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내 기분은…』

5학년이 된 지 일주일도 안 되었지만, 그동안 윤서는 늘 밝은 얼굴로 소란스럽게 등교를 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윤서가 힘없이 조용히 들어온다.
“윤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네? 무슨 일 있어요?”
“그냥 머리가 좀 아파서요.”
“그랬구나. 더 힘들어지면 바로 선생님한테 이야기해요?”
“네~”
대답에도 힘이 없다. 오늘 하루 윤서를 신경 써서 살펴봐야겠다. 등교하는 아이들의 기분과 몸 상태를 매일 체크한다. 아프거나 우울한 아이가 있으면 더 신경 써서 살펴본다. 그래야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고, 무리한 활동을 시키지 않을 수 있다. 매일 20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기분을 일일이 물어볼 수가 없어서 학년 초에는 감정 출석부를 알려주는 수업을 한다.
‘신난다’, ‘기쁘다’, ‘슬프다’, ‘우울하다’ 등 다양한 기분이 써진 감정 출석부에 자신의 기분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 수업은 기분에 대한 그림책부터 읽어 주고 시작한다.
“오늘 읽어 줄 그림책은 기분과 관련된 그림책인 [오늘 내 기분은…]이에요. 표지를 보니 어떤 내용일 것 같아요?”
“갸우뚱하는 표정을 보니 자기 기분이 어떤지 모르는 것 같아요.”
“왜 자기 기분이 어떤지 모를까요?”
“여러 가지 기분이 섞여서 그런 것 같아요. 화가 나면서 두렵고. 뭐 그런거요.”
“오늘 여러분의 기분은 어떤가요?”
“전 오늘 아침에 제가 좋아하는 반찬을 엄마가 해 주셔서 신나요.”
“저는 머리가 아파서 우울해요.”
윤서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러분은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잘 표현하네요? 그림책의 주인공은 어떤 아이인지 잘 들어볼까요? 선생님은 월요일마다 친구들에게 기분을 물었어요. 오늘은 테오에게 물었지요”
“어! 신기해요. 오늘이 월요일은 아니지만 책에 나오는 선생님처럼 선생님도 저희한테 기분을 물었잖아요.”
“그러네요.“
[오늘 내 기분은] 책은 오늘 기분이 어떤지 잘 모르는 테오가 주인공이다. 테오는 여동생이 생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당황해한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알아가고, 오빠가 된 기분을 여러 가지 기분으로 표현한다. 테오는 한 가지 기분이 아닌 많은 기분을 한꺼번에 느꼈기 때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 것이었다.
“여러분도 여러 가지 기분을 한꺼번에 느낀 적이 있나요?”
“전 오늘 새 신발을 신고 왔거든요. 새 신발을 신어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지만, 더러워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독서 후 활동 - 감정출석부
“하하 여러분은 기분 표현을 정말 잘 하네요. 그럼, 감정 출석부에 기분 표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감정 출석부가 뭐에요?”

“이게 감정 출석부에요. 이걸 칠판에 붙여 놓을 거예요. 내일부터는 등교하자마자 그 때의 기분을 표시하세요. 그런 후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선생님이 나눠 준 수첩에 적어서 선생님 책상 위에 올려 놓아주세요. 오늘 기분으로 연습을 한 번 해 볼까요?“
“네”
“그럼, 먼저 감정 출석부에 자신의 기분을 표시해 주세요. 다치지 않게 질서를 지키며 천천히 칠판 앞으로 나와 주세요. 감정 출석부에 체크가 끝난 친구들은 수첩에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적어 주세요.“
감정출석부 앞에서 약간 머뭇거리는 아이가 있긴 했지만, 대체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것을 그리 어려워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건강 상태나 기분을 체크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 건강 상태나 기분이 그 날의 학교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선생님이 잘 알고 있어야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 한 명이 20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기분을 눈으로 보고 체크한다는 것은 아주 어렵다. 아이들 중에는 표현을 잘 안하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더 어렵다. 감정 출석부를 활용하면서부터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아침에 아이들과 감정을 공유하면서 아이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아이와 더 가까워지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쓴 아이들의 수첩에 댓글을 달아 주기도 한다.

[독서지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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