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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6

01. 동굴 밖을 향한 인류 인류 최초의 집은 동굴이었다. 물론 인간이 동굴에만 거주한 것은 아니었다. 인간이 머물기에 적절한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에서는 숲속에 거주하기도 했다. 거주지가 동굴이든 숲속이든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거주지의 요소와는 개념부터 달랐다. 최초의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거주지의 요소는 생존에 대한 보장이었다. 원시시대의 생활 방식은 대부분 집단 형태였고 개인의 욕구 충족이나 소규모 집단을 허용하지 않았으므로 공동체적인 사회 구조와 지배 구조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개인의 정체성보다 집단의 성향이 더 중요했다. 집단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발달 과정을 거친 탓에 사회 발달 속도가 늦었고, 다양한 사회를 구성하기도 힘들었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대단위 집단이 동굴이나 숲속의 작은 영역에서 공동으로.. 2022. 5. 2.
05. 해리엇 마티노 나는 생애 최초로 자유롭게 마음대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여기 사는 것이 좋습니다. 다년간 무기력하게 질병에 시달린 후 이제 내 인생은 (이 계절에) 거칠 것 없이 방랑하는 인생이 됐죠. 나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경계 지방에 사는 사람처럼 말을 타고 도붓장수처럼 걷고 등산가처럼 산을 오르고 가끔은 친절하고 유쾌한 이웃들과 짧은 소풍을 가고 가끔은 하루 내내 산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 해리엇 마티노가 랄프 왈도 에머슨에게, 1845년 7월 2일 해리엇 마티노는 노퍽에서 유니테리언 교파 목사와 그의 아내가 낳은 여덟 자식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15년에 걸친 문학적, 지적경력을 통해 마티노는 사회학자, 노예 폐지론자, 소설가, 여성과 빈민을 위한 활동가로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또한 .. 2022. 4. 24.
02. 도로시 워즈워스 나는 매일 아침 6시 정도에 일어나. 같이 걸을 사람이 없으니까 8시 반까지 책을 들고 걸어. 날씨가 좋으면 … 가끔 우리는 아침에 걸어. … 차를 마신 후에 다 같이 8시까지 걷지. 그러고 나서 정원에서 혼자 오랫동안 걸어. 특히 달빛을 받으며 걷거나, 황혼이 질 무렵 걷는 게 좋아. 이럴 때 곁에 없는 친구들을 생각해. - 도로시 워즈워스가 제인 폴라드에게, 1791년 3월 23일 1799년 12월 도로시 워즈워스는 오빠인 윌리엄과 함께 더럼주의 삭번에서 출발해 웨스트모어랜드에 있는 켄달까지 70마일을 걸었다. 둘은 그들이 태어난 고향인 레이크 지역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1783년 고아가 된 후로 도로시는 형제자매들을 떠나 오랫동안 다른 곳에서 살았다. 울퉁불퉁한 길과 산길을 거쳐서 윌리엄과 도로시.. 2022. 4. 20.
01. 엘리자베스 카터 당신이 내 인생 전체와 내가 나눈 대화를 모두 담은 진실한 이야기를 바란다면, 우선 아침에 나의 잠을 깨워주는 독특한 장치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내 침대 머리맡에는 벨이 하나 있고, 그것에는 노끈과 납 조각이 하나 달려 있다. 내가 부서진 유리창 사이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산들바람 소리에 깨어 있을 때, 그 노끈은 유리창의 갈라진 틈을 통해 밑에 있는 정원으로 내려가 섹스톤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섹스톤은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일어나 마치 내 머리맡에 있는 종을 치는 것처럼 있는 힘껏 그 노끈을 잡아당긴다. 이렇게 아주 기이한 발명품 덕분에 나는 간신히 일어나게 되고 … 아침 6시에 대체로 내가 하는 일은 내 지팡이를 집어 들고 걷는 것이다. 가끔은 혼자 걷고, 또 가끔은 동행과 같이 걷기도 한다. 가.. 2022. 4. 19.
00. <자기만의 산책> 연재 예고 걷기를 열망하고 글쓰기를 갈망한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을 만나다! 낯설고 불친절한 세상을 향해, 단단한 발걸음을 내디딘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금 기록한 책! 우리는 걷기를 통해 인간이란 존재로 규정된다. 우리는 걷고 말한다. 우리는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대개는 언어로 생각한다. 우리의 걷는 리듬과 생각하는 리듬은 일치한다. 장자크 루소는 “걸어야만 명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고, 윌리엄 워즈워스는 “우리에게 너무한 세상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걷는다”라고 했다. 당시 남성 작가들에게 걷기란 당당한 욕구이자 당연한 권리이자 재능의 발현이었다. 그렇다면 여성 작가들은 어땠을까? 물론 여자들도 걸었다. 그리고 자신의 걷기와 생각에 관해 글을 썼고 수 세기 동안 그렇게 해왔다. 비록 인정받는 수필가인 남편.. 2022. 4. 18.
09. 오베르 쉬르 우아즈_까마귀 나는 언덕 걸어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작고 다정한 오베르의 오후. 고흐의 그림 속 배경이 되었던 오베르 성당은 공사 중이고, 시청사는 1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림과 똑같은 모습으로 라부 여관 앞에 서 있다. 관광안내소 옆에선 주말장터가 한창이고, 소박한 집들의 마당엔 들꽃 향기 가득하고, 마주치는 주민들은 수줍고도 상냥하다. 파리에선 이렇게 조용히 얘기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이슬비 왔다 간 잿빛 거리. 추위에 오스스 떨며 바람 속을 걸어 오른 언덕. 묘지 앞에 한참을 앉아 있다 고흐의 마지막 그림으로 알려진 의 배경 앞에 섰다. 황금빛 밀밭 대신 잡초뿐인 들판이 펼쳐져 있고, 맞은편의 옥수수밭은 수확도 하지 않은 채 까마귀들이 쪼아 먹은 흔적만 남아 있다. 그 속에 외롭게 서 있는 고흐의 그림 안.. 2022.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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