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 함께 생활하기를 10년. 그동안 다양한 유형의 아이들을 만나며 일종의 통계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공통된 불변의 법칙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책상 정리를 잘하는 아이는 공부 습관도 잘 잡혀 있다.
정리 정돈을 잘하는 모든 아이가 공부를 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습니다. 이러한 아이는 등교하자마자 그날 공부할 연필을 잘 깎아 두고, 주간학습안내와 일일시간표를 확인한 뒤 책상 서랍의 공간을 나누어 책과 공책으로 책상 서랍을 차곡차곡 채웁니다. 그렇게 차분히 아침을 준비한 뒤 10분 동안 고요히 독서 시간을 갖습니다. 연간 수업일수 190일, 190번 매일 반복한 이 행동이 공부 저력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좋은 습관이 공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 자유를 갖는 데 있어 습관은 핵심입니다. 우리는 종종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더 많은 것을 주려고 욕심을 부립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학급 운영에 이것이 좋다고 하면 이것을 넣고, 저것이 좋다고 하면 저것도 적용해 보려 합니다.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았지만 한 해가 끝날 무렵에는 뭔가 허전함이 남습니다. 왜 그럴까요? 분명 열심히 했는데 말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제가 내린 답은 이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단 한 가지 메시지만 전달하자.”
험난한 세상에서 돈 걱정 없이 자녀를 키우고 싶은, 똑 부러지는 경제 감각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학부모님에게도 한 가지 메시지만 전달하고 싶습니다. 경제적 자유의 시작과 끝은 ‘습관’입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것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제 습관을 길러야 할까요?
첫째, 경제에 대한 ‘관심 습관’을 기릅니다.
경제에 관한 관심은 세상에 관한 관심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경제공부는 세상 공부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도,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를 때도, 오늘 저녁 식사를 배달로 할 것인지 외식으로 할 것인지 어떤 음식점을 고를지 선택할 때도 모두 기회비용을 따집니다. 아이가 초등생이 되어 숫자의 단위와 돈에 대한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일상에서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아이에게 선택의 주도권을 넘겨 봅니다.
너는 어떤 것이 더 나은 것 같아?
그 선택을 한 이유를 말해 줄래?
둘째, 쓰는 것보다 모으는 ‘행동 습관’을 기릅니다.
아이의 용돈은 아이가 관리해야 합니다. 적은 돈이라도 아이가 주도적으로 관리해 보아야 나중에 큰 자산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 혹은 한 달 단위로 용돈을 주고 있다면 매일 얼마나 썼는지, 얼마를 받았는지 기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일정한 날에 모아서 정산합니다. 아이가 직접 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얼마를 받았는데 현재 얼마가 남았는지를 보는 것이지요.
남은 용돈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이와 상의한 후 결정합니다. 용돈을 쓰고 싶은 만큼 다 써보기도 하고, 사고 싶은 것을 위해 참아보며 인내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용돈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경험으로 삼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혹여나 쓸데없는 것에 돈을 다 써버릴까 하는 노파심에 “엄마가 관리할게” 하고 용돈의 주도권을 가져가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가 장난감 블록을 가지고 노는 동안 아이의 소근육이 발달합니다. 돈도 다양한 방법과 방향으로 써 보는 경험을 하게 해주세요. 돈을 통제하는 근육을 단련하는 과정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돈을 관리하고 쓰는 것에 관한 대화를 아이와 끊임없이 나눠 주세요.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율성을 주면 결국 돈에 대한 소중함도 깨달을 뿐 아니라 절제하고 모을 힘도 기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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