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은 사회적으로 허용되기 어려운 풍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도 고학력이 되었고, 커리어를 쌓아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결혼은 하고 싶지 않은데 아이는 갖고 싶다’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또는 일로 성공한 우수한 여성이 ‘결혼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의 뛰어난 유전자를 남기고 싶다’거나 ‘아이는 갖고 싶지만, 그렇다고 결혼에 한평생 매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있습니다.(남성도 그런 경우가 있음)
그중에는 가족은 필요한데 남자는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여성이 정자은행의 도너라는 ‘완벽한 연인’(배신하지 않으므로)과의 사이에서 아이 낳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선진국 중에서 출산율 저하를 멈출 수 있었던 나라는 모두 혼외자의 출생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2004년판 《저출산 사회 백서》(일본내각부)에 의하면 스웨덴에서는 56%, 덴마크에서는 44.9%, 미국에서는 33.96%가 혼외자입니다. 혼외자라도 키우기 쉬운 환경이라면 아이를 ‘낳고 싶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있습니다. 이것이 일본에서는 1.93%입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일본에서도 비혼 싱글맘의 급증이 출산율 저하를 완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혼외자가 환영받게 되면 가족의 형태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이전에 여성이 싱글맘이 되는 경우의 대부분은 이성 간의 성교섭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이 스스로 정자은행과 의료기관에 찾아가 DI를 받고 선택적 싱글맘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혼자서도 충분히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여성의 증가와 연애는 적극적이지만 결혼에는 꽁무니를 빼는 미적지근한 남성들이 있습니다. 더욱이 운명적 상대와의 결혼과 아이를 원하면서도 일에 몰두하는 사이 30대, 40대가 되어 버린 커리어 여성의 증가 등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싱글로서는 입양도 불가능하기에 독신 여성이 왕자님을 기대하지 않고 아이를 갖고자 한다면 DI는 절호의 수단입니다.
DI를 이용해 계획적으로 싱글맘이 되려고 하는 여성의 동기는 다양합니다. 결혼과 남성과의 파트너십이라는 선택지 자체를 자신의 인생에 편입시키지 않는 여성도 있고, 왕자님 기다리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다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여 DI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샤롯처럼 30대가 된 백설공주들은 언제까지 왕자님을 기다릴 수 있을 것인지, 그 시한을 강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얘기한 난자 노화라는 현실에 직면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대로 운명의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또는 적어도 아이를 만들 수 있는 시한까지 왕자님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 인생의 ‘플랜 B’로서 스스로 자신을 구하기 위해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받는 백설공주도 있습니다. 왕자님과의 결혼을 꿈꾸던 그녀에게는 최선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이를 갖는다는 희망만큼은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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