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하여
들어가는 말
이것은 내 생애 ‘첫 번째’ 책이다.
‘첫 번째’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우선 순서를 나타내는, 글자 그대로 처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 다른 하나에는 다음을 상정하는, 그러니까 두 번째 책의 탄생을 예고하는 강력한 의지가 포함된다.
글짓기와 관련한 나의 소사를 잠깐 더듬어보고자 한다.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대외적인 글짓기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대구 MBC가 주최했던 ‘엄마와 함께’ 백일장이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산문부 차상으로, 함께 출품한 엄마는 아마도 운문부 장원으로 입상하였을 것이다. 글을 지속적으로 썼더라면 좋았을 터이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은 공부를 핑계로 암흑기나 다름없었다. 1996년 가을, 직장인 삼성SDI에서 임직원 백일장이 열렸을 때 ‘잃어버린 우산’이라는 제목으로 상과 함께 부상을 받았다. 상품권으로 공제회관에서 뻐꾸기시계를 샀는데, 정각이면 튀어나오는 뻐꾸기가 자신의 존재감을 뽐낼 때 흡족해하며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삼성전자 기술총괄 재직 시에는 온라인 뉴스레터에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어느 해에는 아동문학가 친구가 추천해 준 잡지 <사과나무>에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실렸다. 그는 나를 마르지 않는 우물에 비유하며 ‘여기 한 우물이 있으니’라는 황송하기 짝이 없는 제목으로 글을 써주었다. 회사 이벤트에서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 7권이 거실 책꽂이에 꽂혀 있다. 스스로는 정신적인 유산으로 여겨 후에 3남매에게 나누어줄 마음이다.
2007년 퇴직 무렵, 종로구에서 주최한 백일장에서 가족을 주제로 한 글로 차상에 뽑혀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지인의 입김으로 지역 신문 한 곳에 사진과 함께 퇴직 유감의 기사가 실리기도 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산하 진학 사이트에 학부모 자격으로 ‘홍익의 꿈’에 대해 쓴 글이 채택되어 내 목소리가 KBS 라디오 방송을 탔다. 작가님의 차 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잔잔하게 녹음했던 그 봄날이 떠오른다.
여성가족부의 멘토-멘티 제도 시행 후 응모한 경험담 중 내 글이 뽑혀 정부 발행지에 실렸다. 첫아이 초등학교 입학식 날 등에서 잠든 세 살배기 막내와 함께 찍힌 사진을 편집하여 냈다. 복지 분야의 글로 50만 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낯선 일반 번호라 받지 않아 몇 번이나 부재중이 되자 문자가 왔고, 그제야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다. 모 단체에서 진행한 우리말에 대한 독후감으로 입선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글짓기로 올린 내 생애 최고의 개가는 3대가 참여하는 괌 여행 프로젝트에 당당히 1위로 뽑힌 일일 것이다. 경쟁률이 수천 대 일은 족히 되었으리라.
이상이 기억나는 것으로 거의 전부이다. 반백 년 동안의 사건이라고 하기엔 태부족이다. 지난 시간, 책벌레 문학소녀는 결코 아니었지만 삶의 굽이굽이마다 글은 늘 곁에 있었다. 하나하나 기억을 되살려 적어보는 동안 가슴 저 깊은 곳에서의 작은 빛이 점점 커져서 그 따뜻한 에너지가 온몸을 가득히 채움을 느끼겠다.
