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어지럼증과 운동-어지러울수록 운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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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쉬고 싶은 본성을 거슬러 운동을 하고 나면 날아갈 듯 가뿐한 기분을 경험해 보셨지요? 이때의 좋은 느낌은 TV를 보며 군것질을 하는 것과 상대도 안 될 만큼 강력합니다. 귀찮음, 미루기, 게으름이라는 높은 진입 장벽을 이겨내고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하고 난 뒤의 상쾌함은 안 해본 사람은 알 수 없는 느낌입니다.

오랫동안 운동은 신체적 기능에만 도움이 된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연구들은 운동이 여러 측면에서 뇌 건강과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운동은 학습 기능과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관자놀이 안쪽에 위치한 해마는 기억과 학습 기능을 수행하는데, 운동은 해마에 있는 신경세포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두엽 기능을 자극하여 사고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숨이 차고 땀이 나도록 달리거나 맨손체조를 할 때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정신이 맑아지고 시야가 또렷해지며 뇌의 혈액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운동의 장점이자 매력입니다. 또 운동은 우울이나 불안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심인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도 운동으로 많이 완화할 수 있죠. 여기에 혈압을 낮추고 비만을 억제하며 당뇨를 조절해서 여러 혈관계 합병증의 위험을 낮춰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운동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지러워서 걷기도 힘든데 무슨 운동이냐!”

맞는 말입니다. 어지럼증 환자들은 운동을 어려워하고 피하려 합니다. 움직이면 더 어지러운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지럼증을 극복하는 데 운동은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달리고 뛰는 것만 운동이 아닙니다. 어지러우면 어지러운 대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습니다. 급성기의 심한 어지럼증을 제외하고는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은 어지럼증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균형장애로 운동 중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심한 어지럼증이 회복될 때까지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스쿠버나 스키, 등산, 수영처럼 몸의 균형을 놓칠때 위험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운동은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대신 테니스나 배드민턴, 탁구처럼 회전하는 자세가 많은 운동은 어지럼증을 개선하고 균형감각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움직이는 것조차 전혀 할 수 없는 정도로 심하게 어지럽다면 운동은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운동을 할지, 어떤 운동을 피할지 스스로 결정하지 말고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여 지금 내 상황과 증세의 심각성, 체력과 근력, 주변 환경까지 감안하여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일반적인 운동이 어려울 만큼 균형장애가 심하다면, 균형재활 운동을 통해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