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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

01. 우리 아이 스트레스, 없앨 수는 없어도 활용할 수는 있다?

by BOOKCAST 2022.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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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확실히 해두자. 모든 스트레스 요인에서 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도 아니다. 심지어 불안을 유발하는 환경에서 계속 보호만 받으면 아이들은 오히려 더 불안해진다. 그래서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보다 아이들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또 스트레스 내성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두뇌는 이후에 실제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을 마주해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일종의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다.

빌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일주일 내내 울었다. 학급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다른 아이들이 “선생님, 쟤 울어요”라고 말할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질 거야. 빌도 여기를 좋아하게 될 거란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시간이 지나면서 빌은 낯선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이 기술을 일반화시켜 다른 낯선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울지 않게 되었다. 선생님이 직접 나서면 아이는 스스로 상황을 처리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빌이 스스로 상황을 헤쳐나가도록 지켜본 선생님의 판단이 옳았다.

미국아동발달학회는 스트레스를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 긍정적인 스트레스 
아이가 성장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성과를 올리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아이들이 운동 시합을 준비할 때는 긴장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지만, 시합 후에는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생각해보라. 이런 스트레스는 초조함이나 흥분, 기대감이라고 불러도 좋다. 초조함은 과하지 않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돕기도 한다.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겪어본 아이들은 성과 여부의 통제권이 결국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는다. 아이들은 이런 경험에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때 인내심을 갖고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한다.

• 견딜 만한 스트레스 
극복하면서도 비교적 짧은 기간에 회복력을 키울 수 있다. 단, 지원을 아끼지 않는 어른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회복할 시간도 필요하다. 스트레스 연구소의 한 실험에서 새끼 쥐를 매일 15분씩 어미 쥐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다가, 즉 새끼 쥐에게 스트레스를 줬다가 다시 어미 쥐가 있는 곳에 돌려놓았다. 그러면 어미 쥐는 새끼 쥐를 핥아주고 털을 골라주었다. 새끼 쥐가 태어나고 첫 2주 동안 이 실험을 반복했다. 이렇게 엄마로부터 잠깐씩 떨어졌던 새끼 쥐가 성장한 후에는 엄마와 함께 우리에 남아 있던 다른 새끼들보다 훨씬 강한 회복력을 지녔다. 다 성장한 후에도 여간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이 쥐는 연구소에서 ‘느긋한 캘리포니아 쥐’라고 불렸다. 두뇌가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데 익숙해지고 곧 회복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 독성 스트레스 
주변의 도움 없이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거나 자주 반복되는 상황을 말한다. 독성 스트레스에는 폭행 장면 목격 같은 단기적인 충격도 있고, 밤낮으로 일어나는 만성적 충격도 있다. 발달적 측면에서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일에 대한 노출을 막을 수 없는 상황도 독성 스트레스이다. 위험을 미룰 수도 없고 영영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데다 도와주는 어른도 없다. 이런 경우에 아이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다고 인식한다. 누가 봐도 불길함이 예견되는 상황의 애덤뿐 아니라 겉보기에는 모자람 없어 보이는 자라도 이 상황인 것이다. 독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들은 현실 세계에 대응할 여력이 없고, 이는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 능력을 손상시킨다. 앞의 쥐 실험을 잠시 떠올려보자. 새끼 쥐가 어미 쥐에게서 떨어지는 시간을 하루에 15분이 아니라 3시간으로 두었을 때, 새끼 쥐는 어미 쥐에게 되돌아간 후에 어미 쥐와 상호작용을 하지 못했다. 3시간 동안의 스트레스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였던 것이다. 그들은 남은 생애 동안 계속해서 쉽게 스트레스 받았다.

그렇다면 독성 스트레스는 피하면서 긍정적이거나 견딜 만한 스트레스를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물론 방법은 있다. 대신 그러기 위해서는 의지할 수 있는 성인이 주위에 있어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은 뒤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며, 삶에 대한 삶의 통제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론은 간단하지만 실행은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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