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태국인의 인사법, 와이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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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합장하며 하는 인사)는 그저 말없이 하는 인사가 아니다. 존경을 표하는 행동이다. 태국의 사회 구조를 강화하는 많은 사회적 행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이며, 사람들 간의 ‘높이 규칙’을 증명하는 행동이다. 기본은 단순 명료하다. 누구를 만나든, 사회적으로 아랫사람이 물리적으로 낮은 자세를 취하고 윗사람이 물리적으로 우월한 자세를 취한다. 높이가 힘이다.
 

와이를 하는 방법

합장한 두 손의 엄지를 향해 머리를 낮게 숙일수록 더 많은 존경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와이의 주요 자세는 크게 아래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손끝이 턱 위가 아닌 목 높이까지 오게 해서 두 손을 몸 가까이 가져간다. 동등한 사람들이나 상대의 사회적 지위를 모르는 낯선 사람들끼리 취하는 자세다.

• 손을 위에서처럼 하거나 더 낮게 한다. 머리를 세우거나 살짝 기울인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와이에 답할 때 취하는 자세다.

• 손끝이 코끝 위로 오도록 머리를 낮춘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존경심을 보일 때 취하는 자세다.

• 이마를 엄지손가락 제일 아랫부분까지 내리고 허리부터 몸을 숙인다. 이것이 와이로 표현할 수 있는 존경의 최대치는 아니다. 전신을 땅에 납작하게 붙이고, 눈을 땅으로 향한 채 합장한 손을 눈앞으로 뻗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문객은 이런 과장된 존경 자세를 TV에서나 왕족과 관련된 상황에서만 볼 수 있을 뿐, 직접 취할 일은 없을 것이다.
 

태국에서는 맥도날드 마스코트도 와이로 인사를 한다.

 

와이는 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다. 지위가 낮을수록 고개를 깊게 숙인다.

 

와이의 기원

와이 자세는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와이는 어쩌면 서양에서 칼을 쓰는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행위와 공통된 역사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와이는 악수와 달리 태국의 사회 구조와 관련이 깊다.

악수는 동등한 존재들 간에 이루어지는 반면, 와이는 비동등성의 표현이자 수용인 경우가 많다. 윗사람에게 와이를 할 때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처분에 맡겨지는 셈이다. 항상 아랫사람이 먼저 와이를 한다. 역사적으로 약자는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했다. 눈과 머리를 낮추면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줄어든다. 윗사람은 와이에 답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승려처럼 절대적인 윗사람이라면 답하지 않을 것이 거의 분명하다. 운 좋게도 왕족을 만날 기회가 생겨서 적절한 존경 절차를 행하게 된다면, 와이에 대한 답을 기대하지 말라.
 

일상생활에서

현대 사회의 속도와 조건 때문에 존경 절차가 예전보다 제한되는 경향이 있지만, 와이는 여전히 태국의 일상생활에서 의미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사람뿐 아니라 물건에게도 와이를 한다. 장거리 버스에 타면 일부 승객들이 성스러운 장소를 지나갈 때 와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시 택시 운전사가 ‘세상에서 가장 긴’ 빨간 신호등을 피하기 위해 바퀴에서 끼익 소리를 내며 급커브를 돌다가 갑자기 본인과 당신의 목숨을 내걸고 코끼리 신에게 와이를 하려고 두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더라도 놀라지 마라.

지위가 대충 비슷하고 주기적으로 접촉하는 마을 사람들끼리는 특별한 상황(결혼식, 장례식)이 아니면 서로 와이를 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도 책임자에게만 와이를 한다. 가족들끼리도 일상적으로 와이를 하지 않는다. 태국인들 사이에는 고맙다는 말 대신 와이를 사용하는 관습이 널리 퍼져 있다. 너그러움은 전통적으로 한 방향으로, 즉 윗사람에게서 아랫사람에게로 향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게 고맙다는 의미로 와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신이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상대가 자연스럽게 손을 올려 와이를 했는데 하필 그때 당신의 양손에 서류가 가득하거나 한 손에 음료수, 다른 한 손에 담배가 들려 있다면? 이럴 땐 그냥 물건을 든 상태로 손을 최대한 가까이 모으고 적절한 자세를 취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