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나에게 맞는 합리적인 다이어트 방법 찾기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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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합리적인 다이어트 방법 찾기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생체시계의 하루 리듬에 맞추는 다이어트입니다. 이 다이어트 방법이 잘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본인의 취향과 생활 패턴에 도저히 맞추지 못하는 경우겠지요.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다른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감량으로 가는 길이 오직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다이어트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이 나에게 가장 알맞은 것인지는 본인이 잘 고민해 보고 선택해야 할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들은 처음에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만 해도 1~2kg은 빠질 수 있으니까요. 대개 이런 생각을 하는 시점이 자신의 건강과 체중, 그리고 생활 패턴 면에서 최악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신경 써도 약간의 체중 감소는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장기간 효과적이면서 지속할 수 있는 체중 감량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요.
 
우리가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더라도, 체중이 빠지면 우리의 몸이 알아서 절전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려고 합니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절전 모드를 켜고, 스크린 밝기는 줄이고, 블루투스며 데이터도 끄지요. 우리 몸도 비슷합니다. 배터리를 많이 먹는 기능을 꺼 버립니다. 그래서 잘 빠져나 가던 체중이 어느 순간 멈춥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이지요. 그리고 식욕도 슬그머니 늘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의지를 이기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힘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비만 치료제를 투여할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비만 치료제는 인위적으로 식욕을 떨어뜨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식욕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 좋을 리는 없습니다. 지금껏 시판된 비만 치료제들은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인해 모두 시장에서 철수했지요.
 
현재 처방이 가능한 비만 치료제들은 제법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안전성이 확보된 것이지요. 다만 과거 약제들이 부작용으로 퇴출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하기에는 이릅니다. 주의 깊은 모니터링을 하면서 사용해야 합니다. 12주 정도 투약해 보고, 투약 시작 전체 중 대비 5% 이상 감량이 되지 않으면 전혀 효과 없는 약입니다. 더 오래 먹는다고 살이 빠지지 않겠지요. 약은 중단하고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으로도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도 비만의 경우 식이, 운동, 약물 요법을 다 동원해도 체중 감량이 안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합니다. 위장을 재단하는 수술입니다.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이 있습니다. 위장의 용적을 줄이면 잘 먹지 못해서 살이 빠지게 될 것 같지만 이 수술은 놀랍게도 식욕 자체를 줄여줍니다. 장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인 GLP-1이나 PYY가 많이 분비되는 까닭입니다. 다이어트로 살을 빼면 식욕이 증가하지만 수술로 살을 빼면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 잘 상의해서 치료를 결정해야 합니다.
 
 
체중 감량에 따른 당뇨병 호전
 
저는 주로 당뇨병 환자를 보기 때문에,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를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경우 제2형 당뇨병을 말합니다. 중년 이후 성인에게 생기는 전형적인 당뇨병으로 집안에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고, 대개 복부 비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으로 조절이 되다가 점차 병이 진행되면 약을 먹어야 합니다. 10~20년이 지나면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 주사치료를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전혀 비만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많습니다. 이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제2형 당뇨병과는 다르지요.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 국한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 경우 5% 정도의 체중 감량만 해도 혈당이 많이 좋아집니다. 100kg의 사람이 95kg이 되어도 몸매는 그리 날씬해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비만하지요. 그러나 혈당은 좋아집니다. 고지혈증이 좋아지고 혈압이 감소합니다. 10% 체중을 줄이면 인슐린을 맞던 사람의 인슐린 요구량이 줄어듭니다. 약을 하나 끊어도 될 정도에 이릅니다. 고혈압약도 하나 정도 줄여 볼 수 있지요. 20%를 빼면 약을 한두 가지만 남겨도 혈당 조절이 잘 됩니다. 고지혈증도 좋아지고 지방간도 없어지고요. 고혈압도 약을 안 써도 조절될 수도 있습니다. 간혹 제2형 당뇨병 초기인 경우는 당뇨병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체중 감량 목표에 따라 체중 감량 방법도 다릅니다. 5%의 체중 감량은 일반적인 다이어트로 해 볼 만하지요. 시간제한 다이어트도 여기에 속합니다. 10%를 빼려면 약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20% 혹은 그 이상의 체중을 빼려면 이때는 수술적 치료가 대개 필요합니다. 물론 본인의 의지로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을 열심히 해서 20%를 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조금만 방심해도 요요가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습관설계 디자인
 
인간의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심사숙고를 거쳐서 결정한 후에 행동하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습관이라는 자동 프로그램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지요. 아무 생각 없이 거실에서 식탁 쪽으로 갔는데 식탁 위에 탐스러운 딸기가 한 쟁반 놓여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하나 집어 먹게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난 일이지요. 다이어트를 하려면 이런 일은 사전에 예방하는 게 좋습니다. 먹을 것을 냉장고나 선반에 둬야 합니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음식이 거실과 책상, 식탁 위 등 보이는 곳마다 있다면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습관은 반복적인 행동으로 생긴 것입니다. 시간제한 다이어트를 습관으로 하게 되면 심사숙고 시스템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뀝니다. 저녁 식사 후에 아무 것도 먹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그대로 시행하면 됩니다. 성공한 날에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친다든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휴대전화 앱 을 이용해서 미션에 성공했음을 표시해 나가세요. 그렇게 2~3주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3개월 혹은 100일을 지키면 이제 완전히 몸에 익게 됩니다. 습관화된 것입니다.
 
단군신화에서 보면 곰이 100일 동안 동굴에 들어가서 쑥과 마늘을 먹으면 사람이 된다고 했습니다. 시간제한 다이어트도 100일을 지속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단군신화에서 곰은 100일이 아닌 삼칠일을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을 먹은 후 웅녀로 변합니다. 삼칠일은 3주, 즉 21일입니다. 우선 3주 동안만 노력해 봅시다. 여러분의 인생과 건강이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