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업의 수는 얼마나 될까? 2011년 기준으로 직업의 수는 11,655개이다. 그중에서 내가 아는 직업은 과연 몇 개나 될까?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진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아는 직업이 10개라고 치자. 그 안에서 내 직업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직업이 없네.’라며 아예 생각조차 안 하는 학생이 있다. 어떤 직업이 있는지, 전망은 어떠한지 인지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직업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직업의 수는 절대 불변의 수치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사라지거나 새로 생겨나는 직업이 있다. 또한 시대별로 인기 있는 직업이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1960년대는 권투선수·서커스 단원·전화교환원, 1970년대에는 자동차 엔지니어, 1980년대 증권·금융인·카피라이터, 1990년대 프로그래머·벤처기업가, 2000년대는 커플매니저·회의전문가 등이 있었다. 이로써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직업들 중에도 현재 존재하는 것과 사라진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사라진 직업 중 하나인 버스 안내원을 보자. 왜 사라졌을까?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인력이 아닌 기술로 대체가 되었다. 현재 버스 카드로 요금을 납부하는 방식이 하나의 직업을 대체한 것이다. 이처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는 더 급속도로 단순노동은 자동화되거나 기술로 대체가 될 것이다.
미래 유망 직업에 대해 강의를 할 때였다. 앞으로는 단순 인력이 더욱 시스템화되거나 그 필요를 로봇이 대신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그럼 인간은 직업을 가질 필요도 없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어차피 로봇이 다 할 것이니 말이다. 요즘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무인 주문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입장부터 직원이 없는 무인 스터디카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예전에는 사람이 주문을 접수했지만 지금은 주문기로 하거나 직접 주문해도 된다. 점차 무인 주문기는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주문 접수의 업무를 맡았던 사람은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좀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일을 할 것이다. 즉, 자신의 가게를 위한 마케팅이나 홍보 등과 같은 일 말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감성적인 일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를 인지하고 있어야 그에 맞는 범위에서 내 진로를 탐색하고 구체적인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직업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과 흥미, 수입, 안정성, 명예, 보람 등 제각각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을 한다. 선택을 고려할 때 가장 높은 수치는 적성과 흥미였다. 2016년부터 자유 학기제가 많은 중학교에서 시행되었다. 나아가 교육부는 2018년부터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로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학생들이 충분한 진로 탐색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만 상담 오시는 부모님은 종종 불안해하신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시험이 없으니 아이들이 노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학생들 또한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해하기도 한다.
반대로 자유학년제를 학업에 몰두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자유학년제가 시행되고 나서 학원을 평소보다 많이 다니니 더 힘들어졌다고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제각각 다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것이 현실이다.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성인은 직업 선택 시 가장 많이 고려해야 하는 점이 적성과 흥미라고 답했다. 우리는 그래야 한다고 알고 있다. 사람마다 직업 선택 시 고려해야 하는 점은 다르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 되려면 나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진로는 어린 시절의 직업 체험 몇 번을 바탕으로 단번에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책도 읽는 시기와 속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다른 가치로 다가온다.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신체적·정신적으로 변화가 가장 큰 시기이다. 그러므로 진로 탐색을 위한 시간을 잘 활용하고 그 시간을 통해 자아성찰의 기회를 갖자. 그래야 마음껏 진로를 고민하고 깊이 탐색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다.
2013년 하이네켄 회사는 면접을 볼 때 진짜 인재를 찾기 위해 돌발 상황을 만들어 대처 능력을 보았다. 갑자기 비상벨을 울려 지원자들에게 탈출을 하라고 지시했다. 건물 옥상에서는 누군가 떨어지기 직전의 급박한 상황이었고 소방대원들은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 다들 당황하고 있었다. 이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뛰쳐나와 돕는 한 지원자가 있었다. 이것은 회사 측에서 면접을 위한 모의 상황을 연출하여 지원자들의 열정과 헌신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회사 측은 지원자들의 영상을 담아 직원들이 투표하도록 하였다. 결과는 위기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뛰쳐나와 소방대원을 도운 사람이 1등이었다. 이제 회사는 그저 수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미래 인재상은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기는 숙제하듯이 조급하게 곧바로 미래 직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알고 직업 선택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시기여야 한다. 가정과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진로를 사고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태도와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청소년들이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자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학교에서 진로 강의를 할 때 가장 보편적이지만 안타까운 것이 있다. 청소년들의 세상에 주축이 되는 것은 대학이라는 것이다. 분명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안다. 그러나 현시대는 변하고 있다. 만약 한 학생의 목표가 억만장자라면 오로지 틀에 박힌 사업 방식을 따르기보다 1인 콘텐츠나 미디어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루트(Route)를 탐색해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와 창의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을 갖추려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허용적이고 편안한 상황에 놓여 있어야 한다. 또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 자신의 생각을 주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연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인재상도 변화하고 있다. 진로는 생애 전체에서 ‘일’과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이다. 청소년기에는 더 크게 더 멀리 보고 체계적인 탐색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와 여유를 주어야 한다.
진로는 아는 만큼 보인다. 청소년기의 모든 학생이 온전히 입시에 초점을 맞춰 시간을 소비한다면 각자의 개성은 묻혀버리고 서로 별반 다르지 않은 ‘같은 꿈’만 꾸게 될 것이다. 같은 시기라도 스스로를 위한 고민을 주체적으로 하고 나를 위한 공부법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나와서 차별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대와 직업의 변화를 인지하고 나를 창조하기 위해 고민하는 지금 이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자. 그래야 어떠한 세상이 와도 방황하지 않게 된다. 스스로 더 나은 진로를 위해 고민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청소년기는 평생의 진로 탐색을 위한 방법을 배워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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