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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클라우드 국가가 온다>

05. 디지털 노마드

by BOOKCAST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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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밀레니얼이 직장을 대하는 태도>
- 흔한 95년생은 이렇게 생각해요
 
1. 승진에 열 올리기보다는 저는 그냥 일을 덜 하고 싶어요.
 
2. 직장에서 일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나요. 즐기기나 하자고요.
 
3. 어차피 월급으로는 강남에 아파트 못 사는 거 알잖아요? 사이드 프로젝트해야죠.
 
4. 직장에서는 나는 그저 직원 한 명에 불과하지만, 직장 밖에서 나는 작가고, 창업가고,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나'라는 브랜드예요.
 
5. 진짜 인간관계는 직장 밖에서. 원격 근무야말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에요.
 
- 저는 그래서 원격 근무 신봉자예요.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원할 때 일할 수 있다는 것. 나는 다시는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출처: https://www.linkedin.com/posts/cathy-kim-14463b118_rpcrwaqwisly-tfnsutsnzupq-sqkrtqrqg-activity-6807378839736598528-tuWx


한 밀레니얼 리모트 워커의 글이 링크드인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무실에 머무는 직장생활보다는 원격 근무를 하며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걸 더 가치 있게 여긴다는 내용입니다. 노마드의 삶을 살고 싶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와, 그런 생각을 하는 젊은 직원을 신뢰할 수 없다는 관리자급의 반발로 댓글 반응은 갈렸습니다. 새로운 트렌드가 기성세대와 충돌하는 모습입니다.
 
1997년 츠기오 마키모토(TsugioMakimoto)와 데이비드 매너스(David Manners)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디지털 노마드족은 괴짜라는 이미지를 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디지털 노마드라는 변두리의 삶이 계속 반복되며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만 해도 디지털 노마드는 특별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펜데믹이 터지면서, 디지털 노마드가 어느새 변두리에서 중심부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보수적인 한국 대기업에서 조차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아마 팬데믹 전부터 재택근무에 관심을 가졌던 분들이라면, 한국기업에서 재택근무가 정말 이뤄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노마드의 핵심은 이동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는 디지털 기술을 그 누구보다 잘 활용하여 초연결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과거 유목민이 무리를 지어 이동했다면, 초연결은 혼자 이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리적 이동만이 아니라, 커뮤니티나 플랫폼, 참여하는 프로젝트, 사용하는 온라인 툴 등 디지털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합니다. 즉 각자가 하나의 노드가 되어 어떤 네트워크에 참여하기도 하고, 또 이동하기도 하면서 매우 유연하게 활동합니다.
 
그렇기에 디지털 노마드는 역설적으로 혼자 이동하는 동시에 무리를 지어 이동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디지털 트라이브라고 부릅니다. 디지털 노마드가 떠오르던 시기에 각지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베이스로 삼아 몇몇 노마드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활동했습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 흩어지기도 하는 등 디지털 트라이브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발리와 치앙마이 같은 노마드 성지에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같은 처지의 디지털 노마드들끼리 뭉치고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노마드 모드로 전환할 때만큼은 조국이나 체류국보다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가 이들에게 더 중요합니다. 고향을 떠나온 소극적 시민일지 몰라도, 이 커뮤니티 안에서는 하나하나가 적극적인 노드로 활동합니다.
 
과연 디지털 노마드가 미래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까요? 히피의 슈퍼스타 스티브 잡스도 히피 문화가 중심부로 수용된 후 등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실 플랫폼 경제라는 최근의 혁신은 디지털 노마드 정신으로 태어났고, 디지털 노마드족이 키웠습니다. 플랫폼은 사람 없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플랫폼에 참여해왔습니다. 이제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플랫폼은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입니다. 아직 플랫폼이 중앙집중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됩니다만, 그래서 플랫폼을 탈중앙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디지털 노마드가 유독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현실의 국경이든 가상세계든 자유롭게 이동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많아지면, 분명 정부와 정치, 국제관계도 변화시킬 것입니다. 이미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 불리는 치앙마이와 발리는 디지털 노마드족과 공생하는 독특한 유형의 도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택하고, 현실의 국경과 가상세계를 마음껏 넘나들 것입니다. 우리는 이 현상들이 클라우드 국가로 이행하는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착민이 대다수인 전통 국가는 혁신 동력이 부족합니다.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 디지털 노마드의 유입은 거의 유일한 혁신 동력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유입  혁신 동력  클라우드 국가 성장이라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클라우드 사회를 유연하게 만드는데도, 클라우드 국가의 혁신을 이끄는데도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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