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그 사람에게서 변화시켜야 할 부분이 열 개쯤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시작도 하기 전에 지레 겁을 먹는다.
“이렇게 많은 걸 언제 다 고치나요? 평생 해도 안 될 것 같아요” 라면서.
그 사람은 한꺼번에 열 가지를 끝내고 마술처럼 자신이 바뀌길 바라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다. 한 개 하고 그다음 두 개 하고 이런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열 가지가 다 안 바뀌었으니 한두 개 바뀐 정도는 그에게는 안 바뀐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상담치료를 통해서 점차 변해가는 과정보다는 오직 결과만을 중요시할 때 이런 모습을 보인다.
이런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것을 자신에게 가혹하게 요구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을 기대한다. 특히 가족들에게, 부부끼리나 자식들에게……. 그들이 노력하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만 주시하면서 ‘어? 하나도 안 바뀌었네, 틀렸어. 너는 안 되겠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비판적인 태도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욕을 꺾어버리고 결국에는 포기하게끔 만든다.
“어차피 나는 안 돼. 어차피 너는 안 돼. 해봤는데 이게 다잖아.”
과연 그럴까? 사람이 한 번에 바뀔 수 있을까? 램프의 요정 지니가 있으면 모를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한 번에 하나씩 변화하는 데 집중해 보자. 그 하나에 집중할 때는 나머지 아홉 개는 잊는 것이다. 하나를 하면서 나머지 아홉 개를 떠올리며 ‘저 나머지는 언제 하지?’라고 걱정하면 지금 하는 한 개마저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가지를 모두 할 수 없고, 어차피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일, 그 한 가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학교에서 점수로 평가받으며 살아왔다. 그 사람의 모든 노력과 능력이 점수와 등수로 매겨지고 학교 레벨로, 직장 레벨로 평가받는 데 익숙하다.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좋은 점수,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을 가지려고 애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결과들이 대부분 사람의 공통 관심사가 아닐까?
그래서 그 공통된 결과를 얻고자 모두 각자의 재능과 다름을 무시하며 오로지 다수가 원하는 좋은 결과에 목을 매고 살아간다. 사람마다 과정이 다르고, 가는 길이 다르고, 재능이 다른데, 어떻게 공통된 결과를 위해 살 수 있을까? 그러니 사는 게 재미없어지고 원하던 대학에 가도,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도 쉽게 흥미를 잃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이것이 과정보다 결과만 중요시한 결과다.
사람의 삶은 결과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결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 쌓여서 그 사람을 만들어낸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즐겁게 일을 하며 만족도 또한 높다. 반면에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허무함을 쉽게 느끼고 항상 경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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