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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수험서/<어쩌다 직업상담사>

01. 입직 전 교육은 도로연수다.

by BOOKCAST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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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실기시험 최종 합격자는 7,200명 정도였다. 1년에 시험이 세 번 있었으니 한 회에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이 2,000명이 훌쩍 넘었다는 얘기다. 이미 포화된 시장이다.

시험 응시에 제한이 없는 자격증이라 합격자가 많은 것인데, 그러다 보니 변별력이 없다. 솔직히 이런 자격증 하나로 고용 안정 보장까지 바라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 자체로 전문성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자격증 하나만으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

운전면허증을 땄다고 차를 바로 몰 수 없는 것처럼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현장에서 일이 저절로 되진 않는다. 많진 않지만 직업상담 실무교육을 하는 곳이 있으므로 시간이 된다면 입직 전에 찾아서 듣기를 추천한다. 특히 나처럼 독학을 한 경우라면 미리 현장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 실무교육이 필요하다. 직업상담사를 하려는 사람들을 미리 만나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진행하고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교육을 들었다. 교육비를 여가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무료다. 성실함을 담보(?)하려고 10만 원을 내는데 수료하면 5만 원, 취업하면 나머지 5만 원을 돌려준다.

우리 기수는 수강생이 10여 명 정도였고, 저마다 상황도 각기 달랐다. 전업주부였던 사람, 원래는 사회복지사를 하려고 했는데 직업상담사 업무도 배우려고 온 사람, 갓 대학 졸업한 새내기, 헤드헌팅 경력자, 학원에서 고등학생을 가르치던 강사, 공무원시험 준비하다 온 주부 등등. 나이대는 20~50대까지로 그중 40대가 가장 많았다. 공통점은 모두 여성이라는 것 뿐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 학력, 사는 지역, 소득수준도 모두 달랐다. 수강생에 따라 적합한 대상자와 기관도 달라 보였다.

저 사람은 중장년층 상담자가 맞을 것 같고, 저 사람은 직업훈련기관에서 일을 잘할 것 같고, 저 사람은.’

과연 이 일이 맞을까 우려되는 사람도 물론 있었다. 그때 알았다. 참여자도 제각각이겠지만 상담자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하겠구나.

그때 만난 수강생들 대부분은 앞서 그 센터에서 과정형 교육을 수강한 동기들이라 서로 친했다. 그러면서 직업상담사 자격 취득을 위한 훈련으로 과정평가형, 검정형이 있다는 것도 알았는데 그들은 독학으로 공부한 나를 신기하고 대단하게 생각했다. 참고로 과정평가형이든, 검정형이든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차이가 없다.

두 달 동안 매일 열심히 출석했고 이런저런 정보도 얻었다. 사실 취업을 어디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종강 즈음이 되자 그곳에서 취업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강생들끼리도 서로 어디로 입직할지 이야기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업은 강사별로 만족도 차이는 있었지만 커리큘럼은 괜찮은 편이었다. 나중에 내가 하게 된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교육내용과 연결성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조화되어 조금 허무했다. 하지만 배운 것이 어디 가겠는가.

강사님마다 직업상담 쪽 경력이 달라 그에 따라 직업상담에 대한 가치관과 시각도 달랐다. 개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육과정 초반쯤에 어떤 강사님이 오셨다. 현장 중심의 실무를 오래 하셨고 무엇보다 실적이 좋은 분이었다.

직업상담은 뭐다? 알선이에요. 아시겠죠? 직업상담은? 따라해 보세요. 알선!!”

싫었다. 우선 알선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이 들었다. 살면서 내가 생각하는 알선은 중매, 주선, 결혼정보회사를 연상하게 하는 단어였다. 나는 중매쟁이도 아닌데 알선? 그리고 취업알선, 이런 건 직업소개소에서 하는 말 아냐?
반면 어떤 강사님은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우리가 일자리를 주머니에 잔뜩 가지고 있다가 구직자가 오면 딱 꺼내서 여기 있소 하는 게 아니에요.”

코칭 중심의, 직업상담의 이상적인 방향성을 알려주는 강사님이었다. 좋았다. 내용보다 강사님의 소통방식에 매료되었고 그 수업을 흥미 있게 들은 기억이 난다.
교육이 끝나고 얼마 후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나는 면접관으로부터 답정너식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직업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요?”

나는 알선!!”이라고 대답했다.

공감? 경청? 구직자의 성장을 도움? 전문성?’ 찰나에 가까운 시간, 나는 고민을 끝내고 거의 본능적으로 대답을 했다. 이것 때문이었을까? 나는 최종 합격했다.

[TIP] 실무교육 받을 수 있는 곳
 
각 지역의 여성발전센터, 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에서는 현장실무를 위한 교육을 준비해 두고 있다. 수시로 홈페이지나 HRD-net을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고, 직업상담사 관련 카페 등에서도 실무교육과 관련한 홍보글이 올라온다.
이 밖에 온라인경력개발센터 꿈날개, 여성워크넷 사이트도 참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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