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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그림에 끌리다>

10. 색의 의미, Green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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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과 파란색을 혼합하면 녹색이 된다. 중용의 색으로 조용하고 평온하게 보이는 녹색의 배후에는 확고한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부드러움과 엄격함을 가진 두 색이 혼합된 녹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부드러움을 가지면서도 절제된 행동으로 자신에게 엄격한 성향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녹색은 편안함, 자연, 순수한 에너지를 상징한다. 녹색은 자연을 바라보듯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안식을 허락하는 색으로 위로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삭 레비탄 〈Trail in the Forest〉 1880, 캔버스에 유채, 노보쿠즈네츠크 박물관 소장

 


몬드리안의 그림에는 초록이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선물 받은 튤립의 초록색 잎을 흰색으로 칠하는 파격적인 행동을 할 정도로 그는 자연을 닮은 색인 초록색을 싫어했다. 초록은 자연을 환기하는 색으로 생각했고 그가 탈피하고자 했던 변덕스럽고 무질서한 자연의 외형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어릴 때 어른들을 만나면 통과의례처럼 이런 질문을 꼭 했다. “커서 뭐가 되고 싶으니?”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커서 화가가 될 거예요.

나의 말에 열에 아홉은 “먹고살기 힘들 텐데…”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나는 ‘내 꿈이 멋지게 사는 것과는 거리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나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어떤 친구는 어려서부터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고, 그 꿈을 이뤄 잘 살고 있다. 꿈을 이룬 친구는 행복할까? 먹고살기 위해 하는 것인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 모르게 시간이 흘러 여기까지 왔다.

더디게만 갔던 내 어릴 적 시간과 달리 돌아서면 저만치 떠나가 있는 시간을 맞이하며 살고 있다. 나는 치열하게는 살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알지 못했다. 조바심 내던 나는 이제야 알 것 같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면 괜찮을까 물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해 화가들과 대화하며 보낸 시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명화라는 매개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의 여정에서 만난 화가들의 삶은 평범했지만, 그 평범함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의 여정도 그럴 거라 믿는다. 지금은 보잘것없어 보여도 누구나 비범함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화가들의 삶에 대해 나누었던 대화가 책으로 태어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나와 당신의 위함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명화 속 주인공들의 삶에서 배어 나온 진심을 그림 속에 낱낱이 담았다. 인간의 삶은 세기를 뛰어넘어 현재를 닮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과 이별 이야기, 권력에 굴복하기도 하고 폭풍처럼 찾아온 사랑을 비바람에 잃기도 했다. 복수를 위해 마음속에 증오가 뿌리내리기도 했다. 끝내 만나지 못하고 가족을 그리워하다 죽어가기도 했다. 당신이 그 삶에 공감한다면 그 그림이 가슴 깊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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