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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태양의 언어를 만나다>

03. 긍정은 노력을 요한다(Ser optimista o ser positivo)

by BOOKCAST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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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독 수업 첫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아래와 같이 질문하셨다.

- (교재를 들며)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내가 보기에 책은 특징이 없었다. 표지가 세련되지도, 구성이 신선하지도 않았다. 일동 침묵. 그러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 왜 아무 말도 못 하지? 이 책이 작고 가벼워서 갖고 다니기 편하잖아. 이런 것도 좋은 특징 아닌가. 우리는 특징을 찾으려고 하면 무언가를 비평하려는 습관부터 있는 것 같아.

그때는 스물한 살이었고 이제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첫 시간이 생생하다. 그 후에 진행된 강독 수업보다도.

선생님 말이 맞았다. 나 역시도 선생님이 책에 대해서 의견을 말하라고 했을 때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만 생각했지, 책의 무게는 생각지 못했다. 책에 대해서 제대로 비평하지 않으면 예습하지 않았다고 혼나지는 않을까, 그 짧은 순간에도 전전긍긍했다.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뒷전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거기에 준비를 하는 습관이 있다. 상황이 좋게 흘러가면 다행인 것이고.

그러고 보면 ‘긍정적’과 ‘낙관적’ 두 단어를 혼재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긍정적(positivo, 뽀시띠보)은 어떤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을 승인하다’ ‘인정하다’의 개념으로 ‘~을 긍정하다’라는 표현을 쓴다.

긍정적 사고방식은 부정적(negativo, 네가띠보)으로 밀어내지 않고 어떤 사물을 접해도 장점을 보거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한 것을 기대하며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낙관적은 스페인어로 optimista(옵띠미스따, 영어로는 optimistic)로 번역되는데 두 단어의 뜻이 비슷하나 동일하지는 않다. ‘낙관적’은 인생과 사물을 밝고 희망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최적화하다(optimizar)’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optimista는 모든 것이 최적화, 즉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어로는 ‘세상을 싫어한다’는 염세적(pesimista, 뻬시미스따)이라는 단어를 쓴다. pesimista는 가장 최악인 상태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낙관적인(optimista) 사고방식과 긍정적인(positivo) 사고방식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optimista는 이미 상황이 최상이라고 바라보기 때문에 부정하지 않는 것이고, positivo는 완벽한 상황은 아니지만 내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 노력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

강독 책은 최적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점이 있었다. 그렇기에 좋은 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결국 그 책을 바라보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 긍정적인(positivo) 사고는 노력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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