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돈의 소중함을 모릅니다. 돈에 대해, 경제에 대해, 세상에 대해 무관심한 채 살아가기도 하고요. 그저 쓰는 것만 아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아예 안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가정도 여전히 많습니다. ‘돈, 돈 하며 돈을 밝히는 것은 고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남들이 그리 볼까 봐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아이들은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결국 돈을 잘 벌고 알아서 잘 모으고 잘 쓰게 될까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이들은 돈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지 못한 채 어른이 됩니다.
많은 부모가 자신들의 대에서 부를 축적해 자녀들에게 부를 물려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녀가 올바른 경제 습관과 경제적 사고력을 갖추지 못하면, 부를 물려받는다고 해도 지키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11세쯤 되면 아동 발달의 영역 중 지성 발달에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3학년까지는 지적사고 중 기억, 이해에 의존하여 사고하는 경향이 큰데, 4학년이 되면 점차 논리적인 기억능력으로 사리를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즉, 아이가 상황이나 문제를 기억하고 이해하던 수준에서, 사물과 현상의 이치를 따져 생각하는 논리적 사고 수준으로 발달합니다. 정보를 사고 체계에서 받아들이는 지적 수용 능력도 확대됩니다. 특히 관심의 범위가 ‘나’에서 친구, 그리고 나아가 나를 둘러싸는 사회로 크게 확장됩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서 경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학교에서는 발달에 맞게 경제 교육을 하고 있을까요? 한다면 어떻게 교육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부터 경제·금융 교육을 범교과 학습 주제로 정하여 강조했으며,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 교육의 여러 영역과 통합하여 지도하도록 제안합니다. 또한 소비자의 책임과 권리, 창업(기업가)정신, 복지와 세금·금융생활·지적재산권 등을 범교과 학습 주제로 삼아 합리적 경제활동을 해나가도록 안내합니다.
초등 3, 4학년 시기는 아이가 사는 동네, 학교 주변, 고장, 지역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배움의 소재가 됩니다. 교과서 내용을 아이의 생활과 연결하여 이해하면 공부에 흥미를 느낄 뿐만 아니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교 3, 4학년 자녀를 두고 있거나 앞으로 초등학교 3, 4학년이 되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를 어떻게 안내해야 할까요? 부모는 아이가 보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부모야말로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모든 경제활동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해 주고 대화해 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이의 질문에 대한 부모의 답변에 따라 아이는 세상과 사물의 이치를 알아가고 사고력이 확장됩니다.
“왜 비싼 물건을 사면 안 돼?”
“은행에서는 무슨 일을 해?”
“카드는 돈이 아닌데 어떻게 계산하는 거야?”
어느 날 아이가 묻는다면 이렇게 되물어보세요.
“네 생각에는 왜 그런 것 같아?”
자녀가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면, 그게 무엇이든 ‘이때다!’ 기회를 잡아 보세요. 별것 아닌 듯한 이 호기심을 잘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기심이 관심을 만들고,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통해 현실 세계로 한 걸음씩 안내해 주세요.
아이가 정답을 말하지 않아도 되고, 부모도 정답만 알려주려고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일상에서 원인과 결과를 연결 지어 보는 사고를 한다는 것이지요. 부모의 질문을 계기로 경제에 대한 아이의 생각이 깊어집니다. 생각이 더 크고 두터워집니다. 이 크기와 두께가 경제 초보와 고수의 차이를 만듭니다. 깊이 있는 경제적 사고력으로 남들과 똑같은 세상을 살면서도 아이는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다르게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내 아이가 굳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해도, 경제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아이가 돈에 대해 잘 알게 된다고 해서 반드시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죠. 그러나 적어도 돈을 관리할 줄 아는 아이가 됩니다. 경제의 물결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부에 관한 생각을 물려받은 이들이죠. 내 아이가 부자가 될 수 있고, 돈을 잘 이해하는 아이로 클 것이라고 믿는 부모라면 경제 교육을 시킬 것입니다. 부모의 그런 믿음 아래에서 건강한 부자도 나온다고 믿습니다.
특히 11세 이상의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어 현실로 자연스럽게 안내해 주세요. 그리고 위에서 다룬 대화와 믿음의 도구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주세요. 11세는 경제에 눈을 뜰 가장 좋은 적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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