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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부의 미래를 여는 11살 돈 공부>

05. 티끌 모아 티끌이라 생각하는 아이, 어떡하죠?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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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성공한 적이 있나요? 자신이 정한 목표 몸무게에서 14일 정도 지나면 1~2킬로그램은 대부분 감량합니다. 하지만 그다음이 참 어렵습니다. 마치 체중계에 새겨놓은 듯 수년 동안 꿈쩍도 안 하는 숫자가 정말이지 밉습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였는데도 체중은 더 내려가지 않죠. 눈 질끔 감고 뼈를 깎는 고통(?)쯤을 견뎌야 내려갈 텐데, 보통 그쯤에서 포기하고 뭣이 중헌디?’ 하며 치킨을 시켜 버리지요.

저축도 그렇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축도 다이어트처럼 한계치가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어느 금액까지는 잘 모으는 데 목표 금액이 될 때쯤이면 꼭 돈을 쓸 일이 생깁니다. 어른도 이러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아이들도 돈 쓸 일이 많습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어른에 게 돈 써야 할 이유가 있듯이 말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힘들게 돈을 벌어 본 경험이 없어서 부모에게 돈을 달라는 말을 쉽게 합니다. 고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아이들의 일기장이나 발표시간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어른이 되어 한 번쯤은 플렉스 하고 싶어요.”
 
플렉스(FLEX)’ 구부리다, 몸을 풀다라는 의미의 영어입니다. 요즘은 재력이나 귀중품 등을 과시하는 행위를 이르는 신조어로, 주로 1020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재력이나 명품 등을 과시하는 모습을 이르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요즘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아이가 보는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유튜버가 명품을 과시하거나 화려한 집에서 사는 것을 자주 접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소비가 최고의 미덕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티끌 모아 태산입니다. 인내심과 절제력을 토대로 적은 돈이라도 꾸준하게 모으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경제 습관의 기본입니다. 실제로 적은 돈이라도 긴 시간 동안 수익에 수익이 붙는 복리효과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목돈이 될 수 있습니다. 인내와 절제는 비단 경제 습관일 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태도가 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저축의 필요성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요? 어떤 동기여야 소비하고 싶은 욕망에서 저축하고 싶은 목표로 아이들을 이끌어 줄 수 있을까요?

직장인들 사이에 카페라테 효과라는 투자법이 있다고 하지요. 한 잔에 4천 원인 카페라테를 하루에 한 잔씩 아끼면 한 달에 12만 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를테면 떡볶이 효과는 어떨까요? 하교 후 습관적으로 사 먹는 떡볶이 값을 매일 아낀다면 10년 후에는 얼마가 될지 계산해 보세요. 시간의 힘은 저축 금액이 적은 우리 아이들이 믿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앞에서 제시한 떡볶이 효과처럼 아이가 습관적으로 자주 소비하는 것(떡볶이, 뽑기, 딱지, 스티커, 모바일 이모티콘, 게임 아이템 구입 등)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세요. 만약 아이가 학교 앞 문구점에서 뽑기를 매일 한다면 평균적으로 300~500원을 사용할 것입니다. 하루로 따지면 적은 돈이지만 1~6학년, 6년 동안 하교한 후 매일 문구점에 들러 뽑기를 반복한다면 190(수업일수) × 6 × 500 = 570,000원입니다. 매일 뽑기만 했을 뿐인데 태블릿PC쯤은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써버렸습니다. 지나간 세월은 되돌릴 수 없고 후회될 뿐입니다.

아이가 습관적인 소비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부터는 차곡차곡 저축하고 싶은 마음을 심어 줄 차례입니다. 하지만 혼자서 저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1만 원, 2만 원은 큰돈이 아니어서 자기 혼자 일주일에 1천 원, 2천 원 모아서 어느 세월에 목돈을 만드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함께한다면, 힘을 모은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커집니다.

아이와 부모가 공동의 저축 목표를 정하고 함께 노력해 보면 어떨까요? 부모와 자녀가 미션을 공유하여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돈 모으기 습관을 길러보는 것입니다. 가령 아이의 꿈이 운동선수라면 건강한 체력을 키우는 것이 작은 목표일 것입니다. 건강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아이와 상의하여 배우고 싶은 운동 종목을 선택해 보세요. 만약 수영을 배우고 싶다면 방학 특강으로 나온 수영 강습을 받는 데 필요한 예산을 따져 봅니다. 수영 수업에 필요한 도구와 준비물 구매비, 수영 강습비, 수영 강습 기간을 알아보고 총예산이 얼마인지 알아봅니다.

그렇다면 비용이 대략 나옵니다. 한 달에 얼마씩 모아야 목표한 기간에 수영을 등록할 수 있는지 계산해 봅니다. 만약 레슨 비용 마련까지 어렵다면 수영 수업에 필요한 도구와 준비물 구입 비용을 목표로 두고 저금통을 만들면 되지요. 그 비용 마련을 위해 엄마는 일주일에 세 번 마시던 커피를 한 번으로 줄이고 두 번은 저축하기를 제안합니다. 아빠는 일주일에 두 번 먹던 야식을 한 달에 한 번만 먹고 일곱 번의 야식 비용을 저축하기로 협조합니다. 아이는 일주일에 세 번 먹던 1,000원짜리 떡볶이를 한 번만 먹고 두 번은 저축하기로 합의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저축하면 아이는 힘이 나고 의욕이 생깁니다. 나 혼자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도 나처럼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나의 미래를 위해 투자(저축)한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나를 지지하고 나의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레 저축을 위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불필요한 소비 습관을 줄이는 훈련을 온 가족이 함께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푼돈이라도 여러 명이 함께 힘을 합쳐 저축하면 목돈이 된다는 것과, 푼돈이라도 모으는 과정을 오랫동안 유지한다면, 게다가 함께 모은다면 큰 목돈이 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 돈으로 목표했던 수영 강습을 받으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겠죠. 이렇게 저축의 과정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아이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저축 습관이 생깁니다. 어른이 되어 더 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저력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이 나의 꿈을 지지하고 함께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의 자존감도 높아집니다.

목돈 마련을 위해 함께 저축하는 연습을 해왔다면 아이 미래의 종잣돈 마련을 위해서도 함께 저축해 볼 수 있습니다. 방식은 같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상의하여 먼 미래에 필요한 비용을 함께 마련해 나가는 것입니다. 아이가 20세 이후에 독립한다면 창업 비용, 학자금 마련, 결혼 비용, 내 집 마련 등 묵직한 비용이 들어갈 일이 생깁니다. 아이가 30세가 될 때까지 함께 저축한다면, 아이가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에 필요한 종잣돈을 꽤 든든하게 마련할 수 있습니다.

작은 것이 모여야 큰 것이 됩니다. 티끌을 모은다고 절대 티끌로 흩어지지 않습니다. 돈을 모으는 방법을 실천하는 사람이 종잣돈을 모을 수 있고, 투자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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