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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어지럼증 완치설명서>

04. 어린이의 어지럼증-꾀병으로 넘기지 마세요

by BOOKCAST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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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기는 보살핌 없이는 단 한 시간도 생존할 수 없습니다. 숨을 쉬고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만큼 연약합니다. 집중적인 보살핌을 받은 이후 1년이 지나야 겨우 걷고, 2년이 지나야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며, 이후에도 긴 시간 동안 양육자의 돌봄을 받아야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 독립은 더욱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어떤가요? 방금 태어난 송아지는 몇 시간만 지나면 혼자서 일어서고 돌고래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헤엄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동물들은 인간처럼 오랜 시간 보살핌과 교육을 받지 않아도 빠르게 자립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 비밀은 뇌에 있습니다. 성장이 빠른 동물들은 이미 뇌에 많은 것이 결정된 채로 태어납니다. 즉 미리 신경 회로가 다 만들어져 태어나 많은 훈련을 거치지 않아도 정해진 신경 회로에 따라 즉시 작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반면에 인간은 충분한 수의 뇌 신경세포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 회로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신생아의 신경 회로는 숨쉬기, 울기, 빨기, 응시하기 정도의 기본 기능 정도가 고작입니다.
 
이런 차이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동물은 이미 형성된 신경연결망 덕분에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달리고 헤엄칠 수 있지만 이런 고정된 신경망은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 대강의 방향성만 가지고 태어난 인간은 다양한 환경에 자기를 맞추면서 신경 연결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즉 태어난 곳의 환경에 자기를 맞추면서 성장하는 인간과 맞추어진 상태로 태어난 동물 간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인간은 어떤 환경(북극에서 적도까지)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 만들었고 동물은 서식지를 벗어나서는 생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린이 어지럼증의 특징
 
어지럼증은 나이에 따라서 발현되는 양상과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10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서 빈번히 일어나는 어지럼증은 빈혈 때문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성장기에 경미한 빈혈이 있을 수는 있으나 어지럼증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우리 애는 차를 안 타도 멀미를 한다’라며 어린이의 어지럼증을 멀미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멀미는 균형신경계가 미성숙한 어린이에게 흔하지만, 차를 타지 않아도 멀미를 한다는 것은 멀미가 아니라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따로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린이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어린이 자신의 증상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 입장에서 아이의 어지럼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유아들은 ‘어지럽다’라는 말의 의미를 전혀 다르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두통이나 기운이 떨어지는 느낌도 모두 어지럽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를 부모님이 대신 의사에게 전달하면서 의미가 왜곡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을 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 놀다가 갑자기 울거나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보채거나 엄마에게 매달리는 등 다양한 행동으로 어지럼증의 불편함을 표출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호자나 의사가 아이의 어지럼증을 쉽게 간파하지 못해서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 뒤늦게 상황을 인지하기도 합니다. 늦은 진단은 고스란히 문제로 남게 됩니다. 특히 청력 손실이 같이 진행되면 집중력 저하, 인지 발달 장애, 행동 장애 유발 등 영구적인 학습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자녀가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기 싫어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하고 아이를 다그치면 아이가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있어서 병은 더 악화되고 말죠.
 


실제로 통계에 의하면, 어린이의 5〜15% 정도가 한 번 이상의 어지럼증을 겪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비록 어린이가 성인보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낮지만, 실제로 전문가들은 통계로 잡히지 않는 어린이 어지럼증 사례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대화 능력과 표현 능력의 부족으로 어린이 어지럼증이 그간 간과되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어지럼증의 유형
 
어린이 어지럼증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성인과는 양상도 다소 다릅니다. 어린이들은 성인에게 흔한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중추신경계 외상이나 감염, 종양, 전정편두통, 정신과 질환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간혹 소아 뇌종양 등의 질환이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지럼증을 가벼이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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