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 가치와의 연계는 분명 근사한 선택이지만, 이런 연결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는 그 자체로 현실의 모든 요소가 구현된 하나의 소통 공간이기 때문에 굳이 따로 현실을 더 고려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즉, 메타버스 자체를 독립된 또 하나의 사회 공간으로 생각한다면 답은 훨씬 더 빠르게 나온다.
구찌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을 것이다. 명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구찌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많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만약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살 수 있는 구찌 제품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가격도 아이템이라 훨씬 저렴하다면 한 번쯤은 접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런 생각들이 가상의 즐거움을 구현하는 마케팅 방식의 시작이다.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위해 꾸미고 구매하고 싶다.”
MZ세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메타버스의 개념을 설명하며 언급했지만, 아바타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나의 대리인’이다. 따라서 현실에서 스스로를 꾸미듯 아껴주고 싶고, 원하는 방향을 구현해 더 멋지게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게다가 이 아바타가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각종 상호작용에 참여할 테니 후줄근한 모습은 영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꾸미고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해 독려하면, 근사한 마케팅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는 제페토와 협업을 통해 하우스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 공간은 포토스캔으로 구현한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매장이다. 특이한 것은 굉장히 섬세하게 촬영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3D 가상공간이지만 어색함이 덜하고, 진짜 매장을 방문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중들은 아바타를 이용해 젠틀몬스터 매장을 돌아다니며 아이웨어를 써볼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사실 매우 접근하기 편한 가격대의 제품은 아니다. 어쩌면 이런 부분에서 접근성 향상이 어려웠을 수도 있을 텐데, 메타버스는 젠틀몬스터에게 대중의 부담을 줄이는 기회를 제공했다. 덕분에 많은 대중들은 젠틀몬스터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이웨어를 착용해 보고, 가상의 카페에 앉아 이야기도 나누며 브랜드에 더 친숙해졌다.
이렇듯 메타버스에 최적화된 상황을 생각하면 대중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새로운 요소를 원하는 대중들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가기 쉽고, 또 브랜드나 기업 이미지에 최적화된 요소들을 발굴하기에도 용이하다. 단, 이런 방식은 개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모든 요소를 하나씩 세팅하고,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사항을 발견하고 기획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 메타버스 자체에 집중하는 방식은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메타버스 공간에 방문한 대중들이 유의미한 소비를 했는지 측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단순히 경험만 하고 떠났는지, 이후에 어떤 유의미한 행동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모으거나 축적해야 하는 것이 마케팅의 목표라면, 이런 메타버스 자체에 집중하는 방식은 한계를 노출할 수 있다. 유의미한 정보와 자료가 필요하다면, 측정이 가능한 상호작용 툴을 이용해 이런 단점을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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