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노란 양동이』를 읽고 글쓰기_소중한 보물을 잃은 아기여우의 심정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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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여우는 버려진 듯한 노란 양동이를 발견하고는 일주일 동안 기다린 다음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신이 노란 양동이의 주인이 되겠다고 결심합니다. 평소에 너무나도 갖고 싶었던 노란 양동이가 자기 것이 되기를 소망하는 아기여우의 설렘이 책 전반부 몇 줄만 읽어도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예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래야 노란 양동이가 아기여우의 것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하필이면 딱 일주일째 되는 날 아침 노란 양동이가 사라져버려요. 아기여우가 얼마나 실망할지, 얼마나 슬퍼할지 가늠이 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너무 속상합니다. 하지만 아기 여우는 의외로 의연하네요. ‘아무래도 좋아.’ ‘괜찮아.’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함께 일주일을 기다려 준 친구들을 향해 빙긋 웃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대견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안쓰러워 마음이 찡해져요.
 

책 대화 나누기

짧은 동화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나누어 볼 수 있는 책 대화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다음의 세 가지 대화를 꼭 나누어 보세요. 책 대화를 나눌 때는 엄마가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지시하는 입장이 아니라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과연 이 양동이의 주인은 누구일까?
아이의 생각을 먼저 물어봅니다. 엄마가 먼저 이야기하면 왠지 엄마가 이야기한 것이 정답인 것 같아서 아이의 발산적 사고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평소 학습지에 익숙한 아이라면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겨 더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한 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이야기하면“아, 그럴 수도 있겠네. 엄마는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네.”라고 하면서 그 생각에 긍정적인 피드백까지만 해 줘도 되고, “아, ○○이 생각은 그렇구나. 엄마는 ○○라고 생각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이라고 하면서 엄마의 의견을 이야기해 줘도 좋습니다.
 
2. 일주일째 되는 날 양동이는 왜 갑자기 사라진 것일까?
이 또한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역시나 아이가 먼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엉뚱한 대답을 해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물어보면서 아이가 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세요. 예를 들어 “한밤중에 UFO가 와서 외계인들이 가져간 것 같아.”라고 다소 엉뚱하게 대답하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논술에서는 정답보다 중요한 것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즉 논거입니다.
 
3. 일주일째 되는 날 양동이가 없어져서 엄청 속상할 것 같은데 왜 아기여우는 “아무래도 좋아.” “괜찮아.”라고 이야기했을까?
이에 대한 실마리는 책 맨 끝에 실려 있는 저자의 말에 살짝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또한 읽은 사람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기여우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억지로 씩씩한 척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또 친구들 앞이니까 괜찮은 척하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느낀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책 대화의 핵심입니다.
 

글쓰기 수업
 
책 대화를 나누었다면 본격적으로 아이와 함께 글쓰기에 도전해 봅니다. 가장 먼저 줄거리 요약부터 해 볼 거예요. 줄거리 요약은 짧고 간결하게 할수록 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짧고 간하게 요약하는 것과 쓰다 만 것, 대충 쓰는 것은 완전히 달라요. 아이가 짧고 간결하게 요약하되, 중심 내용들을 그 안에 다 담을 수 있도록 적절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1. 줄거리 요약하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이들은 줄거리 요약을 많이 어려워하고 하기 싫어하며, 또 제대로 잘 못합니다. 그래서 우선 엄마와 함께 책의 중심 내용을 시간 순서에 맞게 재구성하는 연습부터 해 보는 게 좋아요. 엄마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서 아이가 그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 중요한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열거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2. 주인공 아기여우가 되어 일기 쓰기
이번에는 아기여우의 입장이 되어 마지막 일주일째 노란 양동이가 없어진 날의 이야기를 일기로 써 보도록 합니다. 그동안 아기여우에게 있었던 일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노란 양동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아기여우의 심정을 잘 헤아리며 써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내가 본 아기여우의 모습을 일기로 쓰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아기여우가 되어 내 입장을 일기로 써야 한다는 점이에요. 주어진 조건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은 글쓰기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기 때문에 항상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