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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나를 위해 출근합니다 >

02. 회사는 싫지만, 동료가 있으니까

by BOOKCAST 202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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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와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단정 짓지 말았으면 좋겠다. 직장은 전쟁터고 동료는 경쟁자일 뿐이라고 경계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직장은 괴롭고 힘든 곳이다. 그러나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듯이, 회사도 즐거운 때가 있다. 언제 회사가 즐거울까? 사람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나는 ‘회사에 나를 알아주는 동료가 있을 때’ 가장 즐겁다.


어느 회의 시간이었다. 팀장의 의견에 유일하게 나만 반대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 부서에서 가장 오래 있었고, 과거에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 온 팀장이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는 상황이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팀원들은 모두 팀장의 의견에 동조했다. 회의가 끝나고 씩씩대고 있는 나에게 한 후배가 넌지시 이야기했다. “전 선배님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도, 팀장에게 면박만 당했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할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슬쩍 웃음이 새어 나왔다.

과연 동료는 친구나 가족 같은 존재가 될 수 없을까? 미국의 사회학자 쿨리(C. H. Cooley)는 우리가 속한 집단은 크게 1차 집단과 2차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차 집단은 가족, 친구, 이웃 등이 해당한다. 특정한 목적 없이 관계가 중심이 되는 집단이다. 관계가 목적이기 때문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되는 곳이다. 반면 2차 집단은 목적을 위해 모인 집단이다. 학교, 동호회, 각종 사교 모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목적 달성을 중요시하다 보니 사람 자체의 중요성은 두 번째로 여기는 집단이다. 회사도 본래는 전형적인 2차 집단에 속한다.

때로는 2차 집단이 1차 집단처럼 바뀌기도 한다. 이익 창출이라는 목적에 집착하지 않고 거기 모인 사람들 간의 관계에 의미를 두면 1차 집단이 되는 것이다. 회사가 전쟁터로 묘사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을 자원 또는 수단으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사람을 단순히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목적으로 바라본다면 회사도 가족과 같은 집단이 될 수 있다.

회사에는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만큼이나 관계에서 힘을 얻는 사람이 많다. 나는 종종 동료와 회사 이야기, 가족 이야기, 내 개인적인 감정이나 생각까지 함께 나누곤 한다. 친한 동료가 있으면 주말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려는 생각에 월요일 출근이 약간 설레기도 한다. 사무실에 절친을 두고 살아가는 셈이다.

나는 동료와 멋진 시간을 자주 보냈기 때문에 동료라는 존재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우리 회사를 떠나긴 했지만, 지금까지 편한 친구, 형님이나 동생으로 지내는 사람이 많다. 이직한 뒤에도 종종 만나며 고민을 나누고 격려한다. 우리 회사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지라 그들의 격려와 위로는 차원이 다르다. 동료는 내가 누구 때문에 힘든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금방 눈치를 챈다. 같은 사람 때문에 비슷한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애인이나 가족에게 내가 왜 힘든지 상황을 설명하다가 포기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같은 처지에 있다는 공감대는 그래서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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