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시절 같은 과에 친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는 나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전형적인 대구 남자로 와일드하고 감정과 의사 표현이 확실한 친구였다. 주변 사람들은 우리 둘을 보면 항상 얘기했다.
“너희 둘은 전혀 다른데 어떻게 친해졌냐?”
사실 나도 좀 의아했다. ‘이 친구랑 어떻게 친해졌지?’라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어쩌면 정반대의 성향에 서로 끌렸을지도 모른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친구가 부러웠다.
첫째, 그 친구는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 그 친구는 혼자 다녔다. 정확히 말하면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않았고 상황과 기분에 따라 두루두루 잘 지냈다. 어떤 무리에서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책 한 권도, 유명한 화가의 예술 작품도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취향 저격이라는 말처럼 각자의 취향과 성향에 맞으면 좋은 것이고, 자신과 맞지 않으면 부정하거나 비판할 수 있다. 유명 작가나 화가도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표현하는 것일 뿐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아등바등 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노력하지 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생각과 기준을 갖고 ‘나’를 만족시켰다면 그 이상 좋은 것은 없다.
둘째, 그 친구는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했다.
그는 군대를 전역하고 얼마 뒤 복학하지 않고 인도로 배낭여행을 갔다. 자기만의 시간과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나라면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여행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하는 것,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 ‘쌈! 마이웨이’로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고 물러선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용기 없이 불가능하다.
셋째, 그 친구는 너무 깊이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는 뭐든지 일사천리였다. 문제가 생겼을 때, 선택과 결정을 할 때 나처럼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오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술 한번 먹자”라고 하면 그날 바로 먹어야 했다. 그 자리에서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고 결정을 내린 다음 곧바로 행동했다.

하지만 나는 정반대였다. 생각과 고민은 하면 할수록 눈덩이처럼 커진다. 걱정의 꼬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길게 늘어진다. 그러면 불필요한 생각에 사로잡혀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할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선택과 결정의 상황이 온다면 최대 하루를 넘기지 말자. 하루를 넘기는 순간,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말과 생각이 나를 잠식할 것이다. 다른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오직 나를 믿고 나의 가슴속 이야기에 집중하여 빠른 결정을 내리자.
2017년 KBS에서 방영한 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자신의 신념과 능력을 믿고 주변에서 아무리 부족하다고, 능력이 없다고 평가해도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동만이는 이런 말을 한다.
“인생이 뭐 꼭 대책이 있어야 하나? 모르고 가는 맛도 있는 거지. 대비해봐야 뭐 다 뜻대로 돼? 어차피 랜덤이면 냅다 고(go)! 해보는 거지.”
아무리 준비하고 대비한다고 해도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우리는 조금이라도 덜 손해 보기 위해,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덜 피해를 주기 위해 고민하고 배려하며 참다가 스스로 지쳐버린다. 나와 같이 결정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들이다.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 말고,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하고, 너무 깊게 오래 생각하지 마라.’
나와 다른 성격의 친구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다. 이 3가지는 분명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이다. 이제 이런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의 선택과 결정이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필요 없다. 고민하고 걱정하는 시간이 길다고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선택과 결정 앞에서는 두려움이 아닌 용기가 필요하다. 이제는 우리도 당당히 ‘고(go)!’ 해보자.
1880년대 72일간의 세계 일주를 하고 여행기를 쓴 여기자이자 넬리 블라이(Nellie Bly)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코크레인(Elizabeth Cochran)은 “진심으로 원한다면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문제는 당신이 그걸 원하느냐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의 늪에서 벗어나기를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쌈 마이웨이!’ 마인드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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