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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ESG 투자의 연구>

05. 일본시장의 ESG 투자 성과, 한국에서도 나타날까?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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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서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돈과 정보가 빠르게 흐르는 자본시장의 속성상 이러한 트렌드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2021년 우리에서도 ESG 물결이 거세게 몰아쳤다. 국내 ESG 투자 시장은 국민연금이 주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2 년까지 ESG 투자 비중을 운용자산의 50%까지 확대할 전망을 내놓으며 책임투자 활성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문제는 실무상 ESG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ESG 인프라 구축과 기존 투자 프로세스에 ESG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 또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어떻게 하면 시행착오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일본은 현재 아시아 ESG 투자 시장의 선도자이지만 4~5년 전만 해도 현재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프로세스에 ESG를 통합하던 그 당시로 돌아가 그들이 걸어간 궤적을 살펴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ESG 투자를 도입하려는 국내 기관투자자 및 운용역들이 갖는 질문과 어려움을 그들도 똑같이 갖고 있었다. 
 
 
일본 시장에서의 ESG 투자 성과가
국내 시장에서도 나타날까?

 


국내는 일본보다 뒤늦게 ESG 투자가 본격화되었으나 코로나19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적 연기금뿐 아니라 민간 ESG 투자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으나, 시장 및 기업의 특성이 다르므로 국내 시장에서 별도로 ESG 투자의 성과를 검증해야 국내 ESG 투자가 어떤 양상을 띠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1. ESG 평가와 자본비용(기업가치)의 관계

 

 

'ESG 성과가 높아질수록 기업가치도 높아진다'는 가설을 기업의 ESG 점수와 자본비용의 관계를 통해 살펴보자. DCF법에 따르면 기업가치는 자본비용과 현금 흐름 성장률의 함수이기 때문에 자본비용이 높아지면 기업가치는 낮아지고 반대로 자본비용이 낮은 기업의 가치는 높아진다. 

국내시장 검증 결과는 표 1-2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동안 기업의 서스틴베스트 ESG 점수 그룹과 자본비용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각 ESG 점수의 최하위 20%그룹을 준거집단으로 하여, 그보다 높은 2~5그룹에 속할 경우 유의미한지 자본비용의 차이가 있는지 검증한 것이다.

영역별 점수로 살펴봤을 때, 일본 시장에서의 검증 결과와 같이 G(지배구조) 점수의 차이가 있을 경우 유의미한 자본비용의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G 점수 3~5그룹(상위 60% 이상 그룹)의 자본비용이 최하위 20% 그룹(1그룹) 대비 낮고, 회귀계수의 절댓값 또한 5그룹으로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통해 지배구조 점수가 높을수록 기업의 기업가치가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E(환경)와 S(사회)의 경우 그 차이가 일관된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아 두 영역의 성과가 기업가치에 반영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이 분석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도 ESG 점수와 G(지배구조) 점수가 기업 가치에 반영되는 유의미한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ESG 및 G(지배구조)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자본비용을 낮춰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ESG 투자가 늦게 시작된 한국에서도 ESG 요소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향후 ESG 공시 수준이 제고되고 평가체계가 고도화될 경우 기업에게 ESG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E(환경), S(사회) 요소는 아직 기업가치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정부가 ESG 정보 공시 범위를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의 심화로 많은 투자가가 적극적으로 환경 요소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E(환경) 및 S(사회) 요소들도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2. 초과수익 원천으로서의 ESG

 

국내 시장에서 'ESG 평가를 높게 받는 종목에 투자할 경우 더 높은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해 본다. ESG 요소가 시장에서 리스크 요인으로서 초과수익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ESG 평가가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ESG 지수의 운용 성과를 분석해 본다. 여기에서는 2001 10~2017 10월 미국, 영국 시장의 ESG 지수와 2004 9~2017 10월까지 일본 시장의 ESG 지수가 시장 대비 초과수익이 발생하는지 분석했다. 검증 결과 ESG 지수가 유의한 수준으로 초과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ESG 요소가 초과수익을 창출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문에서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 시장에서도 ESG 요소에 대한 노출도를 높인 ESG 지수가 초과수익을 창출하는지 살펴보자.

그림 1-2는 무위험 수익률을 뺀 서스틴베스트의 ESG 지수 수익률과 무위험 수익률을 뺀 KOSPI 수익률을 시계열로 나타낸 것이다. 전반적으로 ESG 지수와 KOSPI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3는 시장, 가치, 규모의 리스크 요소를 통제했을 때 ESG 지수의 초과수익이 발생하는지 검증한 결과다. 알파의 t값은 -0.023으로 매우 작아 유의미한 초과수익이 발생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ESG 요소를 유의미한 초과수익의 원천으로 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

ESG 요소가 기업가치에는 반영되지만 초과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이 분석에서 살펴본 초과수익률이 1개월 단위의 짧은 투자기간에 대한 수익률로 장기간에 걸쳐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ESG 요소의 효과를 포착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국내 ESG 투자 시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거나, 높은 ESG 성과가 리스크의 감소로 이어져 기대수익이 감소하는 것일 수도 있다아직은 국내 시장의 ESG 정보량과 질 자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ESG 성과정보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감안하면 ESG 요소가 초과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결론은 섣부르다. 향후 ESG 정보 공시 수준이 확대되고 ESG 평가가 고도화되었을 때, 그리고 장기수익률에 대한 분석을 통해 초과수익의 원천으로서 ESG 요소의 가능성을 다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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