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생각의 보폭>

04. 생각이 얕지 않고 속이 깊은 사람이 되려면?

by BOOKCAST 2022. 1. 14.
반응형

 


 

속이 깊은 사람생각이 얕은 사람

자, 어떤 사람을 관찰하고 거기서 몇 가지의 추상적인 ‘유형’을 이미지 했다고 가정해보자. 대략 ‘이 사람은 이러하다’고 꿰뚫어 봐도 때때로 그 인물이 그 유형에서 벗어난 말과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할 때에 ‘아아, 이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결국에는 모델화할 수 없는 현실의 인간이 ‘얼마나 깊은지’를 깨닫게 된다.

이처럼 모델화할 수 없는 것도 인간의 ‘깊이’로서 추상할 수 있다.

한편 간단히 모델화할 수 있는 인물은 ‘얕아’ 보인다. 그것은 결국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읽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단순하기에 다루기 쉽지만 인간으로서의 깊이가 없으면 인간관계에서 다소 부족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사고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은 첫인상이 나쁘면 싫어지고 좋으면 좋아진다. 그래도 언제인가는 역시나 싫어진다. 얕은지도 깊은지도 모른다. 싫어지면 관계는 곧 멀어지기에 좋아지는 일은 좀처럼 없다. 이런 게 감정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명확히 한쪽 측면만을 보고 있기에 진짜 가치를 간과하기 쉽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인간을 추상적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그 인간의 깊이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사고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그것은 인간의 사고라는 건 언어로밖에 전할 수 없기 때문인데, 일단 상대의 말을 들었을 때 ‘오호, 꽤 깊다’고 감탄한다. ‘깊이’라는 건 지금껏 자신이 모델화한 유형에 간단히는 적용되지 않는 미지의 것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그 방면으로 추상화하는 걸 간과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을 추상적으로 보는 사람은 ‘좋다’ 혹은 ‘싫다’는 감정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 사람에게서 어떤 것을 얻을까?’라고 끊임없이 흥미를 느낀다. 감정적인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기에 사려가 깊어진다. 그러나 생각이 얕은 사람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타자에게서 발상을 줍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듣고서 ‘과연 그렇구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탄하기도 한다. 이것은 ‘생각은 했지만 채용하지 않았’던 게 아니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기에 그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발상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왜 ‘과연 그렇구나!’하고 감탄하는 것일까?

자신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라도 한순간 그것이 타당하고 매력적이고 쓸 만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어떤 추상적인 ‘유형’을 가졌다는 증거이다. ‘쇠 지렛대’만을 찾던 사람은 쇠 지렛대가 아닌 것을 보고 ‘과연 그렇다!’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쇠 지렛대 ‘같은 것’을 찾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 찾지 못해도 타인이 ‘이것은 어때?’라고 제시하는 것에 ‘아, 그것!’이라고 알아차린다. 그런 때에 비로소 ‘과연 그렇구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하며 감탄하는 것이다.

따라서 발상력이 부족하여 자신의 힘으로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에도 ‘~와 같은 것’이라는 추상적인 시선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읽는 등 외부에서 불쑥 들어오는 정보 가운데서 찾던 답을 얻을 수 있다. 구체적인 것에 사로잡혀 있으면 아무리 많은 정보가 인풋되어도 그 가운데 쓸 만한 정보를 놓치고 만다.

그런데 생각의 보폭을 키워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상대이든 자신에게 이익이 될만한 발상을 줍는다. 그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자연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도 도리가 없다’거나 ‘이 책은 읽어도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제껏 말했듯 ‘좋다’ 혹은 ‘싫다’라는 감정적인 기준으로 정보를 차단하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는다. 선입견 없이 보고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떤 것에서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럴 수 있는 사람은 타자와의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비록 자신의 의견과는 달라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더욱이 이런 사람은 타자로부터 신뢰를 받고 특별히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들과 친밀해지는 능력을 갖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