 체계에 굳건히 자리를 잡아 쉽게 잊히지 않는 기억이 된다.

 

Image by rawpixel.com
 



3. 교차 학습을 한다

과목을 바꿔가며 공부하거나 같은 과목의 단원을 달리하며 공부해 보는 것이다. A 과목을 45분간 공부했다면, 이후 과목을 바꿔 B 과목을 45분간 공부하고, 다시 C 과목을 45분간 공부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교차 학습을 하면 A 과목만 쭉 이어서 공부할 때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과목 변경으로 시간 간격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 6장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로 이미 끝마친 일보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일에 대한 기억이 더 오래 남으면서 교차 학습이 기억력 강화라는 가외의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4. 인출 테스트를 한다

점검 방식을 통해 자신이 지식점을 기억해 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학습법이자 기억 저장법이기도 하다.

시험은 분명 기억을 꺼내 쓰는 작업인데, 어째서 기억 저장법이기도 하다고 말하느냐?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억 인출이 바구니에서 사과를 꺼낼 때처럼 사과는 사과, 바구니는 바구니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인출 행위와 사과, 바구니가 하나의 새로운 기억 회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인출 행위는 진흙땅을 다시 걷는 것과 같아서 우리가 길을 따라 인출이라는 발걸음을 내딛는 족족 기억의 발자국이 남는다. 그러나 이 길을 오랫동안 다시 찾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기도 하고, 또 큰비가 내려 기억의 흔적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시험 때 깜빡했던 지식이나 오랫동안 생각나지 않던, 비밀번호처럼 뇌에서 인출하기 어려웠던 정보들을 한참의 시간을 들여 깨달은 후 다시 기억해두면 놀랍도록 잊기 어려운 기억이 된다는 사실이다.

자, 그럼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왜 오답 노트를 작성하라고 하는지 알겠는가? 그렇다. 지식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맹점을 잡아내고, 틀린 것을 바로잡아 다시 기억하는 방식을 통해 해당 지식을 확실하게 익힐 수 있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시험 역시 매우 훌륭한 ‘인출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시험이라는 말만 들어도 복습에, 성적 비교에, 부모님으로부터의 압박까지 온갖 걱정으로 두통을 느낄 학생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식 습득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이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해야 하고, 또 머리를 짜내어 지식을 찾아야 하는 시험은 우리의 장기기억을 증진하는 중요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평소 자주 치르는 쪽지시험이나 암기 숙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시험에 임하는 당신의 심정이 어떨지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는 ‘바람직한 어려움’ 이론에 대해서도 배웠으니, 시험을 ‘기억 인출 훈련’으로 간주해 보는 건 어떨까? 그 모든 과정이 곧 끊임없이 정보를 꺼내 씀으로써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훈련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공부에 좀 더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규 시험 외에도 정기적으로 문제집을 풀거나, 친구에게 교과서 내용을 설명해 주거나(함께해 줄 친구가 없다면 반려동물이나 화초에 대고 설명해도 좋다), 자신만의 강의안을 작성해 보는 등의 ‘기억 인출 훈련’을 해보길 추천한다. 학습 효과를 높이고 기억력을 증진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니까.

자, 그럼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장을 시작하면서 했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 당시 그 예쁜 여학생은 내게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 청했고 나는 약간의 호기심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내가 식당에 자리를 잡자 그녀도 곧 도착했다. 나는 부랴부랴 가방을 열어 그녀에게 노트를 건넸고, 그녀는 이를 힐끗하더니 이내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급하지 않으니까 노트는 일단 넣어두고 우리 밥부터 먹자!”

수프를 먹으며 그녀는 내게 말했다.
“쉬안! 혹시 지난주에 교수님이 했던 수업 내용 좀 설명해 줄 수 있을까? 해주라!”

‘나더러 선생님이 되라고?’
당시 나는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OK! 한번 해보지, 뭐!”

나는 노트를 펼쳐 당시 교수님이 해주셨던 수업 내용을 떠올리며 설명을 시작했고, 그녀도 묵묵히 귀를 기울였다.

이따금 내 말을 끊고 “여기는 왜 그렇게 되는 거야? 방금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겠어” 하며 질문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그녀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 부분은 나도 명확하게 개념을 잡지 못했거나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라 다시 노트 필기를 확인해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했다.

그렇게 한 부분의 설명을 마칠 때마다 그녀는 “그러니까 네 말은……”이라며 내가 방금 말한 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설명하며 내게 확인을 받았다.

그녀의 말을 들으며 나는 그녀가 이해한 내용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생각에 잠겼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맞아! 그런데 이 부분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 하며 한 번 더 설명해 주었다.

가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오면 교재를 참고해 그 원리를 찬찬히 파악했다.

그렇게 그 식사 시간 동안 나는 그녀와 지난 3교시 수업의 내용과 흐름을 공유했다. 그녀가 빌려주겠다는 노트를 왜 마다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확실한 건 그녀에게 수업 내용을 설명해 주면서 수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졌으며, 그녀의 질문에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보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후 중간고사에서 나는 그 과목의 시험을 정말 잘 봤다. 그것도 아주 순조롭게! 그녀 또한 그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고, 우리는 매우 기뻐하며 서로 손뼉을 마주쳤다.

물론 이제는 안다. 그녀에게 수업 내용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을 하고, 모르는 부분의 원리를 파악한 그 모든 과정이 실은 내게 아주 훌륭한 ‘인출 테스트’였음을 말이다.

기를 쓰며 지식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머릿속의 지식을 끊임없이 꺼내 쓸 때, 그 횟수가 많아질수록 우리의 기억은 더욱 선명해진다.

그러니 언젠가 당신에게 수업과 관련한 질문을 하거나 보충 공부를 도와달라는 친구가 생긴다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흔쾌히 도움을 주자. 그럼 상대에게 설명을 해주는 과정에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인출하고, 확인까지 할 수 있어 기억력 증진에 도움 될 것이다.

반대로 내 추억 속 대학 동기처럼 수업에 빠지게 되었다면 친구에게 내용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해 보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나한테 설명해 주면 내가 밥 살게. 이건 네 기억 인출 훈련에도 도움 되니까 서로 윈윈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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