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기업의 경영자 대부분은 능력도 뛰어나고 지치지 않는 정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마치 멈추지 않는 영구 기관차처럼 기업을 이끌고 비즈니스의 바다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중요한 시기마다 결정과 행동을 한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을 쓴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이런 기업가들을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에 비유했다. 시기에 대한 그들의 판단력은 놀라울 만큼 뛰어나서, 회사의 위아래 전부가 그의 판단에 따라 전심전력을 다해 움직인다. 기업가의 시간을 알려주는 능력 때문에 그에게 큰절할 만큼 우리가 감탄하고 존경한다고 해도 사람과 기업의 진화에는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독립적 개체인 기업가가 실수를 범하지 않기란 매우 어렵다. 만약 이 사람이 시간을 알려주지 않고 대신 영원히 시간을 알려주는, 즉 그가 죽고 나서도 여전히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를 만들어준다면 더욱 감탄하지 않을까? 이 시계가 바로 기업을 장기적으로 존속하게 하는 시스템과 문화이다.

위대한 구상을 하거나 멀리 내다보는 선견지명을 갖춘 매력적인 지도자를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기업을 세우고 그 기업이 앞으로 어떤 지도자가 와도 계속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발전하도록 한다면 그 사람은 ‘시계를 만드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월트 디즈니의 가장 위대한 창작은 미키마우스나 백설공주가 아니고 디즈니랜드도 아니다. 그의 가장 위대한 창작은 디즈니가 수십 년 동안 계속 쌓고 발전시킨 IP(지적재산권)의 배후에 있는 ‘모두를 즐겁게 하라’는 경영이념이다.
샘 월튼의 가장 위대한 창조는 월마트라는 상점과 물건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하루같이 ‘매일매일 최저가’라는 소매업 이념을 지켜낸 고효율 조직이다. 이 때문에 만약 기업가가 기업 자체를 최종 창조물로 여기고 노력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런 전환은 구체적인 비즈니스 경영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아웃사이더처럼 수많은 시간을 들여 조직 설계, 시스템, 장려책을 고민해서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해 기업문화를 지속 성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한 구조는 기업문화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아주 많은 상황에서 가장 좋은 시스템은 천재 같은 지도자의 구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향해 움직이는 조직의 피드백이나 경청하는 자세를 지닌 일선 조직원의 지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충고와 간언을 널리 받아들이는 창업자는 부하 직원에게 시계를 만드는 역사적 과정에 함께 참여하라고 장려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Fedex)의 인센티브 제도를 만드는 과정은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참여해 시계를 만드는 일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페덱스 시스템의 핵심은 한밤에 모든 비행기를 같은 지점으로 모으는 것이고, 이는 화물 운송의 완전한 연결을 보장한다. 만약 전체 운영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연착이 생기면 화물을 순조롭게 고객에게 배송할 수 없다. 그런데 과거의 페덱스는 늘 일을 그르쳐 물건을 정확한 시간에 배송한 적이 없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페덱스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며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보았지만, 하루 이틀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아주 간단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물건만 다 배송하면 직원은 바로 퇴근해도 된다! 아주 작은 변화로 페덱스의 관리 목표와 직원들 장려책이 일치하게 되었고, 문제는 단숨에 해결되었다.
페덱스는 기업의 시스템과 문화를 형성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영리한 직원을 바로 발탁했고, 일선 직원들이 업무 촉진을 높이는 건의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회사는 다양한 항목의 인센티브를 만들었다. 이런 상금과 상품으로 직원들이 뛰어난 대책과 방도를 제안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우수한 기업문화를 계속 유지해나갔다. 마침내 페덱스는 전 세계 특송 업계의 제왕이 되었다.
월마트 설립자 샘 월튼이 다른 지도자들과 다른 핵심적인 차이는 그의 인간적 매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시간을 알리는 사람이 아니라 시계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데 그 차이가 있다. 샘 월튼이 20살이 되었을 때, 그의 지향점은 대략 정해졌다. 그는 일생의 대부분을 월마트를 세우고 발전시키는 데 거의 다 쓰고 자신의 지도자적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쓰지 않았다.
— 짐 콜린스(Jim Collins)
'경제·경영 > <주식 초보자도 수익을 내는 워런 버핏 투자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 역발상 투자! (1) | 2022.03.17 |
---|---|
05. 가용자금을 준비한 버핏의 놀라운 반전? (1) | 2022.03.16 |
03. 순환하는 경제 주기에 기회를 잡는 법? (1) | 2022.03.14 |
02. 복리라는 꽃에 시간이라는 물을 주어라! (2) | 2022.03.13 |
01. 주식을 산다 = 기업을 산다. (1) | 2022.03.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