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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아이처럼 놀고 배우고 사랑하라>

01. 오늘 하루 얼마나 세상에 감탄하였나요?

by BOOKCAST 2020.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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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들면서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해서

 

나의 첫 책 유머의 치유력을 집필할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마감에 쫓기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마감의 무게를 조금도 가늠하지 못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딸 사라는 거의 15분에 한 번씩 서재로 찾아와 일을 방해했다. 바쁘니까 귀찮게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딸은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되풀이했다. 나는 문 앞에 다음과 같은 글귀를 대문짝만하게 써 붙여놓았다.
급한 일 아니면 절대로 방해하지 말 것!”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소리쳤다.
급한 일 없으면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그러자 사라는 문밖에서, 정말로 급한 일이 있다고, 지금 꼭 할 말이 있다고 말했다. 내가 문을 열고 무슨 일이냐고 짜증스럽게 묻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유머를 잃지 말라는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는 전혀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딸을 통해 깨달았다.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

나이가 들수록, ‘철 좀 들라는 말이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가르침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철이 들어 근엄한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결국은 자신의 일과 삶을, 이 세상을 즐기지 못하게 되는 모습을 나는 수없이 목격했다.

철이 들면서 수많은 어른들은 자기 자신을 잃고 만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어른들과 우리 자신에게 철 좀 덜 들라고 조언해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면 아이들은 삶에 대한 놀라운 지혜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은 즉흥적이고 즐겁고 명랑하고 현명하고 순수하고 도전적이고 호기심이 넘치며, 사랑할 줄 알고 용서할 줄도 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지혜를 갖고 있다.

나는 우리 생에서 가장 현명한 시기가 아주 어린 시절과 아주 나이 든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노인들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런 믿음을 갖게 됐다. 아주 어린아이들과 아주 나이 든 노인들에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진정성이 있다. 어른들의 세상을 지배하는 수많은 규칙과 법칙들이 생의 양 끄트머리에서만큼은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처음 먹는 음식처럼 인생을 살아간다면

 

몇 년 전 자기계발을 위한 주말 워크숍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지낸 며칠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이제는 대부분 잊어버렸지만 워크숍이 끝날 무렵 있었던 한 가지 경험만큼은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한다.

진행자는 서른 명 정도 되는 참가자들을 산비탈로 데리고 가더니 한 사람당 건포도 한 알씩을 나누어 주었다. 받은 건포도는 곧바로 먹지 말고 색깔과 질감을 관찰해본 뒤, 건포도의 역사와 그것이 처음으로 만들어지던 순간에 대해서, 한 알의 포도가 건포도가 되기까지 무엇이 필요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충분히 오랫동안 탐구했다고 느껴지면 그때 입에 넣어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속에 넣은 건포도는 이빨과 혀와 미뢰를 이용하여 천천히 씹어서 삼키며 그 맛을 음미해보라고 했다.

아주 단순한 과정이었지만 굉장히 심오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는 건포도가 얼마나 특별한 선물인지, 나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길고 놀라운 여정을 거치는지에 눈을 뜨게 되었고, 그때 내가 먹었던 바로 그 건포도와 완전히 똑같은 모양과 맛을 가진 건포도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은 무언가를 먹기 전에 먹을 음식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제대로 바라보고 탐구한 적이 있는가? 그런 과정을 직접 경험해본다면 당신도 아마 아이들처럼, 이 거대하고 위대한 우주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것들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가장 단순한 것들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아이들은 심지어 어른들이 귀찮아하는 것들에서도 경이로움과 기쁨을 발견하곤 한다. 어떤 남자가 집에서 조용하게 일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 엄청나게 시끄러운 쓰레기 수거차 소리가 그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쓰레기 수거차는 집집마다 들러서 시끄럽게 삐걱거리며 쓰레기를 쑤셔 담았다. 아무리 일에 집중하려고 애를 써도 쓰레기차의 소음 때문에 번번이 집중이 깨지고 말았다. 결국 그는 창가로 걸어가서 그 짜증나는 소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가 창가에서 발견한 건 작은 아이가 전해준 큰 교훈이었다.

집 앞마당에는 다섯 살 난 그의 아들이 아주 행복한 눈으로 쓰레기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아이는 쓰레기차를 최대한 자세히 보려고 소화전 위로 기어 올라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거대한 트럭의 내부가 보이는 모양이었다. 이빨 모양의 엄청나게 큰 기계가 쓰레기를 씹어 삼키고 있었다. 소음은 그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뿐이었다. 똑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어른은 짜증스러워 했고 아이는 기뻐했던 것이다.

이처럼 세상에는 우리를 놀랍게 할 수도 있고 짜증나게 할 수도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만약 전자를 발견하고 싶다면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라. 사실 그런 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아이는 길에 떨어진 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주워도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버려진 택배상자 몇 개만으로도 멋진 집을 만들어낸다.

아이들은 가장 단순한 것들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찾아낸다. 당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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