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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7

04. 우리는 왜 놓지 못하는 걸까?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과의 인연은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인해 여러 도움도 많이 받는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인연과 계속 유지한다면 만날 때마다 나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벅차다. 그러나 이런 힘든 인연을 쉽게 놓지 못하고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 때문에 어떤 사람이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친구 W는 남자친구와 13년 동안 연애했다. 대학생 때 캠퍼스 커플로 유명했다. 졸업 후 친구 W는 대구에 살고 있고 남자친구는 서울에 살고 있다. 주말마다 만나서 데이트하며 잘 지냈다. 하지만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2022. 10. 31.
03. 지혜롭게 헤어지기 인연이라는 것은 시작도 어렵지만 헤어지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 반려동물과 이별, 가족과 이별, 직장과 이별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이별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이별도 있지만 상대방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이별을 할 수도 있다. 헤어지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결정이다. 그리고 마음에 상처도 받는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사람들은 인연을 오랫동안 잘 이어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만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헤어짐에 대해서는 노력하지 않는다. 끝나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이제 만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이별에서 좋은 이별은 .. 2022. 10. 16.
02. 관계 정리의 적, 죄책감 버리기 우리는 인공적인 관계가 아니라 진정한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원한다. 자주 연락하고 만난다고 해서 친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알면서 지냈다고 전부 좋은 관계는 아니다. 그리고 학창 시절의 친구가 진짜 친구는 아니다. 그렇다고 인맥이 많을수록 좋은 것도 아니다. 사람과의 좋지 않은 인연 때문에 정신적, 금전적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간관계에는 친구 관계, 연인 관계, 가족 관계, 상사와 부하 직원처럼 다양한 관계가 있다. 우리는 인연이라는 이유로 여러 사람과 같이 연결되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는 두 종류로 나뉜다. 상호 간에 도움을 주는 이로운 관계가 있고 곁에 있을수록 서로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해로운 관계가 있다. 서로 도움이 되는 관.. 2022. 10. 14.
07. 매일 도전정신을 북돋아준 영업 편지 소중한 한 계단의 꿈 초여름 더위를 맛보기로 보여주더니, 흠뻑 내린 비로 인해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한층 상쾌해져 가벼운 기분으로 5월의 중반을 달리고 있다. 꿈같은 황금연휴를 보낸 초반을 지나 이제 본게임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연인들이 있는 영업소에 방문한다. 낯선 연인 한 분 한 분을 만나며 일주일에 한 번 영업소 방문을 한 지 4개월이 되었고 되돌아 생각해 보면 가슴 뭉클한 일들이 많았었다. 개미 소리로 인사를 하면서도 만나는 횟수가 늘어갔고 인사를 받아주는 연인이 생기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났다. 그런 시간이 지나면서 일 이야기도 사는 이야기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고마운 연인들이 많이 있었기에 오늘 이렇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반복적으로 연인을 만나.. 2022. 3. 23.
00.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 연재 예고 제님 식물 에세이 책 모임에서 떠난 1박 2일 모꼬지에서 한 후배가 말했다. “나도 제님 언니처럼 한들한들 도서관 다니고 그림책 보며 여유롭게 살고 싶어.” 뜻밖이었다. ‘사람들에게 내가 그리 보였구나.’ 나는 할 말을 잃고 그저 빙그레 웃었다. 그 당시 나는 불행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으니까. 나의 속내를 얘기하자면 1박 2일이 아니라 며칠 밤으로도 모자랄 테니까. 아이와 그림책으로 더없이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그즈음부터 나는 내내 불행하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는 생각 속에서 온통 불행했다. 육아를 핑계로 잠깐 미뤄두었던 나의 꿈은 어찌해볼 도리 없이 멀리 달아나 있었고, 동시에 엄습하듯 찾아온 공허와 불안은 얄팍한 자존감마저 추락시켰다. 하루하루 열심히 성실하게 살면 지.. 2022. 3. 14.
04. 우체국의 마리 아줌마 동화작가의 영혼을 가진 우체국 아줌마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에는 여러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 왜냐하면 아줌마와 나는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편집하는 능력을 즐기기 때문이다. 마치 하루종일 노래하는 새처럼 우리는 서로의 머리 위로 말풍선이 떠다닌다는 걸 첫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우체국 아줌마는 시간여행자로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나러 온 것 같았다. 우리는 마주 본다. 그리고 정해진 대사를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말한다. 마치 운명처럼. “80엔입니다.” 우체국 아줌마가 창구에서 국제우편에 도장을 찍으면서 말한다. 내가 동전을 세어서 건네주자 우체국 아줌마가 누구에게 그렇게 편지를 쓰는가 묻는다. “가족과 친구들이요.” 어느 날인가 한국으로 보낼 편지를 들고 오치아이 우체국 창구에 줄을 서 있자 우체.. 2022. 3. 12.
00. <동경인연> 연재 예고 동경인연(東京因緣)에 대하여 우리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의미를 깨닫는다. 그 시절 그곳 그 인연은 그저 추억의 한 자락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완성해주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 되기도 한다. 일본문학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이은주는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와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에 이은 세 번째 에세이 『동경인연』에서 삶의 큰 강을 건널 용기를 주었던 젊은 날의 한 페이지를 열어 보인다. 그 속에는 문학이 있었고, 열정과 우정이 있었고, 배려와 사랑이, 사람들이 있었다. 이은주의 청춘의 키워드는 문학과 일본이었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에도 주저앉지 않고 도전정신으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동경의 오치아이 4조반 다다미방을 거처로 삼고, 일본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에서 문.. 202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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