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 자신에 대해 자신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무엇을 하려다가도 금방 포기해버리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어차피 해봐야 소용없을 거야’라는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어떤 과제도 수행하려 들지 않습니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아이도 있지요. ‘잘 적응하지 못하고 생활하기 힘든 아이의 3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어 공부와 대인관계에서 번번이 좌절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삶의 의욕을 완전히 잃은 아이들입니다.
처음 인지 기능 트레이닝을 시도했을 때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해봤자 아무 소용없어요.”, “똑똑해져봤자 뭐가 얼마나 달라지겠어요?”, “하기 싫어요.”라고 말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보이는 시큰둥한 반응과 마지못해 임하는 소극적 태도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까닭은 인지 기능 트레이닝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몇 주간 반복된 트레이닝에 드디어 변화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그날 저는 불평하던 아이에게 저 대신 앞에서 문제를 내고 가르치는 역할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아이 자리에 앉아 ‘네가 언제나 잘난 듯 불평을 쏟아냈지만 막상 앞에 서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아이는 이제까지 태도와 다르게 기쁜 얼굴로 앞에서 문제를 똑똑하게 읽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다른 소년에게 문제의 답을 맞추도록 유도했지요. 문제를 맞힌 아이도 평소와 다르게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그 후에도 놀라운 일은 계속되었습니다. 선생님 역할로 앞에선 아이가 아무렇게나 대충 문제를 내면 “다음은 제가 해볼게요!”, “저도 가르쳐볼래요!”라고 말하며 서로 앞다투어 나섰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즐겁고 진지하게 인지 기능 트레이닝에 참여했지요. 끝날 시간이 되자 “어, 벌써 끝났어요? 좀 더 하면 안 될까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활기차게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아이들은 이제까지 “이런 것도 몰라?”, “넌 할 줄 아는 게 뭐니?”라는 말을 수백 번 넘게 계속 들어왔습니다. 이에 ‘나도 가르쳐보고 싶다’, ‘남들에게 존경을 받고 싶다’, ‘문제를 맞히고 싶다’라는 강렬한 욕구가 생겼던 것입니다. 또한 인지 기능 트레이닝 외의 다양한 분야에도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공부하기 싫어서 바로 직업을 찾아 일할 거라던 아이들이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 “대학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이 아이들이 그동안 보인 ‘할 의욕이 없음’은 성격도 나태함도 아닌 지원과 지지, 교육과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아이들의 적성을 알아채고 그에 맞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아이가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끌어내는 것이지요. 아이의 의욕이나 도전하려는 마음은 가르치는 측(지원자)의 의욕과도 연결되어 있게 됩니다. 이것은 ‘반주자(伴走者)’라는 내용으로, 반주자는 마라톤에서 함께 달려주는 사람으로 인생을 함께 달리며 아이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사람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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