엄마가 되고 엄마로 살아가는 경험은 진정 복되고 경이로운 것이어서 오랜 시간 아이들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때 열정적으로 쓰고 만들었던 나만의 책들이 오늘 이 기쁨의 마중물이리라 믿어진다. 준비가 기회를 만나면 기적이 된다고 한다. 우월한 유전자의 영향에 더해 단련된 글쓰기가 기적을 낳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기적을 창조해나가고 싶다. 나의 글쓰기와 연장선상에 있는 확장된 책 쓰기는 다분히 엄마로서의 경험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면, 이 일련의 행위들은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오래전부터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나’라고 스스로를 표현해오고 있다. 내면의 다양한 표현 욕구가 나의 경우는 음악이나 미술, 체육과는 거리가 있고 그나마 일천한 재주가 글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의 미래의 꿈과 희망을, 과거의 영욕을, 현재의 삶을, 곧 나의 이야기를 기록을 통해 보다 무심하게 풀어냄으로써 궁극적으로 행복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우리는 시작은 사랑받기 위하여, 과정은 공부하기 위하여, 결론은 행복하기 위하여 스스로 선택해서 이 세상에 왔다. 결국, 행복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이다. 행복은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범주여서 저마다 다른 경험에서 공통의 씨앗을 추출하여 행복을 양산하는 것들을 엮어보았다. 한 사람은 곧 인류를 대표하니 그의 행복 사건들은 인류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믿음이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정작 행복은 가까이에 있더라는 어릴 적 동화 파랑새를 기억한다. 살아보니, 행복은 진정 내면에서 찾음이 맞는 것 같다. 내부에, 내 안에 힘과 답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당장 마음먹기에 따라 행불행이 결정된다. 삶에 대한 태도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곧, 행복은 자기만족이고 전적으로 자기 선택적인 영역이다.
그것을 무어라 부르면 좋을까. 그래,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구도심이란 게 있었나 보다. 우리 내면에는 노력 여하에 따라 드러나거나 끝끝내 숨은 채로의 구도심이 있다. 그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의 참 내면의 소리를 듣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행복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의도적인 노력에 의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얼마나 고유하고 존귀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다. 감사와 사랑이 충만해졌다. 행복감, 환희심, 의식의 고양 등은 더불어 찾아온 선물이다. 가지 않은 길은 상상불가이듯 지금의 내가 아닌 모습은 그리기가 어렵다. 나는 언제나 그때의 내가 좋았다.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더불어 길을 묻는 우리는 그래서 구도자이고 도인이다. 평생의 우리 삶이, 현실이 곧 도량/도장이라고 한다. 오늘 복잡다단한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가 따로 또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적어보았다.
이 책은 삶의 의미를 행복하기로 합의 본 나의 작은 듯 크고 특별한 체험담이다. 스스로 깨달은 행복 합의의 방법을 진솔하게 써보았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십수 년 전의 다짐을 지킬 수 있어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기회
를 주신 하늘께 감사하고 이루어낸 스스로를 토닥토닥해준다.
독자 여러분도 나의 행복법에 대해 공감하신다면 한 가지 이상을 삶에서 체화해 보는 경험을 꼭 해보시기를 권한다. 삶이란 결국 체험과 그 느낌만이 남는 것이니 말이다.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행행이각(行行行裏覺) : 행하고 행하고 행하는 중에 깨닫게 된다.”
- 『도덕경』
저자 l 서혜주
어려서부터 세상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아이.
꿈 많고 욕심 많고 정 많고 눈물 많은 아이.
그 꿈과 욕심 등이 이제 사람을 살리는 사명 하나로 수렴된 사람.
그 방편이 한 생애를 관통해 글이 된 사람.
평범한 가정에서 나고 자라 비범한 학교생활과 다양한 직장생활, 남다른 결혼생활을 하였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강한 행복 추구 인자 덕분에 여하한 환경 속에서도 천성인 밝음과 긍정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삶의 다양한 경험으로 나와 누리를 잘 알게 되고 큰 행복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늘을 믿고 진아를 찾아가며 태어날 때 약속으로 받아 온 내 오랜 사명대로 살고자 합니다.
홀로 스스로 빛나는 영혼이자 인연과 더불어 사랑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행복한 삶이고자 합니다.
[연재 목차]
01. 순간 : 행복을 이루는 최소의 시간 단위
02. 가치 : 무엇으로도 측량, 대체할 수 없는 절대값
03. 신독 : 내용과 총량으로 격이 결정되는 행위
04. 인과 : 동전의 앞뒷면
05. 창조 : 오늘의 나는 미래의 나를 돕는다.
06. 소유 : 놓음으로써 비로소 갖는
07. 역할 : 타인들의 영혼이 붙어 있는
08. 근원 :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자리
09. 웃음 : 신이 인간에게만 주신 공짜 보약
10. 성장 : 멈추기 전까지 끝 모르고 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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