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마약
한동안 이슈였던 ‘물뽕 사건’을 기억하는가? 강남의 한 클럽을 통해 연예인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마약과 폭행, 정경유착 의혹까지 불거진 사회적 사건이다. 이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클럽 안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성매매, 그것도 마약을 이용한 성범죄이다.
사실 클럽에서의 마약을 이용한 성매매 사건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리 뽑히지 않고 지속해 왔다는 건, 당신도 친구들과 놀려고 간 클럽에서 성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물뽕 사건이라 불리며,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클럽 내 성범죄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제 갓 성인이 된 20대 여성들이 클럽에서 성적 위협을 받고, 참극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 안타깝다. 물론 모든 클럽이 이런 마약을 이용한 성범죄의 온상이 되는 건 아니다. 건전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도 많다. 그러나 여성이라면 그곳에서 나를 노리고 있는 성범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속칭 물뽕이라 불리는 신종 마약은 정확히 ‘GHB(gamma hydroxy butyrate, 중추 신경 억제제)’라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데이트 강간 약물로도 유명하다. 무색무취여서 음료나 술에 타면 절대 알 수 없으며, 먹게 되면 바로 기억을 잃는다.

물뽕이 위험한 이유는, 먹는 즉시 정신을 잃는 데다, 6시간 이상 지나면 체내에서 해독되어 버려 약물 검사를 해도 성분이 검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해자를 잡을 기억도, 증거도 남지 않는다. 물뽕뿐만이 아니다.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신경 안정제인 졸피뎀 또한 성범죄자들이 즐겨 쓰는 의약품이다. 졸피뎀을 넣은 술을 마시면 만취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고, 결국 정신을 잃는다. 최음제도 사람을 혼미하게 만들고, 흥분시킨다. 모두 쉽게 구할 수 있어 성범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며, 당신을 의도치 않는 성폭력에 노출시킬 수 있다.
불법 촬영
누군가 몰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면? 당신이 자주 다니는 화장실부터 출근하는 지하철, 휴식을 취하는 숙소까지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엿보고 몰래 촬영하는 이가 있다면? 섬뜩하다 못해 큰 충격으로 삶이 피폐해질 일이다.
우리는 카메라에 익숙하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기록하며, 어디를 지나가든, 어디를 들르든, 수백 대의 CCTV가 우리를 지켜보는 일에 익숙하다. 그러나 카메라가 당신의 추억을 담고, 안전을 지켜주는 일에만 사용될까? 그렇지 않다. 카메라가 악용되는 대표적 사례는 ‘불법 촬영’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불법 촬영 성범죄는 상업적으로 진화하기까지 했다. 연인 사이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해 협박하던 수법에서, 이제는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일까지 몰래 찍어 성 포털 사이트에 등록해 다운로드 된 수만큼 돈을 번다. 그리고 직장 동료나 친구들끼리 SNS로 서슴지 않고 돌려보기도 한다. 개인의 비밀스러운 행동이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불법 촬영범들은 장소를 따지지 않는다. 지하철과 버스, 공공화장실은 물론, 직장 내 사무실, 화장실, 탈의실, 휴게실 등도 가리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불법 촬영의 천국이며, 지금도 불법 촬영을 통한 협박, 강간, 금품 갈취와 같은 중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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