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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태양의 언어를 만나다>

05. 특수기호의 용도?!(¡¿Uso de caracteres especiales?!)

by BOOKCAST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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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ómo estás? (꼬모 에스따스?)
잘 지내?

¡Atención! (아뗀씨온!)
집중!

간단한 스페인어 문장이지만 맨 앞에 거꾸로 된 느낌표와 물음표가 쓰여 있어 이색적으로 보인다. 한국어에서도 ‘작은따옴표’, “큰따옴표”, (괄호)를 쓸 때 처음과 끝 모두 쓴다. 【괄호】도 종류가 많다. [대괄호], {중괄호}, <화살괄호>, ≪겹화살괄호≫. 「홑낫표」, 『겹낫표』도 빼놓을 수 없다. 괄호가 아닌 물음표와 느낌표는 문장 뒤에만 쓴다.

물음표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라틴어에서 질문에 해당하는 단어인 ‘questio’를 사용하다, 단어가 길어 알파벳 ‘q’를 변형하여 ‘?’로 사용했다고 한다. 영국 요크 출신의 철학자 알퀸(Alcuin of York, 735~804)은 카롤루스 1세(Karolus I)의 명을 받고 카롤링거 법정에서 수많은 책을 썼는데, 그가 쓴 책에서 처음으로 물음표가 쓰였다는 설이 우세하다.

느낌표도 물음표와 비슷하게 중세시대에 나왔다. 즐거움을 뜻하는 라틴어 io를 쓰다가, o가 I아래로 오면서 현재의 모양과 비슷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스페인어 혼자 괄호처럼 물음표와 느낌표를 문장 앞뒤에 쓰는 것일까? 한국어를 관장하는 국립국어원처럼 스페인 한림원(RAE)은 스페인어 사전을 집필하고 문법 등을 제정한다. 1754년 한림원에서는 스페인어는 어순이 자유롭고, 문장이 길기 때문에 이 문장이 의문문인지, 감탄문인지 알기 어려우므로, 도입부에서 먼저 알 수 있도록 문장 앞에 물음표와 느낌표를 거꾸로 쓰기를 의무화했다. 처음에는 긴 문장에만, 1870년 이후에는 짧은 문장에도 쓰도록 문법을 제정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을 모든 사람이 따른 것은 아니다.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문장 앞에 물구나무서기 하는 물음표와 느낌표 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현재에도 이러한 사용을 비판하는 논평도 많다. ‘다른 언어에는 모두 없는데 스페인어만 있는 점은 이상하며, 스페인어 사용자가 타 언어 사용자보다 기호가 더 많이 필요할 정도로 이해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라는 의견이다.

스페인 한림원에서 이 기호를 문두에 거꾸로 쓰자고 주장한 것은 의미를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정도로 이 기호는 중요하다. 지금은 당연하게 쓰고 있지만, 질문하고 감각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특별한 행위다. 문장 앞뒤에 이 기호를 쓰면서 두 배로 질문하고 느껴도 좋을 만큼.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 비밀번호 생성 시 특수기호 입력을 의무로 하는 곳이 많다. 몇 개를 넣었는지 헷갈려서 특수기호가 로그인을 방해하기도 한다. 특수기호는 이러라고 생긴 것이 아닌데. ‘질문하고 제대로 느끼기’가 그 본질이 아니었던가. 오랜만에 특수기호를 제대로 사용해 봐야겠다.

¿이따가 회전초밥 먹을까?
¡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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