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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

04. 아이가 정말 나쁜 결정을 하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잖아요.

by BOOKCAST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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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나쁜 결정을 하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잖아요.”

30세 남자가 빌의 사무실을 찾아와 고등학교 때 한 나쁜 결정이 인생을 망쳤다고 말한다면, 빌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자네에게는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훨씬 길어.”

몰리는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던 고등학생이었다.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큰 해방감을 느꼈다. 그녀는 첫 학기에 자유를 만끽하느라 형편없는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일탈은 이걸로 충분했다. 몰리는 첫 학기의 낮은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나머지 3년 반 동안 기를 쓰고 공부했다. 의과대학 입학 면접에서 그녀는 첫 학기 성적에 대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녀는 뒤늦은 사춘기였다고 말하고 최선을 다해 벼랑에서 탈출한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몰리는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인생은 결승선까지 하나의 길만 있는 경주가 아니다. 아이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저마다의 속도로 발달한다. 재기 불능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사건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잔물결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는 “여기에서 발목이 잡히면 계속 뒤처질 거야”라고 걱정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두뇌 개발은 대부분 나이를 먹으며 이루어진다. 종종 발목을 잡힌다고 해도 부모가 그들이 함정에서 빠져나오도록 잘 도와만 준다면 오히려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아이를 신뢰해야 하는 이유


언제나 무엇이 최선인지 알 수는 없다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지만, 부모가 아이의 최선을 알기란 정말 어렵다.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완벽한 실패가 뜻밖의 축복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성공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고, 때로는 길을 잃은 뒤에야 옳은 길을 찾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모들은 아이의 재능이나 관심사도 모르면서 아이가 연극 동아리보다 축구 동아리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제 발등을 찍는 일인 줄도 모르고 곧잘 아이 대신 이런 결정을 내린다. 겸손해 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배 아파 낳은 자식의 일이라도 무엇이 옳은지 모를 때가 더 많은 법이다.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 몇 달간 네드는 휴학을 생각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았다. 겨우 1년을 보낸 네드는 또다시 휴학하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부모님도 허락을 해주셨다. 그 한 해간 그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모든 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훨씬 나아진 상태로 대학에 돌아갈 수 있었다.

휴학하는 동안 그는 아카펠라 동아리에 가입했고 지금까지도 그때의 동료 몇몇과 노래를 하고 있다. 가장 큰 사건은 3학년 때부터 지금의 아내인 바네사와 사귀기 시작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갖게 만든 사람도 그녀였다는 점이다. 한 해 동안 휴학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 책도 쓰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의 근사한 자식들도 없었을 것이다.

뜻밖의 행운은 훌륭한 삶의 원천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 가끔은 행운을 믿어보자.


아이들은 충분히 유능하다

30년 전, 한 연구에서 9세에서 21세에 이르는 청소년들의 의사 결정 능력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에게 정말 민감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를 질문했다. 가족과 말을 하지 않거나 몇 주간 방에서 나오지 않는 소년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4세의 결정은 18, 21세의 결정과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은 대부분 전문가가 추천하는 방법과도 비슷했다. 흥미롭게도 9세의 절반도 그 방법을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의사 결정에서 14세, 18세, 21세 학생들은 거의 동일한 점수를 받았고 9세 학생들의 점수는 그보다 약간 낮았을 뿐이다. 우리는 이 결과가 9세 어린이들이 뛰어난 의사 결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점수가 약간 뒤처진 것이 지식의 부족 때문이지 판단력의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사이콜로지 투데이〉의 편집장이었던 로버트 엡스타인은 청소년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많은 글을 썼다. 그는 동료 다이앤 뒤마와 함께 ‘성숙도 테스트’를 개발했다. 이 테스트는 사랑, 리더십, 대인 기술, 책임 이행 등에 대해 질문하는데, 10대도 성인만큼이나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엡스타인은 미국에서는 청소년이 책임감 있는 결정 능력이 없는 것처럼 대하며 그들을 어린애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고한다. 10대의 충동적인 선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문제는 그들 역시 정보를 바탕으로 건전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14~15세에 이르면 판단력이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대부분의 인지력은 청소년기에 이미 성인 수준에 도달한다.


좋은 의사 결정에는 감성지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좋은 결정에는 지식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 버럭, 슬픔, 까칠, 소심이는 소녀의 두뇌 속에서 제어판을 공유하고 있다. 영화는 감정이 생각과 의사 결정, 행동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감정의 인도 없이는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이익인지 해로운지 판단할 수 없다. 감정 중추가 손상된 사람들은 외식을 할지 말지 같은 간단한 결정도 하지 못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이 충동적, 감정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는 말이 아니다. 정보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타인의 욕구와 바람을 고려하려면 시기, 죄책감, 연민, 감탄 같은 감정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분노, 시기, 분개, 혐오 같은 감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아이들의 부정적 감정은 부모가 통제할 수 없다. 무서운 영화를 보고 아이들이 두려워할때, 아이의 반응은 실제적이며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가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는 단지 영화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도울 수 있을 뿐이다. 아이가 어떤 일에 배신감을 느낀다면 우리는 그 배신감을 없앨 수 없다. 아이가 진솔하게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나에게 옳은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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