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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선택과 결정은 타이밍이다>

01. 인류 최대의 난제,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by BOOKCAST 2022.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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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사에 입사한 지 일주일, 목요일 아침에 출근하니 갑자기​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오늘은 회식해야지. 입사 축하 회식이니 메뉴는 최훈 인턴이 골라. 알겠지? 퇴근할 때까지 생각해놔.”

‘올 게 왔구나.’
언제나 이런 상황에서 나는 자동으로 몸이 굳어진다.

‘메뉴를 고르라고? 뭘로 하지? 내가 좋아하는 걸 말해도 되나? 아니면 보통 회식을 많이 하는 삼겹살집에 가자고 해야 하나? 팀장님은 뭘 좋아하시지? 메뉴를 골라야 해. 메뉴를 골라야 해…….’
나는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다가온 퇴근 시간.

“뭐 먹을지 정했어?”

“저…….”

“먹고 싶은 것 없어?”

“음…… 생각을 해봤는데요…….”

팀장님은 내 대답을 기다리기가 답답했는지 바로 말씀하셨다.
“그냥 가던 데로 갈까.”

결국 늘 그랬듯이 나는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하고 팀장님을 따라 자주 가던 식당으로 갔다.

중국집이었다. 회식 메뉴를 고르지 못한 데 대한 후회도 잠시, 자리에 앉자마자 개인 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짬뽕과 짜장면이 서로 자기를 선택해달라고 소리쳤다.
‘뭘 먹어야 하지? 짬뽕을 시킬까? 짜장면을 시킬까?’

 


선택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팀원들 모두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를 거침없이 골랐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모두 나만 바라보며 내가 뭘 고를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자 마음이 초조했다. 짬뽕이 먹고 싶다고 말만 하면 되는데 나는 짜장면과 짬뽕 중에 하나를 고르지 못하고 결국 먹고 싶지도 않은 볶음밥을 주문하고 말았다. 역시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원치 않은 선택으로 또 후회를 하고야 말 거라는 예상 말이다.

메뉴를 고르는 간단한 상황인데, 이것이 내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짬뽕이라는 두 글자가 왜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걸까? 먹고 싶지도 않은 볶음밥을 먹으면서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이럴까?’ 자책만 하고 있었다. 짬뽕을 고른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먹고 싶은 메뉴 하나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초코우유 먹을래, 딸기우유 먹을래?’라고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초코우유!”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나처럼 무엇을 선택하라고 하면 일단 그 단어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도 있다. 심한 경우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거나 손이 떨리기도 하고 뇌의 움직임이 멈춘 것처럼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선택의 순간, 누군가 다그치거나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그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왜 이렇게 속수무책이 되는가? 왜 누구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고, 누구는 심장부터 뛰기 시작하는가? 이런 선택과 결정의 어려움은 과연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선택’은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는다”는 의미이고, ‘결정’은 “행동이나 태도를 분명하게 정한다”는 의미라고 되어 있다.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고르는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짬뽕을 선택하고 그것을 먹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하나의 과정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단어에서 사람들이 잊고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선택과 결정의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짜장면을 선택하든 짬뽕을 선택하든, 초코우유를 선택하든 딸기우유를 선택하든 주체는 나다. 나를 포함해 늘 모든 선택 앞에서 주저했던 사람들은 아마 비슷한 이유였을 것이다. 나는 상관없으니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면 좋겠고, 나의 선택으로 인해 분란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나보다는 타인의 눈치를 많이 봤을 것이다. ‘내’가 빠진 선택과 결정을 계속함으로써 자신에게 화도 나고 지치기도 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우리는 대체 왜, 결정의 순간만 되면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리는 걸까?

그렇다면 결정을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살지 않기 위해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내 삶의 주체가 ‘남’이 아닌 ‘나’라는 주체성을 가지는 것이다. 내가 주체가 된다는 것의 핵심은 나를 아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가 어떤 것을 꺼리는지, 또 어떤 것을 기꺼이 수용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무엇인지 등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내 안에 있는 나와 직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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