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상담사의 참여자가 여자 친구에게 직업상담사를 해보라고 권했단다. 그 얘기를 전해주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헛웃음이 났다. 그 말은 이 일이 ‘편해 보인다’, ‘좋아 보인다’라는 의미 아닐까.
실상은 전혀 편하지 않다.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우아한 백조처럼 물 밑에서 발이 안 보이도록 동동거리고 있다. 참여자에게는 편안한 상담을 진행해야 하니 편하고 좋아 ‘보일’ 것이다. 그들이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 손이 안 보이도록 입력을 해대는 우리 모습은 ‘보이지 않을’ 테니 말이다.
직업상담사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직업이다.
우리 이렇게 얘기하지 않는가? 다른 직업은 몰라도 의사는, 교사는 인성 보고 뽑아야 한다고. 이 말은 단지 ‘돈벌이’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고, 사람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업상담사는 사람의 가치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 ‘일’이 차지하고 있다. ‘일’을 매개로 하는 우리 직업 특성상 경우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근 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역량을 키워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 월급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사람은 이 일을 계속하기 힘들 것이다.
이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지만 참여자가 고맙다고 직접 기른 채소를 주실 때, 취업했다고 비타500 한 박스 사 올 때, 챙겨줄 때마다 감사하다고 카톡 보내줄 때,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된다.
《보랏빛 소가 온다》의 작가 세스 고딘은 《더 프랙티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힘든 일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일은 소명이 된다. 과정을 믿어야만 비로소 열정이 생긴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건 아마추어들을 위한 말이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라는 건 프로가 외우는 주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 ‘하기 싫은 일은 안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좋아하는 일에도 힘든 부분은 반드시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힘듦이 아깝지 않고 어려움을 뛰어넘어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지식, 경험, 재능을 활용하고 잠재력을 살리는 것은 최고의 행복감을 안겨준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나도 성장하기 때문에 상대방과 내 인생이 다 좋아진다. 단 남의 행복을 위해 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업상담사들이 행복하게 일을 해야 하는 이유다.
나도, 참여자도 같이 행복해져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했을 때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 아리스토텔레스
비카스 샤의 책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에서 저자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쓴 조던 피터슨에게 던졌다. 조던 피터슨은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만일 이 세상의 문제들, 즉 자신과 가족을 비롯해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라고요.”
직업상담사 일을 하는 동안 우리는 최소한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취업·수험서 > <어쩌다 직업상담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 취업에 진심이니 구직촉진수당에 진심이니 (0) | 2022.04.11 |
---|---|
02. 2주 교육 후 사지로 (2) | 2022.04.11 |
01. 입직 전 교육은 도로연수다. (1) | 2022.04.06 |
00. <어쩌다 직업상담사> 연재 예고 (1) | 2022.04.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