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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여자 리셋>

08. 생각 리셋 : 슬기로운 격리 생활

by BOOKCAST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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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자매 4인방의 갱년기 제주 여행은 행복 그 자체였지만,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안녕하세요. 보건소입니다. 4월 7일 오후 7시, 진에어로 제주에서 김해로 오는 비행기 탑승하셨죠?”

“네, 그런데 왜 그러시죠?”

“탑승하신 비행기에 코로나 확진자가 있었습니다. 밀접 접촉자로 확인되시는데요. 지금 보건소로 오셔서 검사받으신 후 2주간 집에서 자가 격리하셔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담당자가 다시 연락드릴 겁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2주간 자가 격리’라니 서울 언니를 뺀 우리 세 자매는 그날부터 창살 없는 감옥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운수 좋은 날」처럼 우리의 제주 여행은 너무도 완벽했다. 그렇게 완벽한 시간 뒤에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2주간의 자가 격리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하필이면 그 많은 비행기 중에 그 많은 시간대 비행기 좌석 중에 우리 앞줄이나 뒷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니? 참 운이 없었다. 우리 4자매의 제주 여행을 누가 시기라도 한 것처럼 2박 3일 동안 행복했던 자유의 대가는 2주라는 자가 격리로 돌아왔다.

‘2주 동안이나?’ 처음엔 억울하고 짜증이 났다.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코로나 검사를 마지막으로 외출은 금지였다. 무방비 상태에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모든 생활이 올 ‘STOP’이었다. 허탈하고 억울함에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봤다. 주위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나의 상황을 알렸다. 내 방에선 나가지 못하고 아들이 주문해 준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다음날 보건소 담당자의 전화를 받고 안내에 따라 ‘자가격리자 안전 보호 앱’을 설치했다. 하루에 2번 자가 진단을 하면 전담 공무원에게 자동통보가 되는 관리 시스템이었다.

어쩔 줄 모르는 무기력한 상태로 이틀이 지나가고, 사흘째 되는 날부턴 갑갑하고 지루한 하루에 몸부림치며 짜증으로 아우성을 쳤다.

“2주간 휴가라 생각하고, 잠도 실컷 자고, 넷플릭스 시청하고, 뒹굴뒹굴 놀아!”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방 안에서 꼼짝 못 하고 보내야 하는 하루는 1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TV 시청하기, 주는 밥 먹기, 화장실 가기였다. 그때 같이 격리를 당하고 있던 동생이 말했다.

“언니, 심심하면 <슬기로운 감빵생활> 봐. 진짜 재밌고 시간도 잘 가!”

하루를 바쁘게 돌아다녔던 나와 달리 동생은 격리 생활을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 TV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방안에 격리되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드라마 정주행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동생의 말처럼 매회가 감빵에서 만나는 인물들의 사연이 담긴 감동 있는 드라마였다. 특히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던 범인을 추적하다 몸싸움 중 정당방위였던 사건에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주인공은 미국 진출을 앞둔 슈퍼스타에서 억울하게 감옥살이하게 되지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인다. 그 속에서도 주위 사람들의 신뢰와 사랑을 얻으며 꿈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인 거야.’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바깥에 나가지 못하는 것 빼고는 자가 격리 지원금을 휴가비로 받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공식 휴가가 내게 주어진 것이다. 남은 격리 기간은 8일이었다. 더 이상 기간을 의미 없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슬기로운 격리생활 7일 프로젝트’를 짜기 시작했다. 일주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쭉 적어보았다. 바깥에 나갈 수 없기에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로만 계획했다.

 



<슬기로운 격리생활 7일 프로젝트>
1. 고등 수학 심화 과정 인강 듣고 공부하기
2. 미뤄뒀던 청소, 옷장 정리 하루에 한 가지씩 대청소하기
3. 하루에 한 가지씩 맛있는 요리해 먹기, 쿠팡 로켓배송 이용
4. 아빠랑 매일 통화하기, 감사한 지인들에게 안부 문자 보내고, 카톡으로 책 선물하기
5.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 실컷 읽기, 감사 일기, 다이어리 쓰기
6. 주식 차트 공부하기, 경제 관련 책을 읽고 재테크 계획 세우기
7. 유튜브 방송에 따라 하루 30분 요가하기
8. 충분히 자고, 재밌는 드라마 보며 빈둥거리기 등

신기하게도 이렇게 계획을 짜고 실천해가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환경은 똑같고 생각만 바꿨을 뿐인데 남은 7일의 격리 기간은 하루하루 행복했고 시간이 빨리 가는 게 아쉬웠다. ‘모든 건 내 맘먹기 나름’이었다. 삶은 내가 생각하기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었다. 천국에서 살 것인지, 지옥에서 살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내가 내리면 된다. 순간에서 삶을 그리고 인생을 변화시켜나가기로 했다.

언제나 그러하듯 인생의 벽이라고 여겨지는 낭떠러지에 섰을 때, 비로소 낭떠러지 아래에 지천으로 깔린 꽃밭을 더없이 넓은 푸른 하늘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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