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계발/<나를 위해 출근합니다 >

10. 고수가 되는 길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7. 29.
반응형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마법과 같은 힘을 지닌 거울 뉴런이라는 장치가 있다. 거울 뉴런은 단순히 따라 하게 만들 뿐아니라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그대로 짐작하게 한다. 거울 뉴런은 말로는 전달이 되지 않는 상대의 마음을 미루어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공감하려고 애쓰다 보면 고수의 여러 가지 면면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는 여기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일이 잘 안 될 때는 어떻게 했을까?’, ‘새로운 방법은 어떻게 찾았을까?’ 고수의 곁을 지키며 일 처리를 꼼꼼히 관찰하다 보면 슬쩍슬쩍 비치는 마음의 지도를 엿볼 수 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쿵후 보이 친미>라는 만화에 푹 빠졌었다. 소년 무도인 친미가 무술 고수들과 겨루며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친미는 고수를 만나 비법 기술을 익히고 또 다른 고수를 찾아가며 점점 고수가 되어간다. 만화의 매력 포인트 중에는 친미라는 캐릭터의 역할이 컸다. 친미는 쿵푸 실력과 함께 심성이 함께 커가는 캐릭터다. 다른 만화에 악당이 많이 등장하는 반면, 이 만화에는 좋은 스승, 훌륭한 동료가 많이 등장한다. 친미는 그런 주변인과의 정서적 연대를 통해 강인한 심성을 키워나간다.

이 만화의 에피소드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친미는 새로운 쿵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스승으로 삼을 사람을 찾아가는데 어떤 고수도 쉽게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도 주인공은 손사래를 치는 고수의 곁에 억지로 머문다. 그러다 보면 고수가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해 필살기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친미가 고수의 필살기를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한 번 본다고 심성모형으로 체화된 스승의 쿵푸 기술을 터득할 리 없다. 친미는 스승의 기술을 따라 해보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사실 결정적인 장면은 여기다. 친미는 아무리 노력해도 스승의 기술을 재현할 수 없다. 그러다 우연히 스승의 숨겨진 과거를 듣게 된다. 젊은 시절 자만심에 빠져 마구 싸움을 걸다 죄 없는 사람을 다치게 하고 기술을 스스로 봉인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친미는 기술을 떠받치고 있는 무도인의 마음가짐을 깨닫는다. 그렇게 필살기의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거기에 담긴 마음가짐까지 배우고 나서야 스승에게 한 발짝 가까워지게 되었다.

고수의 심성모형을 배우는 과정은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 고수가 퍼즐을 흘리면 그 조각을 줍는다.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출 때마다 조금씩 그림이 완성되어 간다. 어느 정도 퍼즐이 모여야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있다. 고수의 심성모형을 배우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고수의 업무력을 배우려면 고수의 곁을 지켜야 한다. 그와 어울리며 함께 웃고, 함께 울고 마음을 나눠야 한다. 비싼 외국어 학원을 등록한다고 쉽사리 외국어가 능숙해지지 않는 건 단순히 훈련을 게을리했기 때문이 아니다. 단순히 실용회화 몇 마디를 넘어서,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배워야만 진짜 외국어 실력이 생긴다. 그래야 외국어 표현의 미묘한 뉘앙스를 분간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