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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부자 되는 책 읽기>

02. 거대한 칼날 위를 달리는 인플레이션

by BOOKCAST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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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르만 인플레이션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폐의 역사를 보아도 그렇다. 지폐는 아무 가치도 없는 작은 종이에 불과하다. 이런 작은 종이가 어떻게 재화와 교환하는 가치를 얻게 되었을까. 이는 황금을 향한 인간의 탐욕에서 출발했다.
 
황금을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자유롭게 소유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보관도 어렵고, 거래도 어려우며, 휴대는 더욱 어려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금을 세공업자에게 맡겨놓고, 보관증을 받아서 이것을 금 대신 소유한 것이다.
 
이 보관증은 언제든 금을 찾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었다. 사람들은 금을 직접 거래하기보다 편리하게 보관증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인류 최초의 은행과 지폐가 생겨났다.
 
보관증을 은행으로 가지고 가면 언제든 금으로 바꿔주는 ‘금태환제도’는 상당히 오랜 기간 통용되었다. 이런 금본위제는 2차 세계대전 때까지 유지되다가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의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브레턴우즈 협정’을 통해 막을 내렸다.
 
이 국제통화제도 협정은 44개국이 참가한 연합국 통화금융회의에서 탄생했다. 이 협정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 설립되었다.
 
브레턴우즈 협정을 통해 금에 고정되어 있던 화폐 가치는 유동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런 유동성은 ‘환율’이라는 형태로 다른 나라들과 가치 관계를 정립했다. 실질 가치가 없는 지폐가 브레턴우즈에서 금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은 성숙한 자본주의의 힘이었다.
 
이 무렵 인간의 탐욕은 아무런 생산 활동을 하지 못하는 ‘반짝이는 광물’이 아니라 ‘불타는 지하자원’인 석유로 옮겨졌다. 석유는 금과 다르게 꾸준히 소비되며 수요를 발생시켰다. 수요가 많아지자 생산품 가격이 올라갔다.
 
생산품이 꾸준히 소비되면 수요와 공급이 적정 수준에서 조절된다. 이런 수요공급 곡선에 의해 적정 가격이 형성되고, 다시 생산량 증가와 소비 증가가 거듭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을 말한다.
 
20세기 초 서구 열강들은 어느 나라나 식민지를 두고 있었다. 식민지는 저렴한 자원과 노동력을 지원할 수 있는 공급처이자, 생산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소비시장이었다.
 
꾸준한 소비가 자본주의를 지탱하던 시기에 식민지 쟁탈은 국가의 당연한 필수 과제였는지도 모른다. 이런 식민지 쟁탈은 세계 1차 대전을 불러일으켰다. 서구 열강들은 어떻게든 명분을 내세워 식민지 쟁탈 전쟁을 벌였고, 여기서 독일이 항복하면서 해외 식민지를 모두 포기하고 막대한 배상금을 부과받았다.
 
독일이 국내 경제를 지탱하던 식민지를 잃고 배상을 위해 화폐를 무분별하게 찍어내자 엄청난 초인플레이션이 닥쳐왔다. 살인적인 초인플레이션과 재정 파탄, 통화위기, 대량실업에 시달리다 못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독일에 나치가 등장했다.
 
나치에게는 일자리 창출과 화폐 회수가 절대적인 목표였다. 나치는 유대인을 학살해 일자리를 빼앗고 재산을 몰수했다. 이때 희생된 유대인의 수가 600만 명이고, 몰수한 재산이 1인당 6000~7000만 원 정도였다고 하니, 유대인을 탄압할수록 독일 경제가 일어서게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보면 유럽의 근현대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인플레이션의 핵심을 안다면 근로자보다는 자본가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걸어온 길을 모르고는 걸어갈 길을 알 수 없다.
 


자본주의의 구조상 임금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초월할 수는 없다. 임금을 받아 돈을 모아둔다면 틀림없이 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임금상승률이 언제나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다고 세상을 탓하지만, 자본주의의 역사를 안다면 이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역사, 문화, 경제를 비롯해 많은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후반부로 가면 자기계발 영역까지 나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인플레이션 구조 속에서 조금이라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생산설비에 투자해야 한다. 이 중에 가장 손해를 보지 않는 투자는 바로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자신에게 많이 투자해서, 많이 읽고 많이 배워야 인플레이션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은 부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돈을 보호하는 법, 저금리 시대에 수익성 있게 투자하는 법, 위기의 노후를 현명하게 설계하는 법까지 소개한다. 지난 2000년간의 세계 경제 흐름부터 오늘날 소시민들의 가계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쳐온 인플레이션에 대한 거대하고 놀라운 통찰이 펼쳐진다.
 
인플레이션은 나라 전체를 파멸로 모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뒤바꾸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연간 인플레이션 720%를 기록한 베네수엘라의 비극, 1일 인플레이션 207%를 기록하며 15시간마다 2배씩 물가가 뛰었던 헝가리, 최악의 인플레이션에서 독일 경제를 황금기로 뒤바꾼 화폐개혁까지, 인플레이션은 소시민의 일상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해왔다.
 
인플레이션은 거대한 면도칼 위를 달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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