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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어지럼증 완치설명서>

06. 어지럼증과 음식-어지럼증에 좋은 음식은 따로 없다.

by BOOKCAST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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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라는 뉴스에 사람들은 관심을 보입니다. 그런데 건강 정보가 시시때때로 다릅니다. 예를 들면, 어느날은 ‘○○대학의 연구 결과 커피는 몸에 이롭다. 심장에 좋고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라는 뉴스를 접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연구팀의 연구 결과 커피는 몸에 해롭다. 두통을 일으키고 혈압을 악화시킨다’라는 정반대의 뉴스를 듣게 됩니다. 이렇게 ‘어떤 음식이 좋다, 나쁘다’라는 뉴스는 종종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음식의 효능에 대한 뉴스의 유통기한은 시리얼의 유통기한보다 짧다”는 조소 섞인 말이 있을 정도지요.

어떤 원인의 어지럼증으로 진단되든 환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럼 뭘 먹어야 어지럼증이 좋아질까요?”

어떤 분은 여기저기서 받아 적은 식품 리스트를 가지고 와서는 “여기서 뭘 먹어야 할지 콕 집어 주세요”라고 재촉하기도 합니다. “어디서 보신 거예요?”라고 물으면 유튜브에서 봤다고 합니다. 정말 잠깐만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러이러한 음식이 어지럼증에 좋다’는 식의 정보들이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콘텐츠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무겁고 불편합니다.

환자들의 마음은 알 것 같습니다. 몸이 허하고 어지러우니 뭔가 잘 먹어서 빨리 회복해야겠다는 마음이죠. 십분 이해하고도 남지만, 사실 어지럼증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튜브 영상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어지럼증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으로 분류하는 이분법식 접근은 옳지 않습니다. 어지럼증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어떤 어지럼증에는 좋은 음식이 다른 어지럼증에는 악영향을 주기도합니다.

저에게 어지럼증에 좋은 음식을 말해 달라고 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물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세요”라는 조언조차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물도 어떤 경우에는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장이나 신장 기능이 좋지 않다면 과다한 수분 섭취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을 포함해 어지럼증에 좋다고 하는 특정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환자에게도 위험하고 상식에도 어긋납니다. 어지럼증에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는 어지럼증의 원인에 따라, 또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주의해야 할 음식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물과 어지럼증

수분이 부족한 탈수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어지럼증이 악화됩니다. 기저질환으로 심부전증(심장)이나 신부전증(콩팥)을 앓는 분들이 아니라면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어지럼증이 악화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뇌졸중 환자가 탈수 상태가 되면 혈액의 점도가 올라가 그만큼 혈관 내 혈전이 만들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탈수로 인해 혈액량이 부족해지면 뇌의 허혈성 변화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전정편두통을 앓거나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으로 고생하는 환자 또한 탈수 상태에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메니에르병을 앓는 환자에게도꾸준한 물 섭취는 중요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항이뇨 호르몬의 양이 늘어 내림프수종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금과 어지럼증

소금은 어지럼증에 좋은 음식일까요, 나쁜 음식일까요? 답은 ‘어지럼증의 원인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에서 오는 어지럼증은 소금의 섭취를 늘리면 도움이 됩니다. 반면 메니에르병은 짠 음식이 어지럼증의 직접적인 악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한식에는 국, 찌개, 소금에 절인 음식 등이 많아 나트륨 함량이 높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의 염분 섭취는 하루 15~20g으로 세계보건기구의 일반적인 권장량의 2배를 넘기 때문에 한식을 즐기면서 저염식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소금의 섭취가 도움이 된다고 해서 기립성 저혈압 환자가 소금 섭취를 늘린다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뇌졸중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도 과량의 소금 섭취는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습관을 고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세심하게 신경 쓴다면 매일의 식사에서 염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평소 찌개나 탕을 먹을때 건더기만 건져 먹고 국물은 가능하면 먹지 않기, 음식을 간장이나 고추장, 쌈장 같은 소스에 찍어 먹지 않기, 젓갈이나 장아찌 같은 염장 식품을 가급적 피하기,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먹어서 체내 나트륨 배출을 활성화하기, 가능하면 음식의 조리 단계를 줄이기(같은 음식이어도 생으로 먹거나 조리 단계를 줄여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음), 소금 대신 후추, 고춧가루 같은 향신료 이용하기등의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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