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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공학/<알고나면 쉬워지는 해부학 이야기>

08. 손금에 따라 인생도 달라질까?

by BOOKCAST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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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을 미리 알 수는 없지만 관상, 수상, 족상, 사주팔자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보기도 한다. 사주팔자의 사주는 생년, 생월, 생일, 생시 이렇게 네 개의 기둥을 뜻하고 이것이 8글자라서 팔자라고 하여 사주팔자라 한다. 관상은 얼굴을, 수상은 손금을 말한다. 해부학적으로 손금은 손바닥 피부가 속에 있는 근막과 단단히 붙어 있다. 손금은 손을 움직일 때 손바닥 피부가 접힐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손을 자유롭게 쥐었다 펴는 운동을 원활하게 만든다.


손바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손금은 생명선, 지능선, 감정선이다. 사실 이 선들은 손의 근육의 움직이는 방향에 맞추어 형성되었다. 생명선은 엄지손가락을 굽히고 벌리는 근육 덩어리인 엄지두덩(thenar eminence)을 따라서 형성되어 있다. 지능선과 감정선은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를 굽히는 손허리손가락관절(metacarpophalangeal joint)을 따라서 형성되어 있다.

사실 손금은 손의 진화를 증명하는 살아 있는 화석이다. 특히 엄지와 집게손가락(검지)의 진화를 보여준다. 생명선을 형성하는 엄지두덩근 중에는 엄지맞섬근(opponens pollicis)이라는 근육이 있어 엄지는 다른 네 손가락과 각각 맞붙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다른 네 손가락끼리는 서로 맞붙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람의 엄지는 다양한 작용을 하며 강한 힘을 내며 크게 회전할 수 있다.

손의 근육: 엄지두덩근과 새끼두덩근의 구조
 

침팬지의 경우 엄지와 검지를 맞붙일 수 있지만, 엄지가 지나치게 짧고 검지는 지나치게 길어서 물건을 쉽게 잡지 못한다. 사람만큼 엄지손가락을 사용해서 물건을 안정적으로 쥘 수 있는 동물은 없으며 이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따라서 사람은 엄지와 검지가 자유로운 덕분에 도구를 쉽게 사용하며 문명의 발전을 이어올 수 있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영장류는 대부분 감정선과 지능선이 갈라지지 않고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사람의 경우, 집게손가락이 아주 높은 독립성을 가지면서 감정선과 지능선이 갈라지게 되었다. 이렇게 감정선과 지능선이 맞붙은 손금을 원숭이형 손금(simian line, 시미안 라인, 막쥔손금, 일자손금)이라고 하며 약 1% 내외에서 관찰된다. 해부학적으로는 single transverse palmar crease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이러한 원숭이형 손금이 다운증후군을 비롯한 선천성 질환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부자가 될 좋은 손금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손의 근육을 많이 움직인다면 손금도 그리고 인생도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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