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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읽으면 살 빠지는 이상한 책>

07. 난 물만 마셔도 살쪄

by BOOKCAST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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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탁탁탁탁탁그녀의 눈은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지만손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마우스 옆에는 각종 캐러멜과 젤리가 한 주먹 놓여있어 입과 키보드를 왔다 갔다 하느라 손이 더 바쁘다그 와중에 그녀의 눈은 모니터를 떠나지 않는다어느새 캐러멜과 젤리가 바닥을 보이고 키보드 소리만 요란하다.

2시간 후 점심시간팀장님의 식사하자는 말이 들리자마자 벌떡 일어나 옆자리의 입사 동기를 재촉한다.

나 아침 안 먹고 와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어얼른 가자!

 


 

그녀의 고민은 ‘왜 살이 빠지지 않을까?’다. 그녀가 말하길, 하루에 2시간씩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사량도 조절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일상을 잠깐 살펴본 우리는 문제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 그녀의 문제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먹고 먹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러니 스스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사실 그녀의 간식 타임은 보통의 여성보다 2배 많았다. 지금부터 이 문제를 좀 살펴보기로 하자. 혹시 3일 전에 먹은 점심 메뉴를 기억하는가? 어제 언제 간식 타임을 가졌고 그때 어떤 종류의 간식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기억하는가?

아마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엄밀히 말해 이건 기억력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본래 먹은 음식에 대한 망각 기능이 있다. 이미 먹었고 아무 탈이 없었으니 ‘먹었다’라는 정보는 더는 생존과 관련된 중요 정보가 아니다. 그래서 뇌는 기억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중요한 정보가 아니니까. 물론 사연 속 그녀는 좀 심하다. 자신도 객관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살펴볼 수만 있다면 충분히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어쩌면 당신이 살이 빠지지 않거나 살이 찌는 이유는 살찌는 체질 때문이 아니라, 그녀처럼 먹은 음식에 대한 망각 기능이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혹시 모를 이런 심각한 사태를 벗어나는 길은 로미오와 만난 시간을 기록해보는 거다. 어디든 좋다. 그저 먹을 때마다 언제, 무엇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로미오 타임 스케줄을 기록해보라. 기록은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으니 당신이 언제, 무엇을, 얼마만큼 먹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단 며칠이라도 혹은 일주일이라도 기록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나의 일상을, 내가 살찌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깨닫게 될지 모른다. 간식의 횟수를 줄이거나 평소보다 조금 더 먹은 날이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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