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당에 온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식당에 음식을 먹으러 온 사람들에게 코미디언처럼 계속해서 농담을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관객처럼 손님들이 내 말을 들어주려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손님과 말을 섞을 수 있는 시간은 자리를 안내하며 물과 물티슈를 줄 때, 반찬을 세팅할 때, 본 음식이 나올 때 외에는 없다. 손님이 무엇인가를 추가로 요청하며 벨을 누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간절함이 진심을 만든다”
12년이라는 세월을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음에도 손님이 없는 텅 빈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은 아직도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특히나 평소보다 첫 손님이 늦게 오는 경우라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그렇게 첫 손님이 늦게 오는 날이 며칠간 반복되면 그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어서오세요”라는 말이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다. 물과 물티슈를 서빙하면서 정말 진심으로 “이렇게 추운 날씨에 그것도 아무도 없는 가게에 용기를 내어 들어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게 된다. 같은 서비스를 하더라도 “이 추운 날씨에 아무도 없는 가게에 용기 내어 들어와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라고 진심으로 말하게 된다.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얼마 이상을 구입하면 상품권을 주는 것처럼 매출을 올리기 위한 서비스는 다양하다. 그러한 서비스는 매출 향상이라는 목적이 분명하다. 그러나 간절하고 절실함에서 나온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서비스는 매출 향상이 목적이 아니다. 내 가게에 와준 손님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손님이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라는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다. 서비스의 목적이 다르니 손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서비스는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손님은 예상치도 못했던 서비스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면 맛있게 준비한 음식은 더 맛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손님을 기분 좋게 만드는 나의 진심을 담은 서비스는 결국 손님을 우리 가게로 다시 오게 만드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나는 오늘도 손님에게 나의 감사한 마음을 진심에 담아 서비스로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야 더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매출 향상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간절함과 절실함에서 나온 진심의 서비스를 손님에게 제공하여 나의 진심을 손님이 즐거움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장사가 잘되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고 배우는데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2년 동안 망하지 않도록 손님들이 꾸준히 우리 식당을 와줬고, 그러한 손님들 덕분에 오늘도 문을 열고 배운 것을 토대로 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이유가 된다. 감사함은 또 다른 감사함을 낳는다. 내가 감사한 마음을 품고 그 감사한 마음을 진심으로 담아 서비스로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결국은 장사가 잘되는 길이며 나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길임을 잊지 않고자 한다. 그래서 오늘도 ‘손님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 어떤 서비스를 할까?’ 하는 어렵지만 즐겁고 행복한 고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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