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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5

07. “성은 방이고 이름은 통, 자는 사원이라 합니다.” 어느 날 조조는 의심이 깊어 모사들과 상의했다. “강동의 감녕이 주유에게 모욕을 받아 안에서 호응하겠노라 하고, 황개는 주유에게 벌을 받고 감택을 보내 이곳에 와서 항복하겠다고 했소. 그러나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으니 누가 감히 주유의 영채로 들어가 확실한 소식을 알아보겠소?” 장간이 다시 나섰다. “제가 전날 동오에 다녀왔으나 헛걸음만 하고 성공하지 못해 못내 부끄럽습니다. 몸을 바쳐 다시 가서 기어이 확실한 소식을 가지고 돌아와 승상께 보고하겠습니다.” 조조가 즉시 배에 오르게 하니 장간은 쪽배를 타고 강남에 이르러 주유에게 소식을 전했다. 장간이 다시 왔다는 말에 주유는 매우 기뻐했다. “내가 성공하려면 오로지 이 사람에게 달렸다.” 그는 곧 노숙에게 부탁했다. “방사원을 청해 나를 위해 이러저러하.. 2022. 3. 3.
06. 승상! 화살을 고맙게 받았소이다! 노숙은 슬그머니 가볍고 빨리 움직이는 배 20척을 내어 각기 30여 명씩 배치하고, 장막과 풀 단 따위도 갖추어 제갈량이 쓰도록 했다. 그런데 제갈량은 첫날과 두 번째 날은 움직이지 않고, 사흘째 되는 날 한밤중에야 가만히 노숙을 배로 청했다. “특히 자경과 함께 가서 화살을 가져오려 하오.” 제갈량은 확실한 설명을 미룬 채 20척 배를 긴 밧줄로 잇게 하고 북쪽 기슭을 향해 나아갔다. 이날 밤 장강에는 안개가 한층 심해 얼굴을 맞대고도 서로 보이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자욱한 안개였다. 그래서 옛사람이 ‘두꺼운 안개가 강에 드리우다’라는 부(賦)를 지었는가. 크도다, 장강이여! 서쪽으로는 민산과 아미산에 닿았고 남쪽으로는 삼오(장강 하류)의 땅을 통제하며 북쪽으로는 구하(황하 아홉 지류)를 아울렀구.. 2022. 3. 2.
04. 조조가 화를 냈다. “오히려 그쪽의 비웃음만 받았군!” 장수들과 일을 상의하던 주유는 장간이 왔다는 말을 듣고 웃었다. “나를 설득하러 세객이 왔구려!” 장수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일러 모두 명을 받고 나갔다. 주유는 옷매무시를 바로잡고 관도 똑바로 써서 훌륭한 차림을 하고, 따르는 사람을 수백이나 이끌고 나가 앞뒤로 둘러서게 하는데 모두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꽃무늬를 수놓은 모자를 쓰게 했다. 푸른 옷을 입은 아이 하나만 달랑 데리고 온 장간이 고개를 번쩍 쳐들고 버젓이 걸어왔다. 주유가 머리를 숙여 맞이하자 장간이 인사했다. “공근은 헤어진 다음 별 탈 없는가?” 주유가 물었다. “자익이 수고하네. 강을 건너고 호수를 지나 먼 길을 왔으니 조 씨를 위해 세객 노릇을 하려는가?” 장간은 깜짝 놀랐다. “내가 그대와 헤어진 지 오래라 특히 찾아와 옛정을.. 2022. 2. 28.
02. 교씨 두 딸로 적벽대전 불붙여 주유가 미심쩍은 듯 물었다. “조조가 이교를 얻으려 한다는 증거가 있소?” 제갈량이 증거를 내놓았다. “조조의 어린 아들 조식은 붓을 들면 어느덧 글을 짓습니다. 조조가 그에게 ‘동작대부’를 짓게 했으니 그 뜻을 보면, 오로지 조씨가 황제가 되어야 하며 맹세코 이교를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은 그 글을 기억하시오?” 제갈량의 대답은 주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내가 그 글의 아름다움을 사랑해 가만히 기억한 바 있습니다.” 제갈량은 즉시 ‘동작대부’를 낭랑하게 외우기 시작했다. 현명한 군주를 따라 노니니 높은 대에 올라 마음을 즐겁게 하네 황실의 곳간이 널리 열림을 보나니 성덕으로 경영함을 아네 문을 세워 높디높으니 두 대궐 하늘에 솟구치네 중천에 아름다운 누각 세워지니 공중의 복도 서쪽.. 2022. 2. 24.
01. 두 사람이 의견을 다투는데 제갈량은 소매에 손을 넣고 싸늘한 미소만 흘렸다. 밤이 되어 동오(東吳)의 주공 손권을 보좌하는 노숙(자 子敬자경)이 제갈량을 데리고 왔다. 동오 대도독 주유(자 公瑾공근)가 맞아들여 인사를 마치자 노숙이 물었다. “지금 조조가 남쪽을 침범하는데 주공께서는 화해하느냐 싸우느냐를 정하실 수 없어 장군 말에 따르기로 하셨소. 장군 뜻은 어떠하오?” 주유가 선뜻 대답했다. “조조가 천자의 이름을 내세우고 왔으니 항거해서는 아니 되오. 게다가 세력이 커서 업신여겨서는 더욱 아니 되오. 싸우면 반드시 지고, 항복하면 편안하기가 쉽소. 내 뜻은 굳어졌으니 내일 주공을 뵙고 바로 항복하시게 하겠소.” 노숙은 깜짝 놀랐다. “장군 말은 틀렸소! 강동의 사업은 이미 삼대를 이었는데 어찌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에게 내주겠소? 돌아가신 주공 손백부는 밖의 일은 장군에게 맡긴.. 202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